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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 진 - 미국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저항한 불복종자
아거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1월
평점 :
우리나라가 이 정도의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된 것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정권에 대한 ‘시민 불복종 운동’의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촛불혁명으로 대통령 탄핵까지 만들어낸 대한민국, 그러나 이 나라가 여전히 계급사회임은 현정부 아래서도 분명히 드러납니다. 미국에서의 시민 불복종 운동하면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마틴 루터 킹, 놈 촘스키, 하워드 진 등 많은 인물이 생각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시민 불복종 운동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없네요.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이 더 위대해 보입니다. 어쨌든 ‘시민 불복종 운동의 기수’라고 알려진 하워드 진’(Howard Zinn)의 삶과 그의 사상이 무척이나 궁금했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하워드 진이 생각하는 시민 불복종 운동의 가치와 정신을 제대로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책, 하워드 진의 삶과 사상을 너무나 명징하게 보여줍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14살부터 일을 해야 했던 그의 어린 시절, 미국이 계급사회임을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그는 파시즘에 분노해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지만, 그것 또한 제국주의 전쟁에 불과함을 깨닫게 됩니다. 진이 보기에 정당한 전쟁은 없습니다. 전쟁은 인간을 타락시켜 인간의 정신을 황폐화합니다. 그는 흑인 여자대학 스펠먼 대학에 부임하면서 미국 사회에서 벌어지는 적나라한 인종차별과 싸우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머리로만 알고 있던 인종차별을 가슴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행동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그는 아무리 작은 저항 행동이라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뿌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합니다. 민주주의나 인간답게 살 권리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나라든 어느 사회든 시민 불복종은 꼭 필요합니다. 불복종보다 복종의 결과가 훨씬 더 끔찍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다음과 같은 사실에 격하게 동의하게 됩니다. 객관적 역사 기술은 없다. 국가와 정부를 구별해야 한다. 맹목적 애국주의는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파괴한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행위를 넘어 시민이 직접 행동에 옮기는 일이 필요하다. 앎과 삶의 일치가 중요하다. 절망의 시대에도 하워드 진처럼 희망을 고집해야 한다. 등등. 그의 대표 저서 <미국민중사>를 읽어봐야겠습니다. 그의 자전적 역사 에세이인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와 <역사의 정치학>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나는 이 나라를 어떻게 보고 시민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생각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