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 페미니즘
웨인 A. 그루뎀 지음, 조계광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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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페미니즘과 동성애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심각하게 양극화되어 있습니다보수적인 교단이나 교회에서는 페미니즘이란 용어 자체를 듣지 못할 것이며동성애를 끔찍한 죄악으로 정죄합니다하지만 자유주의 교단이나 교회에서는 페미니즘 담론과 동성애 담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미국 교회의 상황도 별만 다르지 않습니다아니양 진영이 더욱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으며페미니즘이나 동성애 옹호론이 득세하는 실정입니다이러한 때에 보수주의 진영의 대표적 신학자 웨인 그루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복음주의 페미니즘이 결국 자유주의로 가는 새로운 통로가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이 책의 논지는 분명합니다. ‘평등주의라고 일컫는 복음주의 페미니즘을 처음 주장하고 나선 곳은 자유주의 개신교 교단이었습니다페미니스트 저술가 중에는 성경의 권위를 부정하거나 훼손하는 입장을 옹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요즘은 복음주의 페미니스트들이 남성의 독특성을 거부하면서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어머니로 일컫는 것을 찬성하는 데까지 나아갔습니다결국에는 성경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성경의 가르침 중 오늘날의 문화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 하나씩 거부되기 시작하면교회는 차츰 세속 사회와 비슷한 소리를 냅니다이는 자유주의로 향하는 전형적인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저자도 교리적으로 자유주의를 조금도 용납하지 않으면서 평등주의를 주장하는 신학자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그중에는 월터 카이저그랜트 오스본 등과 같은 신학자들이 있습니다나도 이 책의 저자 웨인 그루뎀그리고 월터 카이저나 그랜트 오스본에게 직접 배웠기 때문에 이들이 성경의 무오성과 권위를 인정하는 훌륭한 복음주의 신학자임을 보증할 수 있습니다그렇지만 저자는 기독교 신학이 자유주의로 나아간 역사적 과정을 염두에 두고 말합니다교회를 교리적으로 그릇된 길로 인도하는 자들은 처음에는 대부분 교리를 그대로 놔둔 채 한 가지 중요한 요점만을 변경시켜서한동안은 그런 변화가 그다지 해롭지 않도록 보이게 된다는 것입니다따라서 복음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성경의 어느 한 부분의 권위를 훼손시킬 때우리는 그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성경의 권위를 주장해야 합니다(이 책 2부의 내용). 또 논거가 희박하거나 거짓 주장에 근거한 페미니즘 견해들에 대해서도 분명히 잘못되었다고 말해야 합니다(이 책 3부의 내용). 웨인 그루뎀은 평등주의 지지자들이 모두 자유주의자라거나 자유주의로 기울고 있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그러나 평등주의 지지자들이 펴는 논리가 성경의 권위를 조금씩 훼손함으로써자유주의로 향하게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합니다.


이 책, 페미니즘이나 동성애 옹호론에 내심 동조하는 크리스천들이 읽어보면서 좀 더 고민했으면 합니다. 지금의 문화가 페미니즘과 동성애를 옹호한다고 거기에 편승해 너무 쉽게 성경해석을 왜곡하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반면에 극보수주의자들이나 근본주의자들은 페미니즘이나 동성애 옹호론에 관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알아보고 그들의 장점과 문제점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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