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의 신학 - 당신의 소명을 재구성하라
폴 스티븐스 지음, 박일귀 옮김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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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앞에 장사 없다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늙어간다. 나도 늙어가고 있다. 늙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 사회는 늙음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모두가 더 오래 살기를 바라지만 아무도 늙는 것은 원치 않는다. 이 얼마나 모순인가! 오래 살려면 늙어야 하는데, 늙지 않고 오래 살기를 바라다니! 사람들이 늙음을 받아들여야 할 부분으로 여기지 않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세대 속에서 나는 기독교 세계관의 관점에서 늙음을 이해하고자 이 책을 펴들었다.

 

저자 폴 스티븐스에 대해, 이전에 그의 책 <일의 신학>(CUP출판사, 2014)을 읽었기에 저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티븐스는 학문의 세계에만 갇혀있는 신학자가 아니다. 그는 회사에서 일을 많이 해 보았고, 목수 일도 하고, 자비량으로 교회도 섬겼다. 이런 인생 경험들을 바탕으로 일터 신학을 정립했기에, 그의 책에는 매우 쉽게 공감이 가고 실제적 도움이 되는 가르침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 <나이 듦의 신학>은 총 아홉 장(chapter)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 끝에 개인/그룹 스터디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성경구절과 질문들, 그리고 토론할 내용들을 친절히 알려준다.

 

Part1은 먼저 은퇴 문제를 다룬다. 이는 인생 후반기의 소명과 관련된 것이다. 직장에서 은퇴해도 우리는 여전히 하나님께 속해 의롭게 살며 하나님을 섬기며 이웃에게 유익한 존재로 살아야 한다. 저자는 인생 후반부의 소명을 발견하는 방법과 소명을 온전히 지키는 훈련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그리고 성경에서 나이든 사람들의 소명을 소개한다.

 

Part2는 영적 여정으로서 나이 듦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늙음을 무조건 낭만적으로 보거나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늙음에는 미덕도 있고, 악덕도 있는 법이다. “한 사람의 결점은 세월이 갈수록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폴 투르니에)는 문장이 매우 강렬히 다가온다. 그저 나이 먹었음을 자랑할 건 아니지 싶다. 살아온 세월만큼 부끄러운 짓도 많이 했을 테니 말이다. 관건은 늙음의 미덕을 어떻게 키우고 늙음의 악덕을 어떻게 버리는가에 있다.

 

Part3는 나이 든 이들이 남길 수 있는 유산에 관해 것이다.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유산을 남겨야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유산은 노년과 죽음을 용감하고 우아하게 맞이하는 법을 삶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다. 무한정 생명 연장에 몰두하지 말고,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생명이 붙어 있는 동안에도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오래 살기를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책을 통해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를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늙어가는 나의 친구들에게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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