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한문 공부 - 문법이 잡히면 고전이 보인다
정춘수 지음 / 부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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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고전에 관심이 많고 한자도 꽤 많이 안다고 자부하는데, 한문 원본을 보는데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한자공부는 많이 했지만 한문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이이화의 한문 공부>(역사비평사, 2009)를 통해 한문공부를 조금 해보았다. 한문으로 된 동양고전들을 원문으로 읽어보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끈기가 없어서인지 너무 내용이 많고 복잡해서인지 어느 순간 손에서 책을 놓았다. 그러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머리말을 읽고는 이 책이다 싶었다.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한번은 한문 공부>! 이 책이라면 중도에 포기했던 한문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책의 저자는 국문학과 출신인데 한문 공부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집필했다. 그는 우리말에 남겨진 한자와 한문의 흔적을 찾아내고, 한문을 오늘의 우리 언어로 풀어내는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력과 사명을 가진 자이기에 한문공부를 제대로 해 보지 않는 자들에게 정말 유용한 책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한문을 전공한 자라고 한문을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별개의 행위다. 가르치면서 고민을 많이 한 사람이 학생들의 입장에서 쉽게 가르칠 수 있다. 여러 권의 한문공부 책을 내면서 고민한 흔적들이 이 책 곳곳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는 한문 예문들을 유가의 경전에서만 뽑지 않고 장자, 노자, 사기, 난중일기, 등 다양한 문헌에서 뽑았다. 거기다가 예문에 얽힌 배경, 인물, 사상 등을 해설하기에 문장들이 친근하게 다가오고 오래 기억하기도 좋다. 또한 각 문장의 구조, 표현방식, 어휘의 다양한 의미 등을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이 책은 한문의 구조와 어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문장형식, 어조사들에 관한 정리, 명령과 부정에 관한 것들, 의문문과 의문사, 반어법과 관용표현 등, 꼼꼼하게 가르친다. 그리고 각 ‘구’ 마지막에 ‘연습’이 있는데, 출처도 밝히고 단어설명도 하고 문법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가장 자연스런 한글번역을 실었다. 인용된 예문만을 열심히 익혀도 정말 많은 한문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고 유명한 동양 고전에 친숙해 질 수 있다. 참고문헌도 꼼꼼하게 분류해 놓아서 훑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책, 한문공부하기 제격이다. 동양고전의 명문장들도 쉽게 이해하고 외울 수 있다. 한문공부 입문서로는 최고다. 이 책에 예시된 한문문장들을 붓글씨로 쓰면서 익혀야겠다. 저자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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