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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이근아 지음 / 명진서가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이근아는 매우 섬세하면서도 야무진 감성의 소유자임이 분명하다. 결혼, 출산, 육아, 경제적 어려움, 일 등등, 일상의 문제들로 힘겨울 때 그녀를 다독거리고 다시 일상의 삶을 살게 해 준 것은 그림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겪었던 마음의 불편함과 무거움을 진솔하게 말한다. 그림 앞에서 했던 말들을 글로 적어놓은 것이다. 매일 우울함을 느끼고 긴장하면 배가 아픈 그녀는 그림 앞에서는 배가 전혀 아프지 않았단다. 그림은 말없이 그녀를 받아주었기에!
저자의 주관적 감정이 잘 이입된 그림 감상이다. 시댁과의 갈등을 피하려고 제주도로 취업하려다 포기한 그녀에게 알렉스 콜빌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는 많은 말을 걸어왔다. 그림에서 망원경을 들고 있는 여성과 그 뒤에 가려진 남성은 행동하는 ‘나’와 따르고 싶은 ‘나’를 투영한다. 그녀의 그림 설명을 읽으면서 ‘그래 그림은 이렇게 감상하는 거야’하고 감탄하게 된다. 미술학자나 작품 비평가들이 하는 말에 너무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마음의 상태에 따라 특정 작품이 마음에 꽂히곤 한다. 그러면 그 작품이 말을 걸어올 때까지 머물러 있으면 된다. 이근아는 귀스타브 쿠르베의 <카누 타는 여인>을 보며, 그림 속 여인의 자유를 부러워한다. 그림을 보며 이런 마음이 되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우리 마음에 그림 한 점 걸어보는 일이 필요한 이유다.
그림은 종종 감상자의 마음에 에너지를 불어넣어 준다. 아이 양육으로 분주할 때 소중히 다가왔던 존 화이트 알렉산더의 <휴식>, 나이 듦에 심란할 때 한줄기 밝은 빛이 된 모지스의 <셰넌도어 밸리>, 걱정으로 수면장애가 올 때 보는 그림인 칼 홀소에의 <잠자는 여인>, 등을 들여다보면서, 그림에서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 받는 저자가 나는 부러웠다. 바쁜 일상 속에서 미술 전시회에 간 적이 언제인지? 가을에는 미술관으로 자주 발걸음을 옮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