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넘어 부활을 살다
김기석 지음 / 두란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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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활의 삶에 관한 김기석 목사의 설교집이다. 그는 “부활신앙은 미래 지속될 삶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 삶과 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삶의 현실은 암담하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인류 역사에서 벌어졌던 엄청난 전쟁과 인종 학살을 보면 하나님을 믿기란 어렵다.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과연 하나님은 계신지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그런 절망적 상황에서도 우리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 이러한 삶의 엄중함 앞에서 절망이 있기에 희망하고 죽음이 있기에 부활을 꿈꾸는 것은 아닐까?

 

김기석 목사의 설교는 고통스런 삶의 현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삶의 고통을 믿음의 기도 한방으로 날려 보낼 수 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1부에서는 복음서에서 주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내러티브와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하셨던 말씀들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2부에서는 다양한 성경구절을 통해 부활의 삶을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다룬다.

 

적자생존의 살벌한 세상에서 고통당한 자와 소외당한 자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 부활의 삶을 사는 자다. 왜냐하면 부활하신 주님도 비통하게 울고 있는 자들을 향하셨고, 지금도 그렇게 하시기 때문이다. 척박한 땅에서 기어이 꽃을 피워내는 민들레처럼, 사람들은 부활의 주님 안에서 다시 희망의 삶을 살아낸다. 우리가 그렇게 일어날 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난다. 이 무정한 시대에 그리스도인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한 깊은 연민과 연대의식이 아닐까? 어리석어 보이는 십자가의 길을 뚜벅뚜벅 걸을 때, 우리는 부활의 주님과 함께 부활의 삶을 살아내는 자가 된다.

 

매 설교의 마지막에 수록된 ‘거둠의 기도’가 가슴에 깊이 담겨진다. 나도 어느새 이 기도문을 따라 기도하게 된다. “패배하면서도 슬퍼하지 않는 희망이 부활 신앙임을 배웠습니다. 아름다운 봄날, 주님의 신명에 지펴 멋진 생명의 춤을 추게 하옵소서. 아멘”(p. 29). 그렇다. 꽃 한 송이 피워낼 수 없을 만큼 불모의 땅에서 누군가에게 희망과 위로가 된다면 우리는 이미 부활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준다는 것, 이것보다 더 큰 기쁨과 행복이 있을까? 김기석 목사의 맑고 잔잔한 글들은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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