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계사 - 9개 테마로 읽는 인류 문명의 역사
표학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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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은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암기과목!

왜 그렇게 외워야 할 것은 많은지, 또 인물 이름들은 왜 그렇게 입에 안 달라붙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흥미를 느끼고 공부한 것이 아니니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 세계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나 책을 읽으면서, 역사를 읽는 맛을 느끼고 있습니다. 역사를 지엽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사와 연관지어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에 투영해서,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을 재조명하는 것도 정말 재미있구요.

그런데, 최근에 읽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계사>는 9개의 테마로 엮어서 세계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도 인류 문명의 역사라고 말이죠.

신선한 접근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먼저 마주한 것은 신화이야기입니다.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신화를 다룬 적이 있던가요?

그리스 신화, 중국 신화, 북유럽 신화, 티베트 신화, 아메리카 신화를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습니다. 정말 성인이 되어 영화 속에 투영된 신화를 통해, 다양한 신화 속 이야기를 들었던 것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신화 이야기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다음으로 '정치와 종교'라는 테마로 우리들에게 세계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창을 제시합니다. 신탁과 살라미스 해전, 불교와 아소카, 기독교와 콘스탄티누스 등은 정말 종교와 정치가 어떻게 연결지어지는 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을 부분들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선동의 정치'라는 키워드로 저자는 우리들로 하여금 '황건적과 삼국시대, 마리 앙투아네트와 혁명, 보스턴 차 사간과 인디언, 히틀러와 괴벨스' 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제일 먼저 '황건적과 삼국시대'를 열면서 저자가 던진 다음의 질문이 저를 매료시켰습니다.

동양사와 서양사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그리고, '세계를 바꾼 전쟁' 부분에서는 '알렉산드로스 원정, 십자군 전쟁, 제1차 세계대전, 국공 내전과 베트남 전쟁 등' 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이 중에서 저는 '십자군 전쟁'에 대한 저자의 다음의 글이 아주 신선했습니다.

십자군 전쟁은 자기 파괴적 전쟁이었다. (중략)

그러나 그러한 자기 파괴적 행동으로 말미암아 알을 깨고 나와 비상하는 독수리가 될 수 있었다.

전쟁을 단순히 사실 위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 전쟁 이후에 세계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정체성'을 테마로 한 부분에서는 천황에 대한 저자의 글을 통해 일본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천황은 일본에서 상징적인 허수아비가 아니며 역사속에서 면면히 살아온 일본인의 마음을 지배하는 절대 권위자이고, 일본을 이해하는 키워드다. 우리가 한일 역사 청산을 하려면 꼭 이해하고 생각해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리고, '여성 지도자'라는 테마로 살펴본 세계사에서는 미국의 여성 두 분에 대한 꼭지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바로 '셜리 치점과 힐러리 클린턴'입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합니다. 셜리 치점?

누구인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던 분입니다. 대통령에 도전한 최초의 흑인 여성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다음과 같이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20세기 변화를 위해 싸운 여성으로 기억되고 싶다.

정말 셜리 치점이라는 분이 어떤 분인지 그려지는 말입니다. 여성 지도자들이 우리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 왔는지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세계사에서 여성의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인 '대도시'라는 테마로 살펴본 세계사!

'콘스탄티노플, 장안, 앙코르톰, 테노치티틀란, 게르마니아' 라는 도시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통해, 대도시와 세계사의 연결 고리를 찾아 봅니다.

이 부분에서는 '테노치티틀란'이라는 다소 발음하기도 어려운 도시 이름이 나옵니다. 정말 호수 위에 세워진 도시가 존재할까요? 위의 도시가 바로 호수 위에 세워진 도시입니다.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꼭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듯 이 책에서는 9개의 테마로 세계사의 굵직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에필로그를 보면서 저자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다원화 가치의 충돌을 해결하고 공존하는 세상을 위해 상대적 가치관에 입각해 쓰였다. (중략) 이를 통해 21세기 새로운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 이 책이 세계 모든 민족과 문명을 존중하고 서로 공존하는 세상에 보탬이 조금이나마 되기를 바란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진한 여운이 남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저자의 바램을 생각하면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생각의 영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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