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이야기 - 대한민국의 아라비안나이트
홍춘봉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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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이야기 


단순히 카지노 업계의 도박중독자들이나 업계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아닌 일종의 강원랜드에 대한 웰메이드 르포르타주, 논픽션이었고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했던 책이다. 



저자는 강원랜드 출입기자로 20여 년간 수많은 갬블러와 카지노업계 전문가 및 관련 인물들을 만나며 카지노 전문기자의 길을 걸어왔다. 강원랜드 설립 이후 23년간 일반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충격적인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있고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의 설립 과정부터 공사 착공, 개장, 운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읽어볼 수 있다. 


1995년 ‘사북 3·3 투쟁’ 막바지였던 3월 1일 국가정보원과 박효무 공추위 위원장이 사북의 모처에서 4시간 넘는 심야협상을 통해 합의안 초안이 극비리에 만들어지는 스토리부터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당시 강원도지사가 명성그룹 김철호 회장을 두 차례나 초청해 강원랜드 최대 주주를 맡아 세계적인 카지노리조트로 성공시켜줄 것을 간청했던 이야기까지 처음 알게되는 비화들은 정말 흥미진진했다. 


또한 내국인 카지노는 원래 1980년대 전두환 정권에서 최초로 극비리에 추진했다는 사실과 

워낙 은밀하고 특별하게 운영되면서 외부에 노출이 안 되는 곳으로 알려진 강원랜드VIP룸에서 벌어졌던 꽁지(사채업자)와 VIP 고객들의 요지경 같은 쇼킹한 이야기들은 영화나 드라마 소재로도 충분할 듯 했다. 


그 외에도 강원랜드 카지노를 폐쇄하지 않는다고 이명박 대통령 암살 구상을 실행하려다 구속된 장교 출신 도박중독자의 이야기나 중국인 타짜가 강원랜드 VIP룸에서 불과 7시간여 만에 17억 원을 딴 사기도박, 고액권 수표와 100만 원권 고액 칩 위조범의 위조사건 등 신출귀몰한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정선군 고한읍 해발 1,100m가 넘는 백운산 일대에 강원랜드 스몰카지노는 28일 오후 3시가 개장 시간이었지만 수백 명이 넘는 고객들은 이른 새벽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거나 베팅의 짜릿한 ‘손맛’을 보기 위해 긴 줄을 서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탄광촌에서는 보기 드물게 얼굴에 기름기가 줄줄 흐르고 고급 승용차를 몰고 온 이들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고객이 대부분이었고 상당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나 마카오 등 외국 카지노를 경험한 탓에 ‘짜릿한 손맛’을 기대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마침내 오후 3시 입장이 시작되자 뛰다시피 입장한 앞줄의 고객들은 바카라와 블랙잭 테이블을 비롯해 슬롯머신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자리다툼을 벌이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시간이 지날수록 카지노 영업장은 환호와 탄성은 물론 탄식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흥분의 도가니에서 혼란 그 자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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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아이 - A child born with algorithms=Test Ⅰ
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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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터 아이


정말 즐겁게 읽으며 그 신선함에 놀라 몇 번이나 작가이름을 확인 했던 소설이다. 새롭게 발견한 젊은 작가 김윤 작가의 소설이다. 우울하지만 상냥한 글을 쓴다고 자신을 소개하는 김윤작가는 굳이 분류하자면 SF소설이지만 어떻게 보면 미래의 색다른 부자관계를 소재로 한 휴먼드라마이기도 했다. 


여러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 아이를 잃은 부모라는 설정은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 자신과 아내의 알고리즘을 섞어 입력값을 넣던 중, 실수로 로마 숫자 ‘Ⅰ(일)’를 영문 ‘I(아이)’로 읽고 실행하고 자신을 닮은 채 태어난 아이가 나온다. 


그 테스터 아이의 성장드라마이면서 주인공이자 테스터아이의 아빠인 서동성과의 좌충우돌 분투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은 요즘 가장 핫한 이슈인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을 소재로 독자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선사했고  먼 미래가 아닌 당장의 현재가 되어가고 있는 AI의 어두운 이면까지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자신의 잘못된 선택으로 ‘딸아이’를 잃었다는 자책감에 빠져 살던 동성은 ‘아이’로 인해 조금씩 상처를 회복하고, 어느새 ‘아이’에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읽는 내내 이들 부자의 행복과 해피엔딩을 바라기도 했다. 자세한 스토리는 스포일러라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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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인공지능 -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AI 입문서
이경미 지음 / 서사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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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투 인공지능 


제목 그대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AI 입문서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이다. 특히  인공지능과 관련된 꿈을 가진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것이고 어른들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전문서적이 어렵다면 이 책으로 기본개념부터 매커니즘과 역사, 원리 등을 쉽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책은 코딩 없는 AI 입문서를 내세우며 누구든 즐겁게 배워볼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 인공지능 입문과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파이썬, 자바, C/C++, 자바스크립트와 같은 컴퓨터 언어, 그리고 심층학습을 위한 텐서플로우, 파이토치, 케라스, 테아노와 같은 프레임워크라이브러리 모음에서 느끼는 좌절감과 혼돈으로부터, 왜 이러한 언어들이 생겨났는지, 무엇을 하기 위해 이러한 코딩을 배우고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저자는 코딩보다 인공지능 기술의 개념과 방향 설정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며 아무리 쉬운 파이썬 언어로 작성된 프로그래밍이라고 해도 코딩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만만치 않고 더욱이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은 의미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인공지능 기술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이고 인공지능과 관련한 A to Z 아젠다를 설명 중심으로 총망라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학습능력, 추론능력, 지각능력 외에 인공적으로 구현한 컴퓨터 프로그램 또는 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을 말한다. 지능을 갖고 있는 컴퓨터 시스템이며, 인간의 지능을 기계 등에 인공적으로 구현한 것이다.위키백과 인공지능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매우 어렵고 제대로 표현할 수도 없다. 인공지능에는 다양한 학문이 융합되어 있으며, 단순히 컴퓨터 기술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컴퓨터 기술을 모른다면 인공지능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다.


산업혁명이란 파괴적 기술의 탄생으로 이전의 시스템이 아닌 완전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독일의 인터스트리 4.0을 아이디어로 한 4차 산업혁명이 등장했다. 인터스트리 4.0이란 세계경제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밥의 주장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괴적 기술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3D프린터 등 여러 기술들이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공지능이 최종 목표이다. 이 모든 기술들은 결국 인공지능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발전에 따른 부작용과 함께 사회학적 담론도 언급하고 있는데 인공지능 시대에는 인간만의 고유 능력을 계발하고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 인공지능이 절대 가질 수 없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삶에 대한 목적 의식과 일에 대한 사명감, 자아 정체성, 창의성 같은 능력들이다. 지금까지는 기계처럼 일 잘 하는 사람이 성공하고 인정받는 시대였다. 앞으로 시대는 패러다임이 바뀌어 인간적인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창의성은 인공지능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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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 - 불가능한 꿈을 실현한 29명의 여성 수학자 이야기 내 멋대로 읽고 십대 6
전혜진 지음, 다드래기 그림, 이기정 감수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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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수학을 사랑한 이유 


난생 처음 들어보는 여성수학자 29명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여성은 수학에 약하다는 캐캐묵은 편견을 깨주고 수학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도 하는 신선한 기획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 수학자는 고대 그리스부터 21세기 한국까지 테아노와 히파티아부터 마리 소피 제르맹, 에이다 러브레이스, 캐런 울런벡, 영수합 서씨, 홍임식까지 만나 볼 수 있고 현재도 활동 중인 대한민국 수학자 최영주와 오희의 이야기도 읽어 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수학계 최대의 난제였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푸는 데 크게 기여한 여성 수학자 마리 소피 제르맹의 스토리는 한편의 영화와도 같았는데 남학생만 진학할 수 있는 학교에서 공부하기 위해 ‘르 블랑’이란 남자 이름으로 강의록을 요청하고, 논문들을 제출했다. 그리고 유럽 최초의 여성 수학 박사가 된 소피야 코발렙스카야는 대학에서 여성의 청강이 금지된 러시아를 벗어나 수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 위장 결혼까지 하며 국경을 넘었다. 


그 중에서도 최영주의 수학의 쓸모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지금 우리가 하는 수학이 어디에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 답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수학자가 찾는 것은 변치 않는 진리거든요. 우리 사회가 20년 뒤, 30년 뒤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알 수 없어요. 수학자가 찾아낸 진리가 어디에 쓰일지는 그다음 세대의 몫입니다.”


한편 필즈상 수상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리암 미르자하니는 수학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을 향해 가장 중요한 조언을 남겼다.

“수학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닙니다. ‘내가 재능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죠. 자신의 안에 깃들어 있는 창조성을 발현해줄 자신감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재능이 있으니, 이를 발현할 자신감이 필요해요. 청소년들, 특히 여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믿음 없이는 이룰 수 없어요. 스스로를 믿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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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종말 - 삶의 정처 없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한병철 라이브러리
한병철 지음, 전대호 옮김 / 김영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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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의 종말 


요즘 재독 철학자 한병철의 책이 자주 나오는 것 같다. 이번엔 의식, 놀이, 축제, 그리고 팬데믹과 공동체의 소멸에 관한 철학적 사유를 보여주며 삶의 정처 없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부제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책에서 말하는 리추얼이란 독일어 ‘Ritual’이고 삶을 더 높은 무언가에 맞추고 그럼으로써 의미와 방향을 제공하는 상징적 힘이자 정처 없는 삶을 정박할 수 있게 해주는 단단한 닻과 같은 구실을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일정한 형식과 규칙에 몰두하게 함으로써 자아를 탈내면화하고 타자와, 주변의 사물들과, 세계와 관계 맺게 하는 이렇다 할 소통 없이도 공동체를 형성하고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 방점을 찍었다. 


솔직히 한병철 저자의 책들을 좋아하지만 너무 고차원적인 사유에 감탄하면서도 100% 명쾌하게 이해하며 읽진 못하다보니 서평을 쓰기도 살짝 버거운 느낌은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진가는 주옥같은 문장들의 발췌만으로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서문에서 저자는 나는 리추얼이 소멸해간 역사를 향수 없이 간략히 서술할 것이며 그 소멸의 역사를 해방의 역사로 해석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병적 현상들, 무엇보다도 공동체의 침식을 뚜렷이 드러낼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를 집단적 나르시시즘에서 해방시킬 수 있을 법한 다른 삶꼴Lebensform들을 숙고할 것이라고 먼저 친절하게 알려준다. 


신자유주의는 끊임없는 생산과 소비를 강제하고, 이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제거하는데, 리추얼도 이로 인해 사라지는 것 중 하나다. 그 양상은 어떠한가? 끝없이 새로운 것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업데이트해야 하는 세계, 어느 하나에 머무르는 것, 지속하고 끝맺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세계다. 가령 우리는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를 통해 시리즈물을 지칠 때까지 몰아본다. 


저자가 말하는 것은 리추얼이 살아 있던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삶의 방식, 끊임없는 생산과 소비, 욕망과 나르시시즘의 덫에 붙잡힌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나서자는 것이다. 이 책은 이를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며, ”자아의 저편, 소망의 저편, 소비의 저편에서 이루어지며 공동체를 조성하는 새로운 행위와 놀이의 형태를 발명하는 일“에 독자를 초대한다.


그외에도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의 어두운 이면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대목들이 즐거웠다. 


디지털 소통은 주로 흥분에 의해 조종된다. 디지털 소통은 흥분의 즉각적 배출을 장려한다. 트위터는 흥분 매체로 기능한다. 트위터에 기반을 둔 정치는 흥분 정치다. 본래 정치란 이성이요 매개다. 아주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이성은 오늘날 단기적인 흥분에 점점 더 밀려난다.


오늘날에는 끊임없이 도덕화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사회는 난폭해진다. 공손함이 사라진다. 진정성 숭배는 공손함을 경멸한다. 아름다운 교제 형식들은 점점 더 드물어진다. 이런 면에서도 우리는 형식에 적대적이다. 도덕은 사회의 야만화를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도덕은 형식이 없다. 도덕적 내면성은 형식 없이 작동한다. 심지어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는 도덕화 경향이 강할수록 더 불손하다.’ 이런 형식 없는 도덕에 맞서 아름다운 형식의 윤리를 방어해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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