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은 러시아의 한 지방 도시에서 13년 전에 벌어진 '친부 살해' 사건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그려진다. 작품의 주인공은 정욕의 화신인
표도르 카라마조프의 세 아들인 첫째 드미트리, 둘째 이반, 셋째 알렉세이다. 이들은 각각 감성, 이성, 신성을 대표하는 인물들로 구상되었다. 세
형제 중에서 작품 속의 주요 사건을 가장 역동적으로 이끌어가는 인물은 드미트리다. 드미트리로 인해 아버지와 자식 간 대립의 테마, 사랑의 테마,
돈의 테마가 전개된다.
반면에 이반 및 알렉세이는 종교 및 신앙의 테마가 전개 된다. 친부 살해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드미트리와 아버지 사이에 얽혀 있었던 돈과
여자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반과 이반의 사상에 큰 영향을 받은 표도르의 사생아 스메르자코프의
종교적 신념의 문제에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무신론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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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인간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여 혼의 리얼리즘 대가라고 불렸던 도스토옙스키의 최후 작품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죄와벌] [백치] [악령] 등의 전작들에서 보여 주었던 여러 가지 주제와 사상, 그리고 인물의 형상들을 가져와 이 작품에서 종합적으로 그려
내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최초에 2부로 기획되었던 작품으로 도소토옙스키는 전작들보다 구원의 문제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작가의
사망으로 인해 2부는 집필되지 못했지만 완성된 1부만으로도 우리들은 이러한 주제 의식을 충분히 알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에는 지겨운 가난과 도박, 간질 발작의 고통, 사형선고를 받고 죽음의 순간을 마주했던 경험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져
담겼다. 그의 삶은 고통의 연속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소설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고, 의미 심장한
사건들로 변모 시켰다. 물론 당대 러시아 사회의 갈등과 지식인들의 고뇌, 민중의 삶과 애환도 담아냈다. 이는 어쩌면 작가 자신의 고통에서 얻은
통찰력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남긴 말 중에 '고통이야말로 지혜의 유일무이한 원천이다.'라는 말이 있다. 작가 도스토옙스키는 자신의 삶의 고통을
지혜와 통찰로 승화시킨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스토옙스키가 활동하던 19세기 러시아는 황제의 전제정치와 농노제로 상징되는 낡은 질서가 차츰 무너지고 바야흐로 근대적인 국가로 탈바꿈을
하기 시작하던 급격한 전환기의 시대였다. 알렉산드르 1세 재위 말년인 1821년 도스토옙스키가 태어났다. 그리고 니콜라이 1세 재위 기간 동안
그는 청년 시절을 보냈다. 이때는 러시아 전제 정치의 절정기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의 특징]
1. 아버지 표도르
- 개인주의와 돈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덕함을 가지고 있다. 가난한 지주였지만 악착같이 돈을 모아 재산을 늘린다. 하지만
이웃과 사회에 대한 냉소를 품고 있으며, 결혼한 부인이나 자식에 대해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무책임하게 던져 버린 인물이다. 타인이 자신에게
모욕을 주거나 시비를 걸면 오히려 그것을 쾌감으로 느낀다. 그러면서 그는 그들의 조롱을 되받아치며 상대에게 더 큰 모멸감을 준다. 또한 그는
여자를 밝히는 호색한으로 묘사된다. 작품 속에서는 방탕함과 육체적 쾌락이 주는 타락을 즐기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2. 첫째 아들 드미트리
- 아버지 표도르에게서 거친 열정과 육체적 욕망, 방탕함을 물려받았다. 그런 점에서 아버지와 가장 많이 닮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랬기
때문에 그루센카라는 한 여자를 두고 아버지와 삼각관계를 이루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표도르가 그루센카에게 가지는 육체적 욕망과는 달리,
드미트리의 욕망은 비록 육체적 욕망에서 출발했지만 진심을 담은 사랑으로 승화된다.
3. 둘째 아들 이반
- 이반은 소설에서 기독교 신앙에 대한 도전을 극대화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소설의 도입부터 이반은 믿음과 불신앙의 내면 투쟁
중이었고, 소설의 마지막에는 이반의 내면은 결국 분열하게 된다. 이반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에서 사상과 관념을 드러내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다른 형제들에 비해 그에 대한 외모 묘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유는 이반 자체가 정신이고 추상적인 문제를 담기 위해
그려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4. 셋째 아들 알렉세이
- 표도르의 감수성을 닮은 인물이다. 이 감수성이 사랑의 능력으로 자라난 것이 알렉세이의 성품에서 기본을 이룬다. 알렉세이는 어릴 때부터
주위의 모든이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는 실천적인 사랑을 실현하라는 장로의 가르침을 따르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알렉세이는 소설의 결말 부분에서
화해와 용서, 하나됨을 강조하며 도스토옙스키의 사상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의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하다. 아버지 표도르가 비명횡사했고, 사람들은 돈과 여자 문제로 불화가 계속되던 첫째 아들 드미트리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그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의문들을 따라가며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어 나간다. 하지만 소설의 이면에는 신앙과 종교의 문제,
인간의 육체적 욕망과 정신적 사랑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