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조킹의 드로잉노트
민조킹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그림 감상하는 것과 그리는 것을 모두 좋아해서 사무실에 앉아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미술책을 많이 읽고 드로잉도 해본다. 언젠가 수필집 같은 것을 내고 싶은데, 그 때 내 그림을 슬쩍 끼워 넣고 싶은 욕심이 있다. 나의 수필 주제에 맞는 그림을 그려 보고 싶다. 나의 미술 실력은, 보고서 따라하는 드로잉은 그런대로 봐줄만 하다. 그런데 생각으로만 드로잉을 하려면 막막하다. 어떡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책 뒤표지에 “JUST DRAW IT!, 그리고 싶다면 그냥 그려보자!”라는 문구가 내 가슴에 확 다가왔다. 책의 저자 만조킹이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다는 사실도 매력적이다. 그녀는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일은 언제나 재미있다고 말한다. 그렇다. 마치 집은 햇살이 들어오듯 창문이 있어야 답답하지 않듯, 소설이나 수필이나 한 두 컷의 그림이 들어갈 때 훨씬 독자에게 환하게 다가갈 수 있다. 그림없는 책을 무슨 재미로 읽나?

 

만조킹은 친절하게 그림을 즐기기 위해 들여야 하는 사소한 습관들을 알려준다. 시각자료를 모으는 일, 그래서 그것을 보고 그리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또 아무데서나 크로키를 해 보라고 권한다. 움직이는 버스나 전철, 혹은 카페나 여행지에서도 해볼 수 있겠다. 저자가 즐겨 찾는 유투브 채널, ‘크로키 카페 Croquis Cafe'에도 들어가 보았다. 오! 제대로 크로키 연습을 할 수 있겠다 싶어 나도 즐겨찾기를 해 놓았다. 이미 내 사무실 한 구석에는 미술도구들이 있어서 ’그리기 전에 준비할 것들‘은 패스! 초보자를 위한 드로잉 팁도 마음을 다잡을 겸 꼼꼼히 읽어본다. 크게 그리는 연습, 사인도 만들기, 꾸준히 자주 그리기, 마음에 들지 않아도 끝까지 완성해 보기,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그림 그리기, 등.

 

이제 본격적으로 그려본다. 드로잉 실전 연습은 단번에 다 그려보았다. 쉽다. 그러나 막상 보지 않고 그려보려고 하니 막막하다. 그래서 슬쩍 다시 본 뒤 책을 덮고 의자, 구두, 테이블, 가위, 정돈된 옷을 그려보았다. 다음은 얼굴 그리기다. 만조킹은 자신이 얼굴 그리는 순서를 알려준다. 나는 윤곽을 그리고 눈 코 입을 그렀는데, 저자처럼 순서를 바꾸어 보니 얼굴이 더 잘 나오는 것 같다. 이제 저자가 주로 그리는 ‘라인 드로잉’이다. 대상을 덩어리로 보라는 팁을 명심하며 이 책 오른쪽 페이지에 희미하게 윤곽선이 있는 그림을 완성해 본다. 어떤 도구를 사용할까 잠시 고민한 뒤 쓱싹 그려본다. 차리라 윤곽선이 없었으면 더 재미있었겠지 싶다. 남녀 간의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그린 그림들이 있어 낯 뜨거웠지만 이런 그림 처음 그려본다. 재미있다. 만조킹이 왜 ‘야그림머’(야한 그림 그리는 작가)가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 덕분에 드로잉에 자신감을 조금은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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