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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서 깊이로 (리커버 에디션) - 철학자가 스마트폰을 버리고 월든 숲으로 간 이유
윌리엄 파워스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지금은 디지털 세상, 스마트폰의 시대다. 스크린을 통한 네트워크는 언제나 좋은 것이며 네트워크는 확장될수록 좋다는 디지털 맥시멀리즘(Digital Maximalism)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디지털로 인해 세상은 더 가까워졌고, 우리는 더욱 분주해졌다. 우리는 끊임없이 스크린을 확인하고 싶어지고, 무언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1장의 제목으로 표현했다. ‘참을 수 없는 디지털의 분주함’! 저자가 지적한 대로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는 지나치게 외부 지향적인 사고를 하고, 우리 내면의 중요한 것을 잃어가고 있다. 스크린이 우리의 삶을 주도하자 우리는 삶의 깊이와 충만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과연 군중과 자아, 외적인 삶과 내적인 삶 사이의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저자는 계속해서 이 질문의 답을 찾아 나선다.
그는 철학자 일곱 명을 통해 탈출구를 찾았다. 플라톤, 세네카, 구텐베르크, 셰익스피어, 벤저민 프랭클린, 데이빗 소로, 매클루언이다. 예를 들어, 저자는 플라톤을 통해서 가끔 세상과 거리를 두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자신을 돌아본다. 휴대폰이 내 몸에서 떠나지 않는다. 일터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도, 집에 들어가 가족들과 함께 할 때도, 휴대폰은 언제나 나와 함께 한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를 임마누엘(Immanuel,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나님)로 믿는데, 현대인은 휴대폰을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는 존재, ‘임마누폰(Immanuphone)’으로 받아들였다. ‘임마누폰’ 내가 지금 즉흥적으로 만든 신조어지만 그럴 듯하다. 한번은 사무실에 휴대폰을 놓아두고 차로 멀리 지방까지 갔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휴대폰을 챙기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갑자기 불안했다. 오늘 나에게 확답을 주기로 한 사람이 생각났다. 누군가가 내가 꼭 받아야 할 중요한 전화를 오늘 할 것만 같았다. 스마트폰 없는 여행은 엄청난 모험이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폰 없이 보낸 하루,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오후에는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렇다. 인터넷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과도하게 네트워크에 연결되고자 하는 충동이 가져오는 마음의 상태와 균형의 상실,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의 해법으로 이 책의 마지막 장인 13장의 제목을 ‘생각이 탄생하는 곳, 디스커넥토피아(Disconnectopia)’라고 붙였다. 저자는 주말 이틀에는 가정에서 모든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실험을 했다. 그는 이를 ‘인터넷 안식일’(Internet Sabbath)이라 불렀다. 처음에는 몹시 힘들고 불편했지만, 몇 달이 지나면서 많은 일들이 더 이상 큰 불편이 아니라 사소한 불편이나 대수롭지 않은 일로 바뀌었단다. 지금은 인터넷과 떨어질 수 없는 세대다. 그렇지만 스크린에서 고개를 들었을 때 보이는 현실 세계가 훨씬 중요하다. 현재 나와 함께 있는 사람, 내 주위의 자연 풍경, 등과 공감하고 사랑을 나눌 때 우리의 내면은 깊고 충만해지는 것이 아닐까? 참을 수 없는 디지털의 분주함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깊고 충만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들에게 이 책은 통찰력 있는 조언을 건넨다. 꼭 읽어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