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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시작과 끝을 여닫는 대학·중용 ㅣ 옛글의 향기 5
주희 지음, 최상용 옮김 / 일상이상 / 2018년 8월
평점 :
올 봄에 최상용이 옮긴 <도덕경>을 재미있게 읽었다. 출판사 ‘일상과 이상’에서 기획한 ‘옛글의 향기’ 시리즈였다. 이런 경험 때문에 그의 또 다른 번역서 <대학, 중용>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주희(朱熹)의 주석이 달린 대학, 중용을 담백하게 번역했다는 것이다. 자질구레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고 원전을 그대로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그리고 각권 마지막에 한자어원풀이를 해 놓았다. 또 다른 장점은 가독성이다. 굵은 글씨체로 공자의 <대학>과 <중용>를 번역하고 아래에 원문을 실었다. 그리고 다시 주희의 주석을 충실하게 번역해 놓고 아래에 주석 원문을 실었다. 또 각 권 끝에는 ‘한자어원풀이’도 실었는데 참으로 유용하다. 나에게 가장 큰 유익을 준 것은 주희가 달아놓은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와 ‘중용장구서’(中庸章句序)다. 이 서론들을 통해 대학과 중용의 역사적 위치와 그 의의를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주희의 서론에 따르면, <대학>은 옛날 태학(太學)에서 사람들을 가르치던 법이었다. 하은주 3대가 융성할 때 수많은 학교가 세워졌고 태학에서는 이치를 궁구하게 하고, 마음과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법을 가르쳤다. 주나라가 쇠퇴하면서 가르침은 많이 침체되었다. 공자(孔子)는 홀로 선왕(先王)의 법을 후세에 전했고, 이 가르침은 증자(曾子)와 맹자(孟子)로 이어졌지만, 아는 이가 적었다. 그래서 백성들은 도교의 허무주의와 불교의 적멸사상, 그리고 제자백가의 가르침에 현혹되었다. 후에 송나라가 융성해지면서 하남정씨 두 형제(명도와 이천)이 맹자의 전통을 이었다. 주자는 성현들의 가르침을 백성들에게 교화하기 위해 이 책을 주석 보충해서 내 놓았다. <대학> 내용은 3강령 - 명덕(明德), 신민(新民), 지선(至善) - 과 8조목 - 격물(格物), 치지(致知), 성의(誠意), 정심(正心),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 -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주희의 서론에 따르면, <중용>은 요임금이 순임금에게,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전수한 것이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 때 사람들이 성인의 가르침으로부터 멀어져서 자사는 <중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것이 맹 씨에게 전해졌고, 후에 주희가 연구하여 여러 사람의 해설을 모아 장구(章句은) 한 편을 책정하였다. 중용의 중(中)은 치우치지 않고 기울지 않으며 지나치거나 미치지 못함이 없다는 뜻이고, 용(庸)은 평범하고 떳떳하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중용>은 인간의 삶은 어떤 우주의 원리에 근거해서 살아가는지를 묻는다. 매우 인식론적인 내용이다. 특히 20-19 ‘널리 배움’이 마음에 남는다. “널리 배우며(博學之), 자세히 묻고(審問之), 신중하게 생각하며(愼思之), 밝게 판단하고(明辯之), 도탑게 행해야 한다(篤行之)” 더 많은 시간을 내서 주희의 <대학, 중용> 원문을 꼼꼼히 읽어보고 싶다. 그렇게 하기에 충분히 가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