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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가 만난 그리스도 - 루이스 신학과 신앙의 핵심
박성일 지음 / 두란노 / 2020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C. S. Lewis를 사랑합니다. 그의 책은 거의 다 읽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순전한 기독교>로부터 시작해서 그의 책 13권,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를 읽었습니다. 그에 관한 소개서와 진지한 연구서 6권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전 <Mere Christianity>를 처음 번역한 책 <내가 믿는 기독교>(대한기독교서회 刊)를 읽었을 때는, 루이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후에 원서와 함께 번역서 <순전한 기독교>(홍성사 刊)를 읽으면서 기독교 신앙에 대한 그의 생각을 조금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C. S. 루이스를 사랑하고 깊이 연구한 박성일 목사가 쓴 < C. S. 루이스가 만난 그리스도>를 읽고서야 비로소 나는 루이스의 삶과 주요 사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루이스 신학과 신앙의 핵심’이라는 부제에서 보여주듯, 이 책은 루이스가 복음서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대속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루이스는 자신의 회심을 긴 여정으로 이해했으며, 그에게 회심은 세계관의 획기적인 변화를 의미했습니다. 그는 영문학자답게 문학적 장르로서의 설화(myth)의 역할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는 설화를 통해 실재(reality)를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나니아 연대기>,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 같은 작품을 썼던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신비와 기독교가 내포하고 있는 ‘설화적’ 특징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생명과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양분을 공급”(p. 54)해 줍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대속과 부활을 역사적 사건으로 인정하며 동시에 그 사건의 설화적 특징을 상상력을 발휘해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기독교 신앙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루이스에 따르면, 성육신은 이 세상이 작동하는 원리를 잘 보여줍니다. 초자연이 자연 속으로 들어오는 원리, 낮아짐과 높아짐의 원리, 선택의 원리, 대신 당함의 원리입니다. 성육신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이런 원리들은 실상 하나님이 이 세상이 작동하도록 만드신 원리라 할 수 있습니다. 속죄론에 관해 루이스는 ‘형벌적 대속론’보다는 ‘보상론’을 더 선호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대속적 참회론’을 제시했습니다. 이 서평에서는 이런 것을 다 풀어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나의 생각을 말한다면, ‘대속적 참회론’은 루이스 자신의 회심과 복음서가 말하는 성육신의 의미를 꿰뚫게 하는 중심축이며,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신비를 경험하게 해 주는 핵심 사상입니다. 저자 박성일이 정확히 말했듯, 루이스가 기독교 이해의 틀로 삼은 것은 초자연주의(supernaturalism)와 구원주의(salvationism)입니다. 이런 틀 속에서만 기독교가 말하는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고 구원의 필요성을 깨달아, 우리는 자신으로부터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끊임없는 여정의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 독서였습니다. 루이스의 삶과 사상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덤이고요. C. S. 루이스의 글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박성일 목사의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C. S. 루이스의 삶과 사상에 관한 정말 훌륭한 소개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