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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SANG SUN`S PHOTOBOOK, 2015, STOPBOOK 발간.>
무언가 허탈한 기분은 가을이 들어 점점 더 심해져 왔다.
주말이면 카메라를 메고 어디론가 떠날 궁리마저 시들해지면서, 동시에 알 수 없는 허무감이 밀물같이 밀려들어 주체를 못하는 요즘, 게다가 회사는 15년이나 근무한 현장소장의 사표 소식에 이리저리 뒤숭숭한 느낌까지 겹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와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평소 형님으로 지내던 블로그 이름, 스카이파크(박상순)님께서
사진집을 보내 주셨다.
책을 펼치자 마자 기분부터 울컥해진다.
아무래도 그동안 쌓였던 것들이 일시에 쏟아지는 기분라고나 할까, 사진책을 보고 있자니 사진의 소회와 열망, 그 감성의 아우라가 가슴 밑바닥에 가라 앉아 있는 앙금들을 흔들어 깨운다.
평소에 블로그에서 만나고 아름아름 함께 서너번 사진 출사도 가고 사진으로 만나게 된 분.
책을 내고 직접 찾아 뵙고 아뢰면서 그동안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씀에 힘을 주시는 그 마음의 감흥이 더욱더 새록새록 쏟아나고 하루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힘들었던 무게가 사진집을 보고 일시에 벗어버린 듯한 개운한 느낌도 동시에 들었다.
이 사진집을 받아 들고 에필로그를 만나는 순간, 왜 그렇게도 특별한지 스스로가 깨닫게 된다. 환갑의 기념이 되는 사진집이었기도 하다.
한 갑자를 살아 오면서 사진이 벗이 되고 사진이 친구가 되고 사진이 그리움의 발로가 되고 사진으로 하여금 자신의 시간을 사진에 은유한 그 감성의 시각적 깊이를 알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게 무엇이란 말인가.
자신 스스로에게 사진을 통해서 토해낸 결과물의 미학은 그래서 더 고귀한 정서의 맨탈인 까닭이며 이유였다.
그래서 더 특별하고 고귀해지는 아름다움의 사진이라는 것이 감동은 쓰나미처럼 온 육신을 휘젖기에 충분한 것이었으리라.
젊은 시절, 한 때의 문학청년으로써 비록 글쓰기에 뜻을 접었다고는 하나, 사진을 만나고 사진을 통해서 글이 만들어지는 일종의 동류의식과 공통 분모는 그래서 더 아로 세겨지는 현판의 서사시같다고나 할까.
대체 어떤 사진의 집념인지는 알만하지 않겠는가.
66KM를 밤을 세워 걸어가야 할만큼의 열정, 갈망, 소망들.
이것이 사진으로 승화되고 사진으로 맺혀지는 이슬과 같은 것처럼 그래서 더 영롱하다.
젊은이들의 힘찬 패기처럼 그의 사진에 대한 갈구야 말로 한 평생을 사진과 함께하는 소탈하고 순수한 마음이 그래서 더 위대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유이다.
부르트는 발바닥과 달밤의 서정은 비로소 아침의 먼통이 터오면서 터져 나오는
인생의 숨비소리처럼 지긋한 저음으로 울려 나오기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
사진집을 봐도 사진의 울림이 그래서 더 진하고 더 맺히고 더 아름다움의 밀도가 충전이 될 수 밖에 없음을 느낀다.
사진이 대부분 풍경의 카테고리를 하고 있지만 특히 풍경이 가지는 시선의 깊이는 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역시 아직도 문학청년 같은 환갑의 넓이였다.
흔히 환갑이란 나이에 손자 엉덩이 딱는 모습이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시간을 관조하고 세상 만물의 풍경을 시의 서정을 빼다 박아 찰나로 해석하는 미학으로 인도해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의 회갑 기념비에 한권의 사진책이 시간의 장소의 산고를 거친 역작으로 내 손에 쥐어졌을 때, 역시 삶은 파르르 떨림의 속울음부터 터져나올 일은 아니었던가 말이다.
PS : 아이고, 형님..정말 감사하단 표현 말고 다른 무언가가 언듯 생각나지 않을 만큼의 흥분이 일어 났습니다.
진부한 인사말이지만 감사하다는 말.....꼭 전하고 싶었어요.
일간 또 한번 찾아 뵙고 마음 나누기로 하죠.
참고 : 이 책은 소량 재작되어 발매되지 않는 책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