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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과 탐욕의 인문학 - 그림속으로 들어간
차홍규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4월
평점 :
차홍규는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미술 100>과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 조각 100>의 저자입니다. 몇 년 전 나는 이 두 책을 통해 서양 회화와 조각에 대한 역사적 시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수많은 ‘미술사조’도 이해하고, 각 작품의 역사적 배경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서양미술을 나름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차홍규는 나의 미술 선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엮은 책, <그림속으로 들어간 욕망과 탐욕의 인문학>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집어 들었습니다.
그는 이 책 머리글에서 “본질적으로 예술은 관음”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술가가 그리는 대상은 당대의 욕망과 탐욕을 투사하는데, 관객이 선호하는 영원한 주제는 ‘에로스’인 것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에로스는 인류 문명을 낳았습니다. 사람들은 희생적 사랑인 ‘아가페’나 이념적 사랑인 ‘플라토닉’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이고 소유적인 ‘에로스’에 환호합니다. 예술가는 에로스의 사랑을 표현할 때, 예술가 자신과 관객의 욕구에 맞추어 언제나 금기와 광기가 서려 있는 파격적인 사랑을 선호합니다. 당연히 여기에는 ‘팜므 파탈’과 ‘옴므 파탈’이 등장합니다. 시대마다 다양한 성적 로망을 보여주는 ‘팜므 파탈’이 있습니다. 그리고 치명적인 매혹으로 무장한 이들은 시대의 아이콘이 되어 수많은 영화, 드라마, 연극, 소설의 주인공이 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작품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즐기려면 당연히 인간의 에로스적 욕망과 탐욕을 근원적으로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림을 통해 인간의 에로스적 욕망과 탐욕을 탐구하게 합니다.
이 책은 46가지의 파격적인 성적 욕망과 탐욕을 다양한 그림을 통해 보여줍니다. 이 그림들은 금지된 에로스의 욕망, 권력욕에 의해 빚어진 뒤틀린 에로스, 파격적인 에로티시즘을 강렬하게 표현합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그중 로마의 폭군, 네로의 어머니 ‘아그리피나’ 이야기는 권력욕에 의해 에로스가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조르주 바타이유의 말처럼, 인간은 “금지된 에로스의 울타리를 허물 때 죽음보다 더 강력한 쾌감을 느끼는” 성적 욕망과 탐욕의 존재인가요? 이 책은 그림과 함께 신화와 역사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성적 욕망과 탐욕을 들여다봅니다. 미술뿐 아니라 신화와 역사 이야기를 탐독하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멋진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