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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
안셀름 그륀 지음, 김현정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평점 :
안젤름 그륀 신부의 글은 독자에게 많은 위로와 소망을 준다. <너 자신을 아프게 하지 말라>와 <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 이 두 책은 내가 그륀 신부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오래전에 읽었지만, 아직도 기억이 난다. 전자는 에픽테토스와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글과 함께 어떤 환경에도 상처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았던 성서의 인물들을 소개한다. 후자는 안절부절못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파헤치고, 평안으로 나가는 길을 알려준다. 또한 <하루를 살아도 행복하게>, <치유의 기도> 등과 같은 책을 읽고 있으면, 피정과 영성훈련을 하듯 마음이 차분해지고 깊은 사색을 하게 된다. 저자는 많은 영성 강좌와 심리학 강좌를 섭렵했고 수도승의 전통을 심도있게 연구하였다. 또 베네딕토회 수도원 원장을 맡고 있다. 그의 이 모든 연구와 사역경력은 그에게 ‘사제들을 치유하는 사제’라는 칭호를 주었다.
그의 가장 최근 작품인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는 ‘치유하는 사제’, ‘유럽인들의 정신적 아버지’라는 칭호에 걸맞은 책이다. 후회도 불안도 없는 평화로운 마음의 상태는 어떻게 누릴 수 있을까?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의 기술을 배울 필요가 있다. 많이 가져서가 아니라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 않기에 만족한 것, 그것이 진정한 마음의 평화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 곳곳에 위로와 격려가 가득 담겨있다. 대표적으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라는 문구다. 우리는 자신과 타인에 대해 욕심을 부려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갖고 거기에 맞추도록 다그친다. 자신을 향한 지나친 요구는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타인을 향한 지나친 요구는 불평과 원망을 낳는다. 종교인들은 하나님과 늘 좋은 관계를 맺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나 때론 기도의 자리에 있을 때도 공허감을 느낀다. 그륀 신부는 그럴 때도 그 공허함을 그대로 느끼는 것으로 만족한단다.
하나님은 우리를 만족스럽게 지으셨다. 본래 자신의 존재에 만족하며, 더 가지거나 더 누리고자 하는 마음을 멈춰야 한다. 그때 비로소 자신과 타인, 그리고 인생에 대한 불만은 사라지고 현재 주어진 것을 최고의 것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저자는 그리스철학을 연구한 철학자답게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에픽테토스 같은 스토아 철학자의 사상을 전한다. 상황 자체가 아니라 상황에 대한 생각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죽음은 두려운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또한 세상 모든 일이 어찌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겠는가? 현재 이루어진 그대로 만족해야 한다. 그것이 ‘주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라고 기도하는 마음인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서도 “저는 주님 한분 만으로 만족합니다”라고 고백해야 한다. 타인을 향해서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라고, 자신을 향해서도 “너는 이미 충분하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때 우리네 삶에는 감사가 넘쳐나고 위로와 소망이 넘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계속 “당신은 이미 충분합니다”라는 문구가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마치 하늘에서 들리는 소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