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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정치적 우화(allegory)로, ‘전체주의’와 ‘전제정치’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전체주의’(totalitarianism)란 개인은 전체 속에서만 존재가치를 갖는다는 이론을 근거로 강력한 국가권력이 국민 생활을 간섭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상입니다. ‘전제정치’(despotism)란 지배자가 국가의 모든 권력을 장악하여 제멋대로 권력을 운용하는 체제를 의미합니다.
오웰은 1900년대 러시아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1917년 11월 볼셰비키를 중심으로 혁명이 일어나고 칼 마르크스(Marx)와 블라디미르 레닌(Lenin)의 ‘공산당 선언’에 입각한 최초의 사회주의 정부가 탄생합니다. 이들은 오웰의 소설에서 메이저 영감으로 표현됩니다. 그리고 동물농장의 ‘7계명’은 ‘공산당 선언’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이 소설에서 나폴레옹으로 묘사된 스탈린(Stalin)은 스노우볼로 묘사된 트로츠키기(Trotskii)를 몰아내고 정권을 장악했습니다. 개들을 이용해 농장의 모든 것들을 장악한 나폴레옹 아래서 농장동물들의 노동조건은 더욱 힘들어집니다. 하지만 다른 동물들은 체제에 순응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심지어 풍차 건설의 실패와 인간과의 전쟁을 통해 나폴레옹 독재체제는 더욱 강력해져서, 모든 통계는 조작되고 조금이라도 반기를 드는 동물들은 살해됩니다.
지배계급 돼지들은 최초의 ‘7계명’을 교묘하게 왜곡시킵니다. 예를 들어, ‘4계명.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에는 “이불을 덮고”라는 말을, ‘5계명.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에는 ‘지나치게’라는 말을, ‘6계명. 동물끼리는 절대로 살해를 해서는 안 된다”에는 ’이유없이‘라는 말을 슬쩍 끼어 넣습니다. 이로써 지배계급들은 편히 침대에서 자고, 자신들을 따르지 않는 자들을 숙청하고, 마음대로 술을 먹는 것을 정당화합니다. 결국에 7계명은 사라지고, 단 하나의 계명만 남습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P. 186). 이 소설은 마지막까지도 아무런 희망도 제시하지 않습니다. 어떤 정치와 국가 체계도 결코 유토피아를 이룰 수 없는 것일까요? 그리고 어떤 사회에서든 인간 개개인은 온전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없는 것일까요?
이 정치소설은 너무나 유명해 많은 출판사에서 펴냈습니다만 모모북스에서 펴낸 <동물농장>에는 나름의 장점이 많습니다. ’모모북스 모던 클래식 시리즈‘ 6권인 <동물농장>은 작은 사이즈 판형임에도 하드커버로 되어 있어 고급스럽습니다. 소설 내용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그림들이 적절히 수록되어 있어, 소설을 읽다 그림을 들여다보면 소설 내용이 떠오르며 저절로 미소 짓게 됩니다. 또 러셀 베이커(Russell Baker)의 ’서문‘은 이 소설의 가치와 의의를 묵직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 말미에 있는 우드하우스(C. M. Woodhouse)의 ’작품 줄거리 및 해설‘은 <동물농장>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모모북스 출판사 판으로 보시면, 이 소설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