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셰익스피어 전집 1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박우수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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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상인>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중 하나로 알고 있다. 그리고 고리대금업자 유대인 샤일록을 ‘베니스의 상인’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베니스의 상인은 ‘안토니오’고, 이 작품은 비극과 희극의 이중 구조로 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역자 박우수 교수는 새로운 관점에서 <베니스 상인>을 읽어 낼 수 있는 힌트를 많이 알려준다. ‘베니스’는 비즈니스의 세계로 무역상 안토니오와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지배하는 세상이고, ‘벨몬트’는 부유한 상속녀 ‘포셔’가 주인공인 세상이다. 베니스는 비극적인 현실의 세계이고 벨몬트는 사랑과 축제가 있는 이상의 세계이다.

 

이전에 읽었을 때 안토니오와 바싸니오는 우정과 신뢰가 있는 진실한 사람이고 샤일록을 파렴치하고 악랄하고 탐욕적인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읽으면서는 샤일록이 사회적 편견의 희생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독교인으로부터 이교도라고 얼마나 많은 멸시와 조롱을 받았으면, 샤일록은 원금의 세 배 이상 돌려받을 수 있었는데 그것을 마다하고 안토니오의 심장 가까운 살 일 파운드를 요구했을까. 물론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해도 샤일록은 돈에 대한 탐욕과 복수심에 의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어리석은 인물임에는 변함이 없다. 탐욕과 복수심에 불타면 콩알만한 자비심도 가질 수 없다.

 

한편, 벨몬트의 사랑 이야기에서도 돈의 위력이 얼마나 큰지 잘 묘사되어 있다. 바싸니오가 친구 안토니오을 통해 샤일록의 돈을 얻을 수 있었기에 포셔에게 찾아갈 수 있었다. 포셔에게 청혼했던 모로코 군주와 애러곤 군주는 결국 금함과 은함을 선택함으로써 청혼에 실패한다. 박우수 교수는 여기서 내가 발견하지 못한 사실을 지적해 준다. 셰익스피어가 돈에 눈이 먼 자들로 묘사한 샤일록, 모로코 군주, 애러곤 군주는 모두 기독교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멸시받는 유대인, 무어인, 회교도라는 것이다. 작가 셰익스피어에게도 인종적, 종교적 편견이 작용하고 있었음이 분명하다.

 

이번 한국외국어대학교 지식출판원에서 시리즈로 내놓고 있는 셰익스피어 전집은 독자로 셰익스피어 작품에 푹 빠지게 한다. 제 1권 <베니스의 상인> 앞부분에 수록한 박우수 교수의 ‘셰익스피어의 삶과 작품 세계’는 셰익스피어 작품에 새로운 관심을 가지고 하고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은 이 작품에 대한 독자의 시야를 확 열리게 해 준다. 너무나 즐거운 독서였다. 어느새 제 2권 <한여름 밤의 꿈>으로 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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