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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지 마라
얀 드로스트 지음, 유동익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11월
평점 :
나는 아주 오래전 ‘알랭 드 보통’의 <철학자의 위안>이라는 책을 읽고 그에게 깊이 빠졌습니다. 그의 책들을 거의 다 사들였죠. <여행의 기술>, <불안>,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동물원에 가기> 등등.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School of Life)’라는 타이틀로 펴낸 책들을 다 읽으려고 했습니다. ‘인생학교’ 책들은 일, 섹스, 돈, 시간, 정신, 세상, 역경에 맞서기, 정서적 건강, 혼자 있는 법 등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이 책들은 알랭 드 보통을 비롯한 인생학교의 다양한 강사들이 저술한 것인데, 어느 것 하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의 저자, 얀 드로스트도 인생학교에서 철학은 가르쳤기에,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있었습니다.
얀 드로스트는 단순히 철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선생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만의 진짜 삶을 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도전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요? 저자는 이 책에서 유명한 철학자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삶 속에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갔는지를 실감 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입니다. 단순히 철학자들의 이론을 배우는 데 그쳐서는 안 됩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합니다. 삶에 어려움이 닥칠 때야말로 생각하고 또 생각할 때입니다. 그는 자유의 반대 개념은 무력감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는 이런 무력감에 대항하여 무엇인가를 해보려는 열정적 시도의 연속입니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단히 부여하려고 해야 합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칸트가 한 말, ‘사페레 아우데’(sapere aude, 스스로 사고하기를 주저하지 말라)를 알려줍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머리말을 읽고 나니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라는 책 제목이 마음에 쏙 듭니다.
이 책은 여섯 명의 철학자를 소개합니다. 에피쿠로스, 스토아 철학자들,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사르트르, 푸코입니다. 이들의 세계관, 인간관, 윤리관, 삶의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우리의 실제적 삶의 상황에 대입하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타이틀을 <철학에 기대어 생각하기>라고 해도 괜찮았으리라는 괜한 생각까지 듭니다. 이 책 기대 이상입니다.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다양한 삶의 상황에서 끊임없이 철학적 사색을 하게 합니다. 철학자들의 난해한 용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덤입니다. 예를 들어, 에피쿠로스를 쾌락주의자라고 알고 있는데, 그가 진정으로 추구한 쾌락은 비윤리적이고 극단적 즐거움이 아니라, 자족과 평정(아타락시아, 고통 없는 상태)에서 오는 행복입니다. 그는 오히려 검소한 삶, 친구와의 우정, 철학 토론 등을 통한 즐거움을 추구했습니다. 아무튼,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분들, 되는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살기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