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 - 권기태 장편소설
권기태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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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과장해서 한국판 마션, 아르테미스 같은 소설 <중력> 한국의 앤디 위어 권기태 작가였다. 흥미진진하고 소재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취재로 확실히 검증된 이야기들로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 선발과정을 픽션으로 그렸지만 독자들은 실제 이소연, 고산의 스토리가 연상되고 이 소설이 그 얘긴가 하는 의구심를 떨쳐낼 수 없는 무협지처럼 페이지가 넘어가고 한번 잡으면 놓칠 수 없는 마력의 가독성을 가진 작품이다.


후반 결말 부분을 제외하면 어떠한 은유나 복선이나 비유가 없는 오로지 강속구 직구로만 승부하는 힘있는 스토리 전개가 인상 깊었다. 실제 우리가 지켜봤던 그 우주인 선발과정을 살짝 꼬아서 픽션으로 아주 세밀하게 묘사하고 서술하였다.


저자 권기태는 요즘 아주 핫한 장강명 작가와 비슷하게 동아일보 사회부와 문화부에서 14년 동안 기자로 일했고 2006년에 있었던 대한민국 우주인 선발 경쟁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이 소설을 구상했는데 취재를 시작한 지 13년 만에 책이 출간되었고 집필했던 4년 동안 35번의 개고를 했다고 한다.


내가 뽑은 최고의 몰입감은 4명의 최종 후보자들간의 경쟁과 교재 반출이 적발되는 대목에서 조마조마하며 읽었다. 이 책은 천문학에 대한 이야기면서도 우주인의 선발 과정에서의 우리 삶에 대한 철학을 되새기게 한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눈물의 감동스토리까지 더해져서 아마도 이 소설은 분명히 영화화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주인공 이진우 부터 김태우, 정우성, 김유진에 매칭되는 영화배우들이 떠오른다.



희망은 말이야 날개가 달려서 떠나간다. 하지만 있지, 어느 날 갑자기 힘차게 돌아오기도 하는 거야


태양의 그 모든 불꽃들을 뭉쳐서 둥근 공으로 빛나게 하는 힘이 바로 중력이다. 태양처럼 행성들을 데리고 홀로 사는 별도 있지만 별 두 개나 세 개가 중력으로 묶여서 쌍둥이나 남매들처럼 사는 경우도 있다. 서로 늘 힘을 미치면서 모두에게는 중력이 삶의 조건이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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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한빛비즈 교양툰 2
솔르다드 브라비.도로테 베르네르 지음, 맹슬기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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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말 멋진 일러스트가 열일한 책인데 저자도 글쓰는 작가가 아니라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다. 솔다드 브라비라는 프랑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한 명이라고 한다. 지금은 세계 최대 규모 패션잡지 ELLE에 요즘 사람들의 일상을 매주 연재하고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사회를 꿈꾸며 이 책을 쓰고 그렸다고 한다.


사실 페미니즘 책은 지금 시중에 차고 넘치는 테마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은 만화로 성차별의 역사를 그렸다는 점에서 확실히 차별성이 있다. 우리는 왜 차별을 견디고만 있는지 누구도 알려고 하지 않았던 우리의 역사 <만화로 보는 성차별의 역사> 바로 이책이다.


표지를 열면 일단 강력한 이미지의 여성 역사 연대표가 책 앞표지에 붙어있다. 총 18장의 챕터로 구성되는데 역사 시간 순서대로 엮었다. 첫인류-선사시대-고대시대-중세시대-르네상스시대-계몽주의 시대-세계대전시대-1975~2000-2000년 이후 21세기까지 첫인류부터 지금 현재까지의 모든 역사를 다뤘는데 선사시대에는 수정란 형성에 난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남자는 오로지 자신 때문에 아이가 생긴다고 생각했다.


중세시대에는 독립된 자아를 찾게 된 여성을 두려워한 사람들이 마녀사냥을 시작했고 근대에는 폭력적인 집압과 압력에 굴하지 않고 투표권을 쟁취했다. 지금 현재도 선사시대부터 이어져 온 투쟁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고 여성 차별의 역사는 곡 여성 투쟁의 역사였다.


이 책은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만 읽을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읽고 배우고 깨우쳐야하고 아이들에게는 만화로 쉽게 배우는 성교육이 될 것이다. 그리고 꼰대, 노인, 어르신 분들도 읽으시고 조금이나마 세상이 변했단걸 느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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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육아 - 철없는 딸바보 아빠의 현실밀착형 육아 에세이
제임스 브레이크웰 지음, 최다인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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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도 이런 웃기고 특이한 책들이 나오는구나싶었다. 육아 에피소드로 블로거와 트위터를 하면서 인기를 얻고 쓴 책인데 그게 한국에도 번역이 되어서 나왔다.  제임스 브레이크웰이라는 네 딸의 아빠가 쓴 <좀비육아>이다.


일단 이 책자체가  엉뚱하고 웃긴 문장들로 가득차 있다.

책표지에는 ‘세상에 종말이 오고 좀비가 득실거려도 기저귀는 갈아야한다!’

첫장에는 ‘진실과 무수한 거짓말을 말할 수 있게 해준 내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인터넷에서 내 농담을 읽어준 모든 이에게’

두번째 장에는 ‘이건 다 여러분 잘못이다!’

이정도면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책 전체가 전부 다 이런식의 말투니까 다 읽고 나면 정말 한바탕 재밌는 수다를 떤 기분이 든다.


그리고 세칸짜리 만화가 양념처럼 끼어있는데 그림체는 완전 병맛인데 내용은 재밌다.(저자가 설명하기로는 그림체는 의도한 것인데 아름답고 섬세한 그림은 주의를 흐트러뜨려서..) 이상한 순서도도 자주 나오는데 역시 살짝 병맛이면서 재밌는 논리전개다.

에세이면서 마치 경영, 경제서처럼 도표가 나오고 표로 정리된 정보들이 있는데 역시나 헛소리같은 농담들이다^^

그리고 제목처럼 자꾸 좀비이야기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처음에는 적응이 잘 안되는데 어느 정도 읽으면 오히려 이 괴상한 좀비 스토리에 푹 빠지게 된다.



일단 책의 첫문장들을 발췌하자면, 좀비 습격이 시작될 날짜와 장소를 입맛대로 고를 수는 없다. 그러려고 해고 좀비는 약속을 안 지키기로 유명한 종족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생존을 위해 싸울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

이거 무슨 개소리인가 싶다. 분명히 이건 육아일기라고 집어든 책인데 ㅋㅋㅋ


자기자식이 어떤 아이이고 좀비에 어떻게 반응할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아니, 솔직히 문제는 많다. 살아남으려면 알아야 할 사항이 아직 수백 페이지 남아 있다. 하지만 아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첫걸음이다. 애들에게서 어떤 종류의 도움도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다.



이 책은 대단한 육아법이나 아름다운 하늘이 내려준 선물같은 자식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도 아니다. 육아관련 서적으로 분류는 되지만 여튼 여태까지 세상에 없던 책이다^^ 처음엔 이거 도대체 뭐야 싶다가 킥킥거리면서 웃다가 결국엔 공감하면서 지친 육아생활에 꿀맛같은 치유를 선사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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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영단어 - 한 번만 읽으면 평생 잊을 수 없다
요시노 구니아키.나가이 다카유키 지음, 사토 후미아키 감수, 김은하 옮김 / 윌북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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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15초만에 외운다고? 제목을 보고 좀 의아했지만 막상 펼쳐보니 빵 터졌다. 이건 정말 15초도 길다 싶을 정도로 보자마자 머리에 쏙쏙 꼽힐 그림과 함께하는 단어장이다.



최다 빈출 기초 영단어 3,000개를 그림을 보면서 단어를 뇌에 새기는 이미지 기억법을 활용한 영단어책인데 학습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빨간색 단어 가리개까지 제공 받았다.  


나는 단어를 외울때 여러 번 손으로 쓰면서 암기하는데 며칠 지나면 절만도 머리에 남지 않을 뿐더라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이 책은 이런 나에게 딱이었다. 영단어를 하나의 이미지와 연결하여 머릿속에 담아두게 된다.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는데 PART A는 차이를 결정짓는 중요 단어 1122개 , PART B는 고득점을 위한 필수 단어 758개 마지막 PART C는 시험 전에 확인해야 할 기본 단어 1120개가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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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마흔 고독한 아빠
이시다 이라 지음, 이은정 옮김 / 살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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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올해 드디어 마흔이 되었다. 기분이 썩 좋진 않지만 마흔 기념으로 집어든 소설이 있다.

바로 이 책 <텅빈 마흔 고독한 아빠> 이다. 이 책의 주인공 고헤이는 나와 같은 마흔이지만 나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은 마흔살의 홀아비에 인기없는 소설가였다. 하지만 직업도 환경도 다른 이 소설의 주인공에게서 여러 공감되는 대목들이 있었다. 내가 벌써 중년남자의 쓸쓸함에 공감할 나이가 되었나??? 이런게 바로 소설의 매력 아닌가 싶다.


이 소설은 역시 마흔살의 홀아비 소설가의 일상을 그리며 시작된다. 재밌는 부분은 역시나 소설가의 구체적인 일상과 애환, 심리들을 옅볼 수 있는 점이다. 그리고 책출판의 뒷얘기와 그 과정들을 알게 되어서 재밌게 읽힌다.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1장에서는 책을 출판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묘사했고 2장에서는 책이 출판되어 팔리기 시작하는 내용들이다. 그 와중에도 주인공은 서점직원과 연애를 하고 그 연애스토리가 맛있는 양념이 된다.  


소설은 성공하고 시상식 얘기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문학상 후보에 한번 올랐다가  낙선하고 두번째는 수상하게 된다. 그 스토리에서 수상자 발표를 기다리는 작가의 심리묘사가 특히 인상깊었다.


작가는 책 한 권만 히트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소설 같은 예술 세계에서 성장하는 과정은 착실하게 계단 올라가듯 하는 게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쓰다보면 분명 소설의 신이 선물처럼 줄 것이다. 어떤 한 권을 경계로 작가의 창작력은 엄청나게 향상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가장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한다. 그것을 잘 못 하는 남자는 자신 말고도 많을 것이다.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을 만큼 남자들은 약하다. 고헤이는 소주를 마시며 생각했다. 자신은 소설은 쓸 수 있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본심을 털어놓은 적이 있을까. 거의 없는 것 같다. 그것은 죽은 아내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전적 소설을 마이니치 신문에 연재한 글을 엮은 소설이라고 하는데 어디까지가 실제 저자의 스토리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대강의 줄거리는 고헤이가 아들 가케루와 함께 살면서 아버지로서의 역할과 소설가로서의 직업을 병행하고 있다. 고헤이는 데뷔 후 10년 동안 줄곧 차세대 소설가라는 얘기를 듣고 있지만, 작품은 팔리지 않고 점점 슬럼프에 빠진다. 진전이 없는 집필, 아내의 죽음 뒤에 남겨진 의문, 두 여성과의 연애. 그럼에도 소설가 아빠의 일상은 오늘도 그럭저럭 흘러간다. 그러던 어느 날, 고헤이가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잔잔하던 일상이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하고,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아내의 죽음을 풀 실마리가 발견되는데… 그 이후는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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