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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 - 고고학으로 파헤친 성서의 역사
아네테 그로스본가르트.요하네스 잘츠베델 엮음, 이승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독일의 권위있는 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에서 특별판으로 펴낸 <성서(DIE BIBEL)>는 성서를 종교의 경전이 아니라 인류의 영원한 고전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합니다. 성서가 유대교의 경전에서 그리스도교의 경전으로 자리 잡고 더 나아가 세계에서 최고의 책으로 자리 잡게 된 역사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기획된 책입니다.
1장에서는 성서가 어떤 책인지 정리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성서는 적어도 1,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역사적 상황에서 다양한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기록된 책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여러 비평적 방식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서의 해석 역사를 보면 얼마나 많은 해석방식이 등장했는지 모릅니다. 이런 비평적 해석방법들은 성서에 대한 이해를 많이 넓혀주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많은 혼동도 가져왔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부분적으로 압니다”(고전13:9)라는 바울의 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든 성서에 대한 역사 비평적 연구에도 불구하고 성서에서 종교적 의미를 찾는 독서의 즐거움은 여전합니다.
2장에서는 유대교의 경전인 히브리 성서, 타낙(Tanach)의 전승과 번역 과정을 추적합니다. 여기서 가장 주목할 것은 이집트에서 토라를 그리스어로 번역한 셉투아진타(LXX)와 사해 주변의 쿰란 두루마리에 관한 것입니다. 3장은 기독교의 경전인 신약성서의 몇몇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합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성서의 역사와 관련해 히에로니무스가 신구약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불가타’가 대중의 성서가 되고 그 후 500년 동안 그 지위를 유지하게 된 경위입니다. 히에로니무스는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라고 말했다죠. 4장은 종교개혁 시대에 루터의 독일어 성경 번역, 영국에서의 킹 제임스 성경 번역, 신대륙까지 건너간 킹 제임스 성경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특히 북아메리카에서 존 엘리엇이 인디언 언어로 성서를 번역하는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마지막 5장은 성서 필사본의 발견과 해석, 성서 고고학, 등 성서 비평에 관한 것들입니다. 이 장에는 현대에 성서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담겨있습니다. 한 예로 1년간 성서를 문자 그대로 실천하려고 했던 레이첼은 이 실험을 끝내고 열 가지 원칙을 작성했습니다. 그중 중요한 두 가지는 남성 지배적 성서 읽기에 계속해서 싸우는 일과 계속 성서를 사랑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성서에 계속 싸움을 거는 것입니다. 성서는 오늘날 영화라는 예술 영역, 정신분석학과 같은 의학 영역에도 중요한 텍스트입니다. 마지막 장 끝부분은 아브라함을 공통분모로 해서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가 화해할 가능성은 없는지 진단해 봅니다.
나는 성서를 하나님의 말씀, 즉 기독교의 경전으로만 생각하고 접근했습니다. 이 책은 나 같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인류의 정신적 최고 유산으로 성서를 생각해 보라고 도전합니다. 성서에 대한 이러한 이해는 현대사회와 타종교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소양을 쌓게 하고, 그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야를 넓혀줄 것입니다. 슈피겔에서 펴낸 <성서>는 저널리즘의 정수를 보여준 멋진 기획물입니다. 종교를 떠나 책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그 책, 성서'의 역사를 알려주는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