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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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ctfullness’, ‘사실충실성’ 은 앞으로 자주 쓰여질 단어가 될 것이다. 손석희의 앵커브리핑에도 한번쯤 인용되지 않을까 싶다. .


확증편향, 막연한 두려움, 편견을 깰 수 있는 팩트의 중요성,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에 관한 책이다. 시야를 좁혀서 대한민국 사회만 들여다봐도 이 같은 팩트의 중요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


목차를 보면 간극본능, 부정본능, 직선본능, 공포본능, 크기본능, 일반화본능, 운명본능, 단일관점본능, 비난본능, 다급함본능 10가지가 나열되어있는데 사실 이 10가지 제목만 봐서는 전혀 감이 안온다. 본문의 수많은 통계자료, 표와 그래프로 설명되는 저자의 논리를 찬찬히 따라가야만 이해가 된다. 하지만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워낙 명쾌한 자료들이라 저자의 논리가 재빨리 파악이 된다. 크게 아쉬운건 이 책의 저자가 2017년 돌아가셨다는 점…


나는 확실히 세상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면에서는 추억팔이가 찝찝하고 옛날 이야기, 옛날 학설들의 구멍들이 별로고 요즘 얘기가 좋고 트렌디한 것들이 좋다.


아무것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지닌 사람은 인간의 노력이 이제까지 아무런 결실도 거두지 못했다고 판단한 채 그러한 결실을 증명하는 수치를 믿으려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인류에 대한 희망을 모두 잃었다고 말한다. 아니면 우리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데도 역효과를 보여주는 극적 수치만 믿는다.


느낌이지 생각이 아니다. 사람들은 세계가 점점 나빠진다고 말하면서 실제로 무슨 생각을 할까? 세계가 점점 좋아진다는 말이 마치 만사 오케이라거나 심각한 문제는 없는 척 외면하라는 말처럼 느껴지고 그러다 보니 이런 말이 터무니 없다고 느낀다.


빌게이츠는 매년 대학 졸업 시즌에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책을 추천해왔는데(그 책은 베스트셀러 직행) 작년에는 간단한 인증만 거치면 대학졸업생들에게 전자책을 무료로 배포해줬다.(짱 멋짐^^) 그 책이 번역되어서 출간되었다.

 이미 페이스북 등에서 영문버전을 읽었다고 자랑하는걸 가끔 보기도 한 책이다.


<팩트풀니스, factfulness>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1800년까지 여성은 아이를 평균 6명 낳았다. 따라서 인구는 세대마다 늘었어야 한다. 그런데 큰 변화가 없었다. 아이 6명중 평균 4명이 부모가 되기 전에 죽는 바람에 2명만 다음 세대에 부모가 되었다. 인간이 살아서가 아니라 죽어서 이룬 균형이다. 몹시 잔혹하고 비극적 일이다.



세계를 아는 것이 지금처럼 중요하지 않았던 몇십 년 전에는 믿을 만하고 이용 가능한 세계적 통계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세계가 변하면서 세계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도 변했다.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주제와 관련해 믿을 만한 데이터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는 무척 새로운 현상이다. 세계에 대한 거대한 오해와 맞선 싸움에서 오늘날에는 그 모든 데이터를 인터넷에서 공짜로 볼 수 있다.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나 그 직원은 채용 생산 마케팅 투자에서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쉽고도 중요해졌다. 세계시장을 데이터로 이해하는 것은 이미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나 세계를 거꾸로 바라보면 데이터가 있어도 그게 잘못되었거나 아예 없을 때만큼이나 세계를 오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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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는 노땡큐 -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이윤용 지음 / 수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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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는 노땡큐

세상에 대들 용기 없는 사람이 뒤돌아 날리는 메롱


라디오 작가 이윤용씨가 쓴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귀여운 표지와 판본의 힐링 에세이다. 특별히 어떻게 해라, 잘 살아라, 노력해라, 꿈을 가져라 같은 잔소리가 없는 편한 이모, 친구가 말해주는 이야기 같다.  함부로 내 인생을 흔드는 사람에게 날리고픈 한마디! 이제 너는 노땡큐! 근데 면전에 대고 노땡큐가 아니라 내 맘속에서 외치고 지우는 소심한 노땡큐다^^


살면서 열받게 하는 연애에서, 직장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는 짜증나는 이벤트들에서 어떻게 마음을 가다듬고 지우고 살아갈 건지에 대한 소소한듯 하지만 소소하지 않는 어쩌면 제일 중요한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이 된다.


반추하기 싫은 사람과 감정들은 절대 저장하지 말고 영원히 삭제하고, 힘이 된 사람과 그 마음들은 보관함에 영구보존한다. 소심한 성격 탓에 앞에서는 아무 말 못 하지만 최고의 복수는 상처 준 사람들을 조용히 내 인생에서 지워버리는 것이다. 이게 과연 내공일지 갸우뚱 하기도 하지만 일단 실현 가능한 최고의 대단 같았다.


4페이지 정도의 짧은 이야기들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지만 인상깊은 대목들이 발목을 잡는다.  삶의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힘이 된 아빠의 한마디 “하는 수 없지”의 철학을 통해 아픈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의 근력을 얻고, 실수를 안아준 선배 언니의 따스한 마음 덕에 지인들의 감사함을 깨닫는 나날도 있다. 쉬는 날 하루 종일 빈둥거려도 자책하지 않고, 약속 시간에 늦을까 봐 뜀박질하는 자신을 손가락질 하지 않는 뻔뻔함에는 삭제 대신 저장 버튼을 눌러본다. 아무리 각박해도 유머만은 평생 잃고 싶지 않다.


감정 끊는 법을 저장하시겠습니까? 유머를 잃지 않게 해주세요, 마음을 내어주고 싶은 당신이 있어서, 우리는 사람이지, 우렁이가 아니니까요 총 4개의 챕터가 있는데 특별한 기승전결은 없는 에피소드들의 뷴류였다. 저자의 글도 좋았지만 핑크빛 편집과 작지만 씬스틸러 같은 일러스트들이 큰 역할을 하는 샤방샤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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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풋 트레이닝 - 적게 일하고 더 많이 인생을 즐기는 방법
가바사와 시온 지음, 전경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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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아웃풋 트레이닝)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대단한 판매실적이 있었다는데 사실 요즘 그런책은 계속 한국에 소개되고 있어서 놀랍지도 않다. 나는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과정도 중요하고 과정이 정의로워야 하는건 기본이다. 하지만 과정만 떳떳하고 성과가 부끄러운데 과정으로 위안받고 혼자 자위하는건 싫다.

솔직하고 현실에 맞는 얘기를 하는 이 책의 논리가 나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아웃풋, 성과를 내는 훈련법,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조언이고 필수 역량이다.


압도적으로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인풋보다 아웃풋을 중시한다! 이 문장 아주 힙하다.


이 책의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저자의 직업이 정신과 의사라는 점이다. 그래서 책의 논리와 주장을 뇌과학적 접근법으로 풀어낸다. 지식을 인풋하면 그걸 꺼내는 아웃풋도 해야 한다. 실제로 지식을 아웃풋하면 뇌가 그걸 중요한 정보로 파악하고 장기 기억으로 보존하여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뇌과학의 법칙이다.

인풋(input)이란 뇌 안에 정보를 넣는, 즉 ‘입력’하는 것. 아웃풋(output)이란 뇌 안에 들어온 정보를 뇌 안에서 처리하여 바깥으로 ‘출력’하는 것을 가리킨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읽기’ ‘듣기’가 인풋이고, ‘말하기’ ‘쓰기’ ‘행동하기’가 아웃풋이다. 그러나 직장인의 약 90퍼센트가 인풋을 중심으로 배우고 일한다. 즉 아웃풋을 하지 않음으로써 소중한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서두에 아웃풋의 기본 법칙들을 제시하고 본본에서는 80가지 아웃풋 방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마무리는 아웃풋 능력을 향상시키는 훈련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80가지 아웃풋 방법은 과학적 전달화법,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글 쓰는 법,압도적으로 결과를 내는 행동하는 법으로 분류하였다.


인상깊었던 대목들을 정리해보면

아웃풋의 기본법칙 네가지 :  2주일에 3번 쓴 정보는 장기간 기억된다, 출력과 입력의 사이클 ‘성장의 나선계단’, 인풋과 아웃풋의 황금비율은 3:7, 아웃풋 결과를 고찰하고 다음에 반영한다


아웃풋능력을 향상시키는 7가지 훈련법

일기쓰기 :간단하면서도 최고의 아웃풋 훈련법

건강에 대해 기록하기 : ‘체중’ ‘기분’ ‘수면시간’을 매일 기록

독서감상 쓰기 : 책을 읽으면 반드시 그 감상을 쓴다

정보 제공하기: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SNS에 쓰기 : 정보를 올리는 첫 단계 ‘아는 사람들에게 올리기’

블로그 쓰기 : ‘인기블로거’가 되기 위한 3가지 비결

취미에 대해 쓰기 : 니아 지식을 살려서 ‘사람을 움직이는’ 글을 쓴다


저자는 타이핑보다 압도적인 손 필기의 효과를 알려주며 메모하고 낙서하는 것이 기억에 가장 오래 정착된다고 전한다. 매일 노트를 작성하면 배우는 속도가 몇 배나 빨라진다. 10년 가까이 노트를 작성한 저자 나름의 노트 정리법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기획서 쓰기와 메일 보내기, 프레젠테이션 슬라이드 만들기 등은 직장인의 업무술을 한층 높여주어 적게 일하고 보다 많은 시간을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행동하기(DO)’이다. ‘행동하지 않고 성장은 절대로 불가능하다. ‘일주일에 2시간씩 유산소운동을 한다’고 노트에 100번 써봤자 실제로 운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변하지 일어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압도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궁극의 아웃풋 실천 법칙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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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들은 게으르지 않다 - 사춘기 아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부모의 심리학 행복한 성장 3
애덤 프라이스 지음, 김소정 옮김 / 갈매나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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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이 책을 읽다보면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이기도 하지만 내가 10대 사춘기일때 그랬었지 하는 공감, 놀라움 , 재미 들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자녀 교육법에 대한 책이지만 특이하게도 그 중에서도  10대 남자아이들을 특정해서 연구한 책이다. 25년 경력의 임상심리학자이자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인 미국의 애덤 프라이스가 쓴 이 책은 스트레스에 약하고 속으로는 겁에 질려 있는 10대 남자아이들의 심리분석과 그런 아들을 키우는 부모의 슬픔과 실망 다독여주는 책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10대 남자아이의 심리 탐구를 다루고 후반부는 아들의 친밀한 협력자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준다.

남자아이의 심리탐구에서는 우리가 너무 아들에 대해서 모르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는 너무나도 빠르게 변화하는 아들의 몸과 마음 때문이라고 한다. 10대에게는 갑자기 모든 것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느껴지는데 거짓말을 하지 않는 10대는 없고 아들이 모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들의 뇌는 아직 성장 중인데 유연하지만 예민한 아들의 뇌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과 아주 쉽게 폭발하는 이유를 분석한다.



이 책의 제목 <당신의 아들은 게으르지 않다>와 같은 챕터가 있는데  내 아들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자신과 힘겹게 싸우는 중이고 아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데 정말로 하기 싫은 일을 시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들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아들에게는 부모라는 받침대가 필요하고 아들이 스스로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돕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후반부의 아들의 친밀한 협력자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에서는 아들의 자부심을 길러주는 단 한 가지 방법,

부모와 자식 사이의 경계, 아들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줘야 하는 순간, 아들에게 더 나은 선택권을 주는 연습, 권력 투쟁을 피하는 방법,아들을 위해 ‘기꺼이’ 실패할 수 있어야 한다,“너는 정말 똑똑한 아이야.”라고 말하지 마라

불확실함을 참는 능력을 기른다는 것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다.


내가 특히 와닿았던 대목은 부모를 기쁘게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아이를 놔줘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너는 내가 살았던 인생보다 훨씬 나은 인생을 살아야 해”,아이가 당신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것은 아닌가를 고민하고 수천 번 작별 인사를 해야 하는 것이 부모의 일이란걸 명심해야 된다고 한다.


부모는 아들을 과대평가하는 동시에 과소평가한다. 마음만 먹는다면, 정신만 차린다면 치열한 경쟁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따라다니며 간섭하고 도와주기도 한다. 자신이 아들을 좋은 방향으로 교정할 수 있다고 믿는 부모도 많다. “숙제는 했니?”, “오늘은 뭐 할 거니?”와 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면 끝내 아들에게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행동을 다그쳐서 부끄럽게 만들거나 죄책감이 들게 하면 아들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부모 때문에 아들은 더욱 지레 포기하는 아이가 된다. 자식을 위해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도움을 주는데 왜 나쁜 결과가 나오는 걸까?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들의 친밀한 협력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아들을 대하는지 자각해야 한다.


10대 아들과 대화하는 법

아들이 거칠게 싸우려고 들거나 꼼짝도 하지 않으려고 하거나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그냥 입을 다물고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다고요? 만일 그렇다면 현재 대화 방법이나 질문 유형, 규칙을 버리세요. 그리고 아들의 저항에 유연하게 대처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아들은 더 심하게 저항할 것입니다. 아들과 벌이는 논쟁을 멈추고 아들이 무엇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한다고 말해주세요.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나열한 긴 목록을 보면서 당신은 ‘그럼 무슨 말을 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25 대 75 규칙을 명심해야 합니다. 아들과 대화할 때 당신은 말하기는 25퍼센트, 듣기는 75퍼센트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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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나무에 오릅니다 - 여성 생물학자의 삶과 모험
마거릿 D. 로우먼 지음, 유시주 옮김 / 눌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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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책을 읽으며 나무에 대한 사랑을 함께 나누고 한국의 다음 세대를 위해 숲을 보전하는 데 보탬을 줄 거라 확신합니다’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의 독자에게 보낸 메세지다. 나 역시 숲과 나무를 좋아하고 등산을 좋아한다. 그런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나름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읽다보니 항상 새롭고 신선한 소재의 책들을 찾는데 눌와출판사는 항상 그 기대를 충족시킨다. 열대 우림에서 펼쳐지는 동식물들의 독특한 생존 방식과 그 세계를 탐험해 온 여성 생물학자 본인의 이야기를 직접 적은 에세이면서도 자연과학서적도 될 수 있는 책이다. 바로 떠오르는 책이 작년쯤 베스트셀러로 인기를 끌었던 <랩걸>이다. 거의 쌍둥이 같은 책이면서도 또 다른 개성이 있는, 랩걸이 좋았다면 이 책 역시 좋을 것이다.



숲 우듬지 : 숲의 꼭대기 쪽의 줄기와 가지.

이 책을 읽으며 숲 우듬지란 단어를 알게 되었다. 우듬지라는 순우리말을 알게 해준 옮긴이에게도 칭찬을 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숲 우듬지에 대한 것이 아닌 숲우듬지와 연관된 모든 생태계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숲우듬지는 접근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수백 년 동안 과학적 연구의 손길이 닿지 못했던 세계였다. 저자인 마거릿 D. 로우먼은 숲우듬지 연구의 선구자로서, 나무를 직접 기어올라야만 했던 시절부터 현재까지 활발하게 숲우듬지 연구에 힘쓰고 있다. 그 덕분에 대부분의 접근 기술을 시험 가동했으며, 탐사 장비의 발전 과정을 현장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저자는 열대림의 숲우듬지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온갖 동식물의 생태를 꼼꼼히 기록했다. 또한 정글 속에서 겪은 모험담은 물론이고 육아와 연구를 병행해야 했던 여성으로서의 고충을 생생하게 담았다.



책의 초반부는 호주우림의 숲우듬지 경험이 나오고 여성과학자로서의 삶과 일상, 연구활동 그리고 숲과 나무에 대한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이어진다. 그러다 밀림이 아닌 갑자기 바다이야기가 나온다. 그건 바로 산호초들을 탐사하는 이야기, 바다 속 숲이야기였다.


애벌레들은 숙주식물의 가지 위 또는 근처에서 절대로 떨어져서는 안된다. 숲속에 사는 풍뎅이 애벌레들은 새들이 날아오를 때 또는 바람이 잎을 흔들어 댈 때 숲우듬지에서 우수수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 자신들이 원래 머물던 곳으로 돌아갈 능력이 없는 수천마리의 애벌레들은 결국 죽고 만다.


연구 생활을 하다 임신하고 출산을 한 경험도 이야기 한다.

나는 한 가지 대단한 일을 해냈다. 가문의 상속자이자 미래의 농부가 될 두 아들을 낳은 것


지상최대의 제비뽑기라는 아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의 챕터도 있는데 그건 숲우듬지에서 태어나 세상으로 퍼져나가기 위해서 즉 씨앗들이 당첨 되려면 어려운 5단계의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된다는...,숲 바닥까지 안전하게 떨어지고 발아에 성공하고 떡잎 단계를 무사히 넘기고 예기치 않게 찾아오는 기회를 통해 빛을 받음으로써 나무로 자라는 그 어려운 단계들에서 모두 성공해야된다는...


내가 지금까지의 인생 여정을 통해 획득한 가장 뜻깊은 통찰은 불평을 하든 소리를 지르든 똑같은 힘이 들지만 그 결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다르다는 사실이다. 불평하는 대신 소리 지르는 법을 배우라 그것이 내가 배운 가장 값진 가르침이었다.





특히 저자가 좋아하는 나무는 무화과나무다. 이 나무는 다른 나무들과 달리 숙주 나무에 싹을 틔우고 위에서 아래로 자라며, 그러한 방식으로 자기 입지를 성공적으로 확보한다. 저자는 ‘과학 하는 여자’로서 무화과나무를 통해 위안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이 나무는 불굴의 의지와 독특한 생존 방식으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열대 우림 속에서 자신이 뿌리 내릴 공간을 확보해 나간다. 다른 나무들과 달리 위에서 아래로 뻗어 나가는 무화과나무의 능력은 늘 소중한 가르침으로 느껴졌다. 남들이 덜 간 길로 가면 또 그 나름의 이점이 있다는 가르침. 현장생물학을 하는 여성으로서 나는 그러한 진실을 새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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