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7 : 일리아드.오디세이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7
김준배 글, 문성호 그림, 손영운 기획, 호메로스 원작 / 채우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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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 문학 중에서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만큼 고전이란 명칭에 잘 어울리는 작품은 없을 것이다. 조국을 뜨겁게 사랑했던 헥토르, 억누를 수 없었던 아킬레우스의 분노,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모험과 처절한 복수 이야기를 담은 고전 중의 고전이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의 배후에는 그리스의 오랜 영웅 서사시 전통이 자리하고 있다. 호메로스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전해 내려오던 여러 옛 노래와 이야기들을 재구성하여 하나의 일관적이고 짜임새 있는 문학 작품으로 승화시킨 최초의 인물이다. 창작 과정에서 호메로스는 자신만의 뛰어난 시적 재능과 놀라울 정도로 풍부한 상상력을 매우 세련된 방식으로 작품에 담았다.

 

 [일리아드]는 트로이 전쟁 마지막 해에 일어난 51일간의 일화를 통해 10년에 걸친 전쟁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시간 순서에 따른 단순한 이야기의 나열이 아니라, 몇 가지 극적인 사건에 집중하여 과거를 회고하는 동시에 미래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호메로스의 이러한 방식은 그리스를 비롯한 서양 서사시의 교과서가 되었으며, 비극 작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감을 주었다. [오디세이] 또한 트로이 함락 후 10년간에 걸친 모험과 귀향 과정을 단 40일간의 일화로 압축하고 있다. 그럼에도 풍부한 내용과 깊이 있는 심리 묘사, 인간과 자연에 대한 독특한 비유를 담고 있어 소설의 원형으로까지 일컬어진다.

 

 서양의 문학이 서양의 문화를 밑거름으로 해 발전한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서양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양 문화의 근간인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은 서양 정신사의 근간으로 서양의 문학과 사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헬레니즘이 우세할 때는 고전주의, 사실주의 등으로 나타나고, 헤브라이즘이 우세할 때는 낭만주의, 상징주의 등으로 나타났다.

 

 헬레니즘은 예술을 사랑하고, 조화, 통일, 균형 등을 추구함으로써 조각을 비롯한 조형 예술, 문학과 연극 등의 발전에 공헌했다. 반면 헤브라이즘은 예술과 문학에 공헌한 바가 별로 없다. 히브리 사람들은 조각이나 회화 같은 것들을 우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헬레니즘이 서양의 예술, 과학, 철학 등에 큰 영향을 미친 반면, 헤브라이즘은 신앙과 도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매년 디오니소스 신을 기리는 큰 축제가 있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축제에서 공연한 연극에서 비극이 유래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비극의 소재는 대부분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서 연유되었다. 플라톤이 호메로스를 비극 시인들의 최초의 교사이자 지도자라고 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리스 비극은 인간과 신이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신에 의해 인간이 어떻게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고,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가를 보여 주고 있다.

 

 

 [일리아드]의 주제는 분노와 불화, 그리고 복수이다. 그 주제는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전쟁이 일어난 원인만 보더라도 불화와 복수를 바탕으로 한다. 올림포스의 아름다운 세 여신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가 파리스로 하여금 미를 겨루게 되고, 거기서 파리스는 황금 사과를 아프로디테에게 주었다. 이 때문에 헤라와 아테나는 분노하고, 아프로디테와 함께 인간 세계의 트로이 사람들과 불화의 관계에 놓이고, 동시에 복수심을 불태운다.

 

 [일리아드]에서도 아가멤논이 아폴론 사제의 딸을 돌려보내고, 대신에 아킬레우스의 여자 브리세이스를 차지하여 아킬레우스와 불화를 겪는다. 또한 브리세이스를 차지하여 아킬레우스와 불화를 겪는다. 또한 아킬레우스는 친구인 파트로클로스를 죽인 헥토르에게 분노하고, 원수를 갚아 나가는 것이 작품의 중요한 플롯이다.

 

 이처럼 [일리아드]는 헤라, 아테나, 포세이돈과 아프로디테, 아레스, 아폴론 등 신들 사이의 불화,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 아킬레우스와 헥토르 등 인간 사이의 불화와 갈등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분노와 복수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일으키며 끊없는 보복으로 이어진다. 어디에선가 그 연결 고리를 끊지 않으면 세상은 무서운 혼돈과 무질서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호메로스는 [일리아드]에서 화해를 말하고 있다.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계기로 아킬레우스와 아가멤논이 화해하고, 헥토르가 죽고 나서는 아킬레우스와 프리아모스가 화해를 한다. 결국 호메로스는 불화보다는 화해를, 분노보다는 관용을, 전쟁보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디세이]는 트로이가 함락된 후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케로 돌아가는 도중에 경험한 10년 동안의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배를 타고 항해하는 동안 그는 괴물이나 악한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하고, 아름다운 신과 여인으로부터 유혹을 받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인물도 만나게 된다. 그가 타고 있던 배가 난파되고, 전투가 벌어지는 등 그가 겪는 갖가지 모험은 인생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항해 도중 그가 겪는 방황과 모험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경험이다. 그러면서 그는 신중해지고, 강해져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디세우스의 모험에는 유혹과 도전, 좌절과 절망, 극복과 승리가 깃들어 있다. 오디세우스의 삶의 여정이 그러하듯이 인간이 겪게 되는 갖가지 고통과 역경, 좌절과 절망, 극복과 승리가 곧 삶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의 실전과 후일담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비교, 대조된다. 우선 본질적으로 [일리아드]는 비극의 원형이며, [오디세이]는 장편 소설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작품 모티프에서도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이 [일리아드]는 전쟁의 외적인 플롯과 액션이 있는 반면 [오디세이]는 10년 동안의 귀향길에서 치르는 내적인 심리 개척이 있다.

 

 구성에 있어서도 비교할 만하다. 우선 [일리아드]는 주로 인간의 정열을 다루고 있다. 파리스와 헬레네의 불륜,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슬픔, 헥토르의 조국애, 프리아모스 왕의 화해 등으로 나타난다.

 

 [오디세이]는 인간의 기지나 지혜, 술수를 다룬다. 오디세우스는 육체와 지성 등 인간적 장점이 많은 인물이다. 그는 또한 지혜를 겸비하고 용기와 불굴의 영혼을 지녔으며, 감성도 풍부하여 노래를 듣고 눈물도 흘릴 줄 아는 인물이다. 이밖에도 [일리아드]가 용기와 명성만을 추구하는 가치관을 이상화했다면, [오디세이]는 현실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는 가치관을 이상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아킬레우스가 이상주의자라면, 오디세우스는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는 기원전 6세기 이후부터 그리스의 교과서가 되어 음송자들에 의해 그리스에 유포되고, 지식인들에게 암송됨으로써 그리스의 언어, 문학 및 조형 미술, 나아가 그리스인들의 자의식 형성에 큰 영향을 준 그리스 문화의 사원이다.

 

 플라톤과 크세노파네스 같은 일부의 철학자들은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나오는 신들이 부도덕하다는 이유를 들어 호메로스를 비탄하기도 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와 호라티우스는 [시학]에서 호메로스를 극찬했으며, 레싱, 헤르더, 괴테 등에 의해 문학에 있어 불멸의 사표로 높이 받아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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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6 : 젊은 예술가의 초상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6
박성문 글, 이철희 그림, 손영운 기획, 제임스 조이스 원작 / 채우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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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조이스는 모더니즘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작가이다. 기존의 문학적 관습들을 넘어서 새로운 형식을 문학을 연 작가로, 후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등을 세상에 선보였을 때, 사람들은 그의 문학을 낯설게 여기거나, 심지어 타락한 소설이라고까지 생각했었다. 그런 세상의 평가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임스 조이스는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해 나갔고, 이제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로 칭송받고 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제임스 조이스의 대표적인 성장 소설로서 감수성이 예민한 한 예술가의 성장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영국 제국주의와 종교적 예속의 그늘에 있던 아일랜드의 더블린은 종교적, 정치적, 인종적, 성적인 갈등에 시달리고 있었다.

 

 영국은 의도적으로 더블린의 산업화를 지연시켰고, 아일랜드는 19세기에 대기근의 시련을 겪으면서 민족주의에 불을 댕기게 된다. 그러나 지도자 파넬의 불륜으로 민족주의자들 역시 반으로 갈려 싸운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이와 같은 첨예한 갈등을 겪던 더블린에서 젊은 예술가의 영혼이 어떻게 방황하고 예술가로서의 소명을 찾아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주인공 스티븐은 마비된 아일랜드의 언어, 종교, 국가라는 그물에서 벗어나 자유로이 비상하기를 꿈꾼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이 주목 받는 다른 이유는 의식의 흐름이라 불리는 특이한 서술 방식 때문이다. 조이스는 특정 사건의 순서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시키기보다 주인공의 의식이 흘러가는 대로 서술한다. 또한 조이스의 작품에는 지배적인 서술자가 존재하기보다 주인공의 심리와 서술자의 관점이 교묘하게 녹아있기도 하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사회와 개인, 사회적 고립과 극복, 뿌리 뽑힌 삶 등을 모티브로 하면서 사회의 예속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것만큼이나 거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밀랍이 녹아 땅에 떨어질 것을 예측하면서도 비상을 꿈꾸는 한 젊은 예술가의 모습이 비장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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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 중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율리시스] 세 작품을 묶어 더블린 3부작 이라고 부른다. 1882년 2월, 더블린의 외곽 지역인 브라이턴에서 태어난 제임스 조이스는 1902년 파리로 떠나기 전까지 더블린에서 생활했다. 유년기와 청년기를 더블린에서 보낸 제임스 조이스에게 더블린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는 문학의 아주 중요한 소재였다.

 

 제임스 문학에서 아주 중요한 세 작품이 발표되는 1914년이 아이러니하게도 제임스 조이스의 인생에 있어서는 아주 큰 고난의 시기가 된 셈이다. 이 시기 계속되는 항의와 소송, 위협 속에서 자신의 문학을 이해해 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지친 제임스 조이스는 이듬해인 1915년, 아일랜드를 떠나 스위스로 거처를 옮기기까지 한다. 그 이후 1941년, 사망하기까지 다시는 아일랜드로 돌아오지 않을 정도였으니 그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할 만하다.

 

 더블린 3부작은 각기 다른 작품이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연작 소설처럼 인식되고 있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의 주인공인 스티븐 디덜러스가 [율리시스]에도 등장해서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 블룸의 부인인 마리언 블룸과 이야기를 엮어 가는 등 등장인물이 겹치기도 하고, 같은 장면이 서로 교차하면서 각 작품에 등장하기도 한다. 제임스 조이스는 이 세 작품을 통해서 더블린과 더블린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내면 세계를 아주 상세하고도 자유롭게 기술했다.

 

 제임스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에서 자신의 대리인격인 주인공을 스티븐 디덜러스라고 이름 지었다. 디덜러스라는 성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다이달로스의 영국식 발음이다. 다이달로스는 우리말로 뛰어난 장인이라는 뜻이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기본적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주요 서술 시점으로 삼고 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주인공 '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서술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스티븐은 '나'라는 명칭 대신 '스티븐'으로 불리며 때로는 3인칭 소설처럼 '그'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제임스 조이스의 의도적 표현이다.

 

 이를 알아보기 이전에 우선 소설에서 시점이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인물, 즉 서술자가 어떤 위치와 관점에서 이야기해 주는가를 나타내는 것이다. 우선 서술자의 위치는 작품 속과 작품 밖으로 나뉘어진다. 서술자가 작품 속에 있을 때를 1인칭이라고 하고 서술자는 '나'로 표현된다. 그와 달리 서술자가 작품 밖에 있을 때는 3인칭이라고 하고, 소설 속 주요 인물은 그 인물의 이름이나 '그'로 표현된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은 작품 속 등장인물인 스티븐이 그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가 아니라 '스티븐'이라는 이름으로 서술자를 설정한 점에서 다른 1인칭 주인공 시점과 다른 면모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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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5 : 허클베리 핀의 모험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5
강철웅 글, 김연승 그림, 손영운 기획, 마크 트웨인 원작 / 채우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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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19세기 미국의 사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작가는 도망자 신세가 된 노예 짐과의 여정에서 허클베리 핀이 성장하는 과정을 위트 있게 그려내고 있다. 백인과 유색인종이 공존하는 사회를 고민하였던 마크 트웨인은 이러한 꿈과 현실을 허클베리 핀과 짐의 여행을 통해 가늠하고 있다. 때문에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는 이상적인 미국에의 꿈과 불안감, 그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두 도망자의 우정이 함께 그려지고 있다.

 

 허클베리 핀이 문화와 문명, 아버지의 부당한 권력 행사에서 자유를 얻고자 도망간 잭슨 섬에는 도망 노예 짐 역시 숨어들어 있다. 잭슨 섬은 백인과 흑인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었는데, 그러한 이상적인 공간은 다시 뗏목으로 형상화된다. 뗏목 여행을 통해 허클베리 핀은 짐을 동등하고 고귀한 친구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 귀한 우정과 대비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이러한 인간 군상과의 만남은 두 도망자에게 때로는 경직된 명분을, 때로는 부도덕한 상업주의를 대면할 기회를 준다. 작가 마크 트웨인은 당대의 미국 사회를 풍자하기 위해 이와 같은 다양한 인간들을 그려 냈다.

 

 노예제가 만연한 당대 사회에서 노예를 백인의 고결한 친구로 묘사한다는 것은 대단히 혁신적인 시도였다. 그러나 마크 트웨인은 지나친 감상주의나 낙관주의에 빠져 있지는 않다. 허클베리 핀과 짐의 이상 사회인 뗏목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고, 두 도망자의 자유는 그들의 노력이 아니라 외부 요인으로 얻어진다. 더욱이 이들 주인공은 사회의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어린이와 순박한 노예라서 인습에 물든 문명 속 일반인들에게는 그 우정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을 남긴다. 이러한 인식은 이 작품의 사실주의적인 성향을 더 선명히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마크트웨인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본명은 사무엘랭혼 클레멘스이다. 1835년 미국 미주리 주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트웨인은 4살 되던 해 미시시피 강 근처의 작은 마을 해니벌로 이사하게 되는데, 이 마을은 그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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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종 차별과 노예 제도는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당연시되던 일이었다. 당시의 흑인은 백인의 도구나 재산의 일부였고, 그랬기에 인권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아무도 의심하거나 건드리려 하지 않았던 미국 사회의 부조리를 트웨인은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흑인 노예 짐과 백인 소년 허크의 인간적인 유대 관계를 통해 아주 세련되고 자연스럽게 짐을 흑인도 노예도 아닌 한 명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는 파격 중의 파격이었다. 훗날 헤밍웨이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미국 현대 문학의 시작이라고 지칭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크 트웨인 창작의 산실이자, 허크와 짐의 모험이 시작되는 미시시피 강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허크가 폭군 아버지에게 갇히는 오두막도, 그곳을 탈출한 것도, 흑인 노예 짐을 만나 모험의 여정에 오르는 것도 다 미시시피 강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미시시피 강은 지리적으로 미국의 중심을 관통하는 대 하천이다. 나일 강, 아마존 강, 양쯔 강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긴 강으로, 총 길이는 6,300여 킬로미터에 달한다. 미네소타를 시작으로 위스콘신, 아이오와, 일리노이, 미주리, 아칸소, 루이지애나 등과 접해 있다. 이 강의 이름인 미시시피는 인디언의 말로 큰 강, 혹은 위대한 강이라는 뜻이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노예 제도는 아직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북부 주는 이미 노예 제도의 폐지를 선포했고, 남부 일부 주들은 아직도 노예 제도를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왓슨 부인이 가족을 팔아 버리고 자신마저 팔아 버리려 한다고 생각한 흑인 노예 짐은 노예 제도가 없는 북부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허크와 우연히 만나게 됨으로써 허크의 모험에 목적을 더해 준다. 폭력과 돈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찬 아버지로 대변되는 백인 사회로부터 떠나려는 허크와 인권을 무시하는 백인 사회로부터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나가는 짐의 모습은 당시의 남북전쟁이 일어난 배경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표면상 노예 제도의 폐지가 목적이었던 전쟁이었으나 그 내면은 백인 사회의 계층 간 갈등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흑인 노예 제도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한 남부의 백인들은 스스로를 귀족으로 간주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흑인이란 단지 재산이고, 재산을 불려 주는 도구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에 비해 상공업이 발달한 북부의 주들은 노예 제도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에게 흑인 노예는 값싼 노동력이자 상품을 판매할 새로운 시장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각의 차이는 갈등의 시발점이며 백인 사회의 동요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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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4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4
남명심 글, 정윤채 그림, 손영운 기획,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원작 / 채우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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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은 러시아의 한 지방 도시에서 13년 전에 벌어진 '친부 살해' 사건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그려진다. 작품의 주인공은 정욕의 화신인 표도르 카라마조프의 세 아들인 첫째 드미트리, 둘째 이반, 셋째 알렉세이다. 이들은 각각 감성, 이성, 신성을 대표하는 인물들로 구상되었다. 세 형제 중에서 작품 속의 주요 사건을 가장 역동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은 드미트리다. 드미트리로 인해 아버지와 자식 간 대립의 테마, 사랑의 테마, 돈의 테마가 전개된다.

 

 반면에 이반 및 알렉세이는 종교 및 신앙의 테마가 전개 된다. 친부 살해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드미트리와 아버지 사이에 얽혀 있었던 돈과 여자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반과 이반의 사상에 큰 영향을 받은 표도르의 사생아 스메르자코프의 종교적 신념의 문제에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무신론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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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인간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여 혼의 리얼리즘 대가라고 불렸던 도스토옙스키의 최후 작품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죄와벌] [백치] [악령] 등의 전작들에서 보여 주었던 여러 가지 주제와 사상, 그리고 인물의 형상들을 가져와 이 작품에서 종합적으로 그려 내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최초에 2부로 기획되었던 작품으로 도소토옙스키는 전작들보다 구원의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작가의 사망으로 인해 2부는 집필되지 못했지만 완성된 1부만으로도 우리들은 이러한 주제 의식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에는 지겨운 가난과 도박, 간질 발작의 고통,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의 순간을 마주했던 경험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져 담겼다. 그의 삶은 고통의 연속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소설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고, 의미 심장한 사건들로 변모 시켰다. 물론 당대 러시아 사회의 갈등과 지식인들의 고뇌, 민중의 삶과 애환도 담아냈다. 이는 어쩌면 작가 자신의 고통에서 얻은 통찰력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남긴 말 중에 '고통이야말로 지혜의 유일무이한 원천이다.'라는 말이 있다. 작가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삶의 고통을 지혜와 통찰로 승화시킨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스토옙스키가 활동하던 19세기 러시아는 황제의 전제정치와 농노제로 상징되는 낡은 질서가 차츰 무너지고 바야흐로 근대적인 국가로 탈바꿈을 하기 시작하던 급격한 전환기의 시대였다. 알렉산드르 1세 재위 말년인 1821년 도스토옙스키가 태어났다. 그리고 니콜라이 1세 재위 기간 동안 그는 청년 시절을 보냈다. 이때는 러시아 전제 정치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의 특징]

 

1. 아버지 표도르

- 개인주의와 돈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덕함을 가지고 있다. 가난한 지주였지만 악착같이 돈을 모아 재산을 늘린다. 하지만 이웃과 사회에 대한 냉소를 품고 있으며, 결혼한 부인이나 자식에 대해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무책임하게 던져 버린 인물이다. 타인이 자신에게 모욕을 주거나 시비를 걸면 오히려 그것을 쾌감으로 느낀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의 조롱을 되받아치며 상대에게 더 큰 모멸감을 준다. 또한 그는 여자를 밝히는 호색한으로 묘사된다. 작품 속에서는 방탕함과 육체적 쾌락이 주는 타락을 즐기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2. 첫째 아들 드미트리

- 아버지 표도르에게서 거친 열정과 육체적 욕망, 방탕함을 물려받았다. 그런 점에서 아버지와 가장 많이 닮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랬기 때문에 그루센카라는 한 여자를 두고 아버지와 삼각관계를 이루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표도르가 그루센카에게 가지는 육체적 욕망과는 달리, 드미트리의 욕망은 비록 육체적 욕망에서 출발했지만 진심을 담은 사랑으로 승화된다.

 

3. 둘째 아들 이반

- 이반은 소설에서 기독교 신앙에 대한 도전을 극대화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소설의 도입부터 이반은 믿음과 불신앙의 내면 투쟁 중이었고, 소설의 마지막에는 이반의 내면은 결국 분열하게 된다. 이반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에서 사상과 관념을 드러내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다른 형제들에 비해 그에 대한 외모 묘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유는 이반 자체가 정신이고 추상적인 문제를 담기 위해 그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4. 셋째 아들 알렉세이

- 표도르의 감수성을 닮은 인물이다. 이 감수성이 사랑의 능력으로 자라난 것이 알렉세이의 성품에서 기본을 이룬다. 알렉세이는 어릴 때부터 주위의 모든이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는 실천적인 사랑을 실현하라는 장로의 가르침을 따르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알렉세이는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화해와 용서, 하나됨을 강조하며 도스토옙스키의 사상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의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하다. 아버지 표도르가 비명횡사했고,  사람들은 돈과 여자 문제로 불화가 계속되던 첫째 아들 드미트리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의문들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어 나간다. 하지만 소설의 이면에는 신앙과 종교의 문제, 인간의 육체적 욕망과 정신적 사랑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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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03 : 폭풍의 언덕 서울대 선정 문학고전 3
정윤채 그림, 권기희 글, 손영운 기획, 에밀리 브론테 원작 / 채우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폭풍의 언덕]에는 이제까지의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물들, 즉 자신을 키워 준 집안에 2대에 걸쳐서 철저하게 복수를 하거나,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통해 사랑하는 남자를 곁에 두고 지켜 주려고 하거나, 죽음까지도 뛰어넘으려고 하는 불멸의 사랑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쉼 없이 거친 바람이 몰아치는 음산한 저택, 워더링 하이츠를 배경으로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1847년에 출판된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광활한 자연을 배경으로 3대에 걸친 애증과 복수, 화해를 그린 빼어난 작품이다. 작품은 격정적인 자연을 상징하는 드러시크로스를 대비하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두 집안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성으로 제어되지 않는 열정과 사랑은 작품 속의 자연 환경과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고, 때문에 유령의 존재까지 포용할 정도로 웅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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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국어사전에 보면 이와 같은 뜻의 말이 있다. 바로 애증이라는 말이다. 이 애증이라는 말은 그 자체로 모순된 뜻을 가졌는데, 어떤 대상을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이 동시에 생기는 감정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모순되고 정의 내리기 쉽지 않은 애증이라는 감정을 가장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남녀 간의 사랑이다.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사랑이 깊어지면 이 애증이라는 감정이 찾아오는데, 상대방이 자신의 사랑을 받아 주지 않을 때나, 가슴으로는 사랑하지만 이성으로는 인정할 수 없을 때, 주로 느낄 수 있다.

 

 [폭풍의 언덕]에서도 이 애증이라는 감정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동력이 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 히스클리프는 한평생, 오직 한 여인 캐서린만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녀가 자신을 버리고 에드거와 결혼했을 때, 그는 증오에 사로잡혀 복수를 한다. 또한 캐서린이 죽은 뒤에도 히스클리프는 그녀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복수를 멈추지 않는다. 그로 인해 복수의 칼날은 캐서린의 딸에게까지 미친다.

 

 소설 [폭풍의 언덕]은 황량한 벌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남녀의 광기 어린 사랑을 그린 애증의 대 서사시이다. 원작자 에밀리 브론테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애증을 악마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격렬하게 묘사한다. 그리하여 1847년 발표된 [폭풍의 언덕]은 현대에 와서도 인간의 정열을 극한까지 추구한 걸작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이러한 이유들로 [폭풍의 언덕]은 192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그 편수는 10여 편이 넘는다.

 

 

 [폭풍의 언덕]에는 히스클리프, 캐서린, 힌들리, 에드거, 캐시, 헤어튼, 린튼, 이사벨라 등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 강한 증오심, 강한 야성, 남다른 병약함 등 특별한 개성을 보여 준다.

 

 주인공인 히스클리프는 폭풍이라고 볼 수도 있다. 평온한 마을에 들이쳐서 가만히 있는 집들을 흔들어 놓고,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 속에서 히스클리프는 폭풍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불행을 불러오는 위험한 인물이다. 복수와 야망을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이사벨라와 결혼을 하는가 하면, 자신의 아들을 복수의 도구로 이용하기도 하고,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사랑하는 캐서린의 무덤을 파헤치기도 한다. 또한 자신에게 해를 끼친 모든 사람들에게 집요하고 치밀하게 복수를 하기도 한다.

 

 이런 히스클리프를 목숨보다 더 사랑한 인물이 캐서린이다. 그녀 역시 히스클리프만큼이나 강한 개성을 가진 인물로, 사랑에서 강한 애정과 열정을 보여 준다. 아버지 언쇼가 리버풀로 여행을 떠날 때, 그녀는 선물로 말채찍을 사 달라고 한다. 여섯 살 남짓한 여자 아이의 선물로는 섬뜩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캐서린과는 왠지 잘 어울린다. 아버지는 말채찍 대신 히스클리프를 데려왔고, 그녀는 야생마 같은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초월할 것 같은 그녀의 사랑도 현실의 벽에 부딪친다. 사랑과 조건 사이에서 갈등하던 캐서린은 결국 히스클리프가 아닌 에드거와 결혼한다. 그런데 결혼을 했음에도 캐서린은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을 놓지 않는다. 그녀는 히스클리프와 에드거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한다. 이 갈등은 결국 캐서린의 생명까지 단축시키는데, 그런데도 그녀는 히스클리프를 생명이 다할 때까지 사랑한다. 결국 캐서린은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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