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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경제학 - 누가 내 노동을 훔치는가?
현재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7월
평점 :
숫자와 통계로 가득한 경제학이 아니라 실제 개개인 삶의 경제문제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었다. 1장을 읽으며 바로 이 책이 경제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방향을 잡아 줄 것이라 기대하게 되었다. 자원의 희소성, 생산과 재화, 자본재, 자유재 같은 용어들을 이렇게 쉽게 풀어낼 수 있다니, 저자의 경제학적 내공이 장난이 아니다. 그는 대안학교에서 사회과목을 전담하면서 인문학의 거의 모든 분야를 섭렵하게 되었단다. 그 때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설명한 교육방식이 이 책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듯하다.
그는 주류경제학에서 인간을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Homo Economicus)로 전제하고 있음을 비판한다. 때로 인간은 이타적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는가! 주류경제학은 이런 인간에 대한 통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공부는 상식에 도달하는 과정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 수치로 가득한 비현실적인 경제학이 아니라 상식적이고 실제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경제학을 공부해야 한다.
저자 현재욱은 현재 전북의 한 산골 마을에 정착하여 농사를 짓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식량은 상품이 아니라 공공재다”라는 제목을 가진 10장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저자에 따르면, 식량은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은데, 세계 곡물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카길과 같은 세계적 곡물회사에 식량을 맡기면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식량은 상품이라기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공공재이므로 경합성과 배제성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11장은 상식이 통하는 그의 경제학의 결론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금융자본주의의 실체가 남의 노동을 훔치는 일이라고 일갈하고, 국민총생산이라는 수치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양적 완화 정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더 많은 부’가 아니라 ‘더 많은 공감과 나눔’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수치의 경제학이 아니라 사람의 경제학을 주장하는 그의 논지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즐거운 사회경제 공부였다. 멋진 책을 집필한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도 꼭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