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창업 방랑기 - 3년 78개국이 알려준 돈의 달고 쓰고 짠맛
정윤호 지음 / 꼼지락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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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표지의 문구를 보고 솔직히 믿지를 못했다.

3년 동안 78개국이나 돌아다닌다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의구심,  그리고 그 여행이 창업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창업 방랑기였다. 저자는 그 여행 이후 여행과 창업 강의를 하며 남미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아주 멋지고 괴짜같지만 책을 읽어보면 허풍은 아니란걸 확인할 수 있다.


책은 3개의 챕터로 나눈다. 돈의 단맛, 돈의 쓴맛, 돈의 짠맛이다. 각 챕터마다 6~7개국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요즘 세계여행과 관련된 감성충만 여행기들이 차고 넘치지만 이 책은 오로지 돈을 위한, 창업을 위한 목적이 뚜렷한 여행기라 읽고 싶게 만들고 막상 읽어봐도 일상에 길들여진 나태함을 깨부수는 책이다.


그리고 저자 특유의 유쾌한 문장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전세계 창업 트렌드를 소개하며 이런저런 아이디어와 자극을 주는 내용들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여행중에 찍은 사진들이 볼거리를 더해줬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발췌해보자면


중국에서의 3일만에 돈이 되는 물건을 찾는 이야기에서 칭다오 시장에는 장난감처럼 보이는 철사 뭉치 제품이 있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거짓말을 보태면 100가지 모양으로 변했다. 꽃도 되었다가 항아리도 되고 접으면 납작해지고 이러한 수많은 변형을 판매자가 예술에 가깝게 시연한다. 놀라운 건 한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시연하는 손보다 더 빠르게 설명을 한다. 거리의 예술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코워킹스페이스가 요즘은 여기저기 생기고 있는데 덴마크에서 저자가 경험했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세계 곳곳에 코워킹 스페이스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유럽을 다니다보면 어렵지 않게 코워킹 스페이스를 발견할 수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대개 카페와 임대업이 결합된 곳이 많다. 본질적으로는 스타트업 육성 장소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에게 익숙한 다방과 코워킹 스페이스는 닮은 점이 있다. 다방에서 사람들이 모여 인적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하는 면은 코워킹 스페이스와 역할이 크게 다르진 않다. 신사업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 같지만 찾아보면 유사하거나 비슷한 아이디어의 상품들이 이미 있다. 그것이 다 사람들의 교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코워킹 스페이스는 한국의 다방문화와 꼭 닮아 있다.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영국 이야기에서는

‘잭 더 리퍼 흔적 찾아 걷기’는 살인 마 잭의 범행 현장을 늦은 밤에 투어하는 상품이고, ‘셜록 홈즈 걷기’는 책 배경이 된 사건 장소를 찾아가는 상품이다. ‘스파이와 방첩대원의 런던’은 템스강에서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되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영국에 대한 환상이라든가 동경은 없지만, 창의적인 여행 상품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테마를 만들어 도심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투어 상품도 여행자에 게 그 도시를 사랑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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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브랜드는 이렇게 만드는 겁니다 - 시장을 장악하고 트렌드를 만든 스타트업 성공 로드맵
김유림.박준회 지음 / 북클라우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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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브랜드는 이렇게 만드는 겁니다>


이 책은 아주 명료한 책이다. 요즘 핫한 스타트업 기업 10곳에 대한 성공로드맵을 옅볼수 있다

챕터가 11개인데 그 10개 기업마다 한 챕터를 차지하고 제일 첫번째 챕터는 그 10곳의 성공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공에 이를 수 있었던 공통점을 정리했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이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고 체계적으로 명료하게 내가 책을 읽는 목적을 확실히 충족시켜주는 이런 구성의 책이 나는 좋다.


일단 그 10개 기업은 야놀자, 마켓컬리,마이리틀트립, 오늘의집, 아이디어스, 오픈갤러리, 더부스 브루잉, 오가다, 열린옷장, 이음이다. 이름만 들어도 감탄이 터지는 어쩜 이리 지금 당장 트렌디하고 힙하고 궁금했던 회사들만 골라서 그걸 또 이렇게 낱낱히 파헤쳐서 분석했을까하는 만족감에 흐뭇해진다.


이번 책 리뷰에서 그 모든걸 요약해서 까발릴 수는 없고 일단 이 기업들의 공통점과 야놀자, 마켓컬리, 오픈갤러리, 오가다만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이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으로 꼽히는 것은 이전에 있었던 사업아이템을 창의적으로 발전시켰고 시장 확장성이 높은 사업아이템을 선점하며 규제나 관련 이익 단체들의 반발에서 자유로운 아이템,  감성마케팅과 기술투자에 소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야놀자는 이수진 대표의 흙수저 인생성공 스토리 자체가 드라마였다. 야놀자는 스스로가 성장을 넘어 진화했다. 다음카페에서 닷컴으로, 닷컴에서 모바일 정보제공으로, 모바일 정보제공에서 모바일 커머스로 플랫폼이 진화했다. 이 과정에서 야놀자는 중소형 숙박 업소의 예약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섰다. 야놀자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모텔도 변했고 그와 함께 모텔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마켓컬리의 사례에서는 의외로 유니클로의 히트텍 전략이 언급 되었다. 고객을 유도하는 트래픽 드라이버로 히트텍을 사기 위해 유니클로의 매장을 방문한 손님은 자연스럽게 다른 제품도 구경한다. 마켓컬리도 큐레이션과 히트텍 전략을 적즉 벤치마킹했다. 그 히트텍은 유유, 계란, 빵이었다. 그리고 빙산의 일각 광고 원칙이 인상 깊었는데 마케팅이 과장됐거나 거짓말을 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고객은 기업에게 등을 돌린다.


오픈갤러리는 미술품렌털 서비스 제공 업체이다. 렌털비용은 한달에 39000원 부터다. 홈데코 영역에서 그림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미술시장에서 인테리어 시장으로 영역을 넓혔다. 두개의 서로 다른 시장을 연결시켜 틈새시장을 찾은 것이다. 오픈갤러리는 앞으로 다양한 작가 및 작품 풀과 전문성 있는 큐레이터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미술품 투자 시장에도 진출 할 계획이라고 한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오가다를 창립한 최승윤 대표는 한방차의 대중화를 목표로 20~30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맛의 변화를 시도하고 단맛을 내는 소재를 이용해 차를 개발했다. 그리고 한방차 대신 블렌딩티라는 리네이밍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느낌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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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순례길이다 - 지친 영혼의 위로, 대성당에서 대성당까지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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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주변지인들이 스페인 순례길이라는 여행을 떠나길래 나는 자세히 알아보려 하지 않고 왜 돈주고 고생하는지 이해를 못했는데 요즘은 정말 해외여행에서 제일 핫한 곳인듯 하다. 거기다 <스페인 하숙>이란 TV프로그램까지 인기를 얻으니 이게 도대체 뭔지 알아보고 싶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나게되었다.


이 책은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가는 길 중 가장 길고 아름다운 박물관이라는 평을 듣는

프랑스 길을 마드리드 건축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스페인 건축 전문가이자 이 책의 저자 김희곤과 함께 겉는 여정이다. 그 여정에는 풍부한 사진과 역사적, 종교적 그리고 건축학적 해설까지 더해진 이야기다.


특히 이 책이 단순 여행가이드북이 아닌 이유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히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한 여행지가 아닌 역사를 온몸으로 품고 있는 대성당과 대성당들, 인류가 영혼으로 구축한 건축과 건축들을 연결하는 장소이기에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이자 문명이기 때문이고 저자 김희곤은 그 문화와 문명에 대해 이 책에서 이야기한다.


간단하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설명하자면 ‘산티아고’는 ‘사도 야고보’를 스페인어로 부르는 이름이다. 예수의 열두제자 중 최초로 신앙을 위해 순교한 사람인 산티아고는 산티아고 대성당에 묻혀 있다. 산티아고의 무덤, 즉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걸어가는 순례길을 스페인어로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라 부른다. 이는 ‘산티아고의 길’이라는 뜻이지만, 우리나라엔 ‘산티아고 순례길’로 널리 알려져 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서두에 프랑스 길에 대한 역사와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그 다음 6군데의 포인트를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제일 먼저 프랑스 길의 제로 포인트 파리를 시작으로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의 피라미드, 파리 개선문, 에펠탑 , 생 미셸 성당에 대해 안내를 한다.

그리고 순례자의 공식체류지인 팜플로나를 안내하는데 피레네 산맥, 론세스바예스 산티아고 성당, 라라소아냐,팜플로나 대성당,팜플로나 시청에 대한 내용들이 실려있다.

그 다음으로 부르고스, 그 다음은 레온 마지막으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각 챕터별로 안내하는데 산타 마리아 데 에우나테 성당,,산타 마리아 라 레알 수도원, 산 펠리세스 수도원, 산 후안 데 오르테가 수도원, 부르고스 대성당, 산 미겔 데 리요 성당,레온 대성당, 카라세도 수도원, 산타 마리아 라 레알 성당, 사모스 수도원, 산 니콜라스 요새 성당등을 상세하게 다룬다.


작가가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며 정리한 글들과 직접 그린 건축 스케치들, 직접 찍은 사진들이 순례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독자들은 더 깊은 사색과 순례길여행에 가고 싶은 충동이 폭발하게 된다.



초반에는 저자가 스페인 지도에 이층 건물을 그리고 건축학적으로 해설하는 대목이 인상 깊다.  스페인 건축을 2층 집에 비유하면 1층은 이슬람 건축이 되고, 2층은 기독교 건축이 될 것이다. 프랑스 길을 따라 팜플로나, 부르고스, 레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건축은 스페인 건축의 대들보가 될 것이다. 기독교 세력이 연대해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구축한 프랑스 길을 따라 신들의 궁전이 줄지어 서 있다. 오비에도가 스페인 기독교 건축의 용마루라면 레온 대성당, 부르고스 대성당, 팜플로나 대성당은 산티아고 대성당으로 이어진 스페인 건축의 대들보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산티아고 대성당의 대문이었다.


얼마전 화재가 발생해 전세계인들에게 아쉬움을 준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한 대목도 있다. 중세 프랑스 길의 제로 포인트이자 스페인 중세 건축의 대 문이었다. 12세기 중엽 제2차 십자군 전쟁의 출발지였다. 파리의 중심은 로마 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센강에 배처럼 떠 있는 시테섬이었으며 그 심장은 노트르담 대성당이었다. 파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이 바라보고 있는 샹젤리제를 축으로 발전했다. 파리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3세기 로마에서 출발해 파리에 도착한 첫 번째 순례 자 생 드니의 순교와 마주한다. 노르트담 대성당의 성모 마리아 문에 그의 죽음이 부조로 새겨져 있다. 생 드니의 부조 앞에 프랑스 길의 제로 포인트가 놓여 있다.


이 책의 긴 여정의 마무리와 같은 대목을 꼽자면

중세 사람들은 사람이 더 이상 걸어갈 수 없는 대지의 끝을 ‘피스테라’라고 불렀다. 중세 모든 대성당과 성당들은 하나같이 동쪽에 제단을 세우고서 피스테라가 있는 서쪽을 바라봤다. 해가 지는 대서양에 면한 피스테라는 예수의 부활을 상징하며 인간이 궁극적으로 도달할 수밖에 없는 죽음을 암시했다. 육체의 발길이 멈추는 무시아와 피스테라는 신화의 세례를 받은 역사적인 건축물과 유적들이 산티아고의 발코니처럼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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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바른 나쁜 인간 - 도덕은 21세기에도 쓸모 있는가
이든 콜린즈워스 지음, 한진영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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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서 <예의바른 나쁜인간> 원제를 찾아보니 <Behaving badly>였다.


그 따분한 도덕에 대한 책이다. 그 따분한 도덕에 대해 그래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최대한 흥미롭게 구성한 책이다. 저자와 함께 각 챕터마다 도덕을 이야기한 사람들의 리스트만 봐도 호기심이 생기고 다루는 멋진 화두와 질문들이 이 책을 집어들게 했다.


저자 이든 콜린즈워스는 왜 인간은 스스로를 도덕적이라 착각할까? 과연 지금의 도덕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 도덕이란 무엇일까? 이 질문들에 답을 얻기 위해 각계각층 독특한 분야의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 명의 사람을 죽인 살인범, 기업 내부 비리를 고발해 내쫓긴 CEO, 불륜 사이트 운영자, 뇌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관점을 옅볼 수 있다.  


가장 파격적인 인터뷰 대상은 두명을 죽인 살인범이었다.  

폭력적인 가정에서 자란 그는 ‘정상적인 직업을 가진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지 몰랐다고 고백한다. 역시 도덕은 절로 생성된다기보다 환경에 따라 형성되는듯 하다.


이 책에서 특히 호기심을 유발하는 불륜 사이트 애슐리매디슨의 운영자는 ‘지구상에서 불륜이 일어나지 않는 곳은 없다’고 말하며, 자신은 원래부터 존재했던 사람들의 욕망을 실현해줬을 뿐이라 주장한다.


시원한 사이다 같은 대목도 있었는데 고대의 권력의 핵심이 신과 직접 소통하는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었다면 어느 부족이나 공동체에서든 신에게 위임받은 지도자가 옳고 선하다고 천명한 사항이 그 집단의 규범이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윤리라고 부르는 것은 권력자들의 이해관계에서 시작되었고 도덕이라는 개념도 실제로는 교묘하게 변장한 권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여기저기서 도덕, 윤리, 예의 등에 대한 기원과 개념 독자들이 사색에 빠져들게하는 질문들이 있고 그에 대한 해답도 어느 정도 알려준다.  


종교에 대한 대목에서는 대부분의 종교는 처음에는 훌륭한 도덕체계였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방식은 사악해서 이론과 실제의 지독한 모순을 보여준다고 했고 종교적 믿음없이 존경할 만한 행동에 이르려면 그리고 그 상태를 유지하는 데 성공하려면 초인적인 수양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인간의 수치심은 돈이 관련될수록 사라지기 쉽고 경제적 비용과 무관할수록 감정이입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요즘 유럽 선진국들의 이민자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대목도 인상깊었다

열린 마음을 가졌다고 보이는 사람들이 원하는 해결책은 소수를 자기들 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지, 자신들이 소수 편에 들어가는 것은 상상도 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길은 타자들과의 연대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에로틱 로맨스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미국 남부 주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미국의 성서지대, 즉 도덕의 뿌리가 정치적,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인데도 말이다.


좋아하는 작가 마거릿애트우드와의 만남도 인상깊었던 대목이었다.

도덕, 그러니까 사람들이 생각하는 옳고 그름에 관한 얘기할 때는 문제의 껍질을 벗겨내고 사람들이 이 일을 왜 찬성하거나 반대하는가 저들은 어떻게 먹고사는가?라고 자문해봐야 해요

우리에겐 이기적 유전자도 있고 이타적 유전자도 있다. 이기적 유전자로 끌어당기는 힘의 방향을 바꾸는 것은 선을 향한 의지이며 그것이 우리를 확실하게 도덕적인 방향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그외 메모하고 기억하고 싶은 대목들을 정리 해보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도덕적이지도 않고 비도덕적이지도 않으며 누군가의 도덕성 여부는 그의 결정과 행동에 달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 사람의 삶은 수많은 진실로 이루어졌으며, 그중 어떤 것은 비난받을 행동이고 또 어떤 것은 초인처럼 용감한 행동일 거라는 말도 했다.


내가 특정 종교보다 내면의 양심을 더 믿는다고 해서 종교가 도덕에 미치는 상당한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인류는 가능한 한 모든 도움을 받아야 한다. 솔직히 말해 우리의 양심에만 맡겼을 때는 그 결과에 실망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애슐리매디슨 회원들이 자신들의 성생활에 관한 은밀한 상세 정보를 기꺼이 제공하려는 경향에 대해 듣다 보니, 사회 전반에 모종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그의 의견에 수긍이 갔다. 그 모종의 변화란 프라이버시에 대해 특이한 태도를 취하고 스스로 자신의 정보와 사진을 무차별적으로 공유하는 신세대의 집단적 욕구다.


왜 어마어마하게 부유한 배우나 뮤지션은 기후변화, 인종차별, 성차별, 성학대, 그리고 기업의 탐욕에 관해 우리를 꾸짖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책의 구성은 총 5부로 나뉘는데 인간은 선한 존재일까라는 서두로 시작해서  2부 우리는 언제, 어떻게, 왜 나쁜 짓을 할까, 특히나 흥미로웠던 3부 도덕의 패러다임을 뒤엎는 섹스

현대 사회에 시사점을 던져주는 4부 시시각각 바뀌는 도덕의 기준, 마지막에는 5부 도덕의 미래로 새로운 가족개념, 동성애, 이기적유전자, 로봇 등의 이슈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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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 - '엉뚱한 질문'으로 세상을 바꾸는 SF 이야기 내 멋대로 읽고 십대 3
김보영.박상준 지음, 이지용 감수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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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SF장르를 동경하고 사랑하지만 자주 읽지는 못하는 독자다. SF소설이 아닌 색다른 시도가 돋보여서 집어든 <SF는 인류 종말에 반대합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쓴 책이란 걸 알고 살짝 실망했지만 읽어보니 청소년이 아닌 나같은 아저씨가 읽어도 재밌다. 재밌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의외의 깊은 사색에 잠기게 되고 이런 저런 화두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진기한 책이었다.


이 책이 SF소설이 아니면 뭐라고 말해야 될까?...SF세계로의 초대장? 여튼 이 책은 한국 대표 SF 작가 김보영과 서울SF아카이브 대표 박상준이 실제 인터넷 설문 조사로 모집된 질문들에 답하며 토론한 이야기들을 엮은 형식이다.


이 책의 설정은 솔직히 좀 유치한 면이 있다. 자기가 미래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로봇이  50년 뒤에 인류가 멸망하는데 그 멸망을 막기 위해 토론을 한다고? 로봇의 엉킨 데이터가 정돈되어 인류를 멸망으로부터 구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데…  여튼 그래서 작가 지망생, SF 덕후, 공대생, 기자, 영화제 직원 다섯 사람이 토론을 하는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재밌는 질문들이 많이 나오는데  ‘몸을 기계로 바꿀 수 있다면 성별에 의미가 있을까요?’, ‘블랙홀에 빠지면 어떻게 되나요?’, ‘SF 영화에서 외계인들은 왜 그렇게 지구를 침공하나요?’ 등 한 번쯤은 상상해 보았을만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들이다.


책의 구성은 4부로 나뉘는데 총 10가지의 질문에 2부 ‘나와 다른 너’에서는 젠더에 대한 SF적 상상, 미래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철학, 인류는 어떤 방식으로 진화하게 될까 등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최근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혐오’와 ‘차별’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도 가질 수 있었다.  


3부 ‘우리는 영원하지 않다’에서는 인류의 종말과 미래,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 4부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상으로’는 인류의 우주 진출, 외계인, 시간여행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다.

인상적인 대목들을 발췌해보면


Q. 지구가 아닌 어딘가에는 제3의 성도 있을까요?


상덕: 그거 바로 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 이야기네요!

《어둠의 왼손》 어슐러 르 귄 Ursula Le Guin, 1969

사회적 성을 포함해 성 문제를 다룬 걸작이자 여성학의 고전이죠. 이 소설 속 행성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남성, 아니면 여성으로 변해요. 이런 세계에서는 성 역할이 고정될 방법이 없어요. 르 귄은 성 역할이 고정되지 않은 유토피아를 상상한 거죠.

처음에 주인공은 이런 외계인을 보고 혼란을 느껴요. 하지만 그 세계에서 한동안 지내면서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를 친구와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교류를 한 뒤에는, 자기 별에 돌아가서 성 역할이 나뉜 세계에 오히려 혼란을 느껴요. 이 소설의 멋진 점은 독자들도 책을 읽고 나면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는 거죠.


(……)

공순: 제3의 성을 찾기 위해 지구 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어요. ‘테트라하이메나’라는 단세포 생물은 성이 일곱 가지나 된다고 하죠. 이 생물은 스물한 가지 조합으로 번식할 수 있어요. 그리고 식물이나 작은 생물들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암수한몸은 일반적이다시피 해요.

어류와 양서류에도 흔하죠. 성별을 바꿀 수 있는 물고기만 400종이 넘는 것 아세요? 〈니모를 찾아서〉의 니모도 그중 하나죠.


중세 온난기

4세기에 지구는 지금보다 훨씬 더웠다는 연구가 있어요. 유럽에서는 작물이 풍작이었고 특히 포도가 잘 익었다고 하죠. 먹을 것이 많고 풍요로우니 사람들이 신을 찬미하게 되고, 남아도는 노동력으로 성과 교회를 대량으로 지으면서 중세가 시작되었다는 거예요. 반면 미 대륙은 가뭄으로 흉작이 이어졌고, 그게 잉카 문명 멸망의 원인이라고도 해요.

그러다 14세기쯤에는 다시 지구가 추워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기근이 이어지고 흑사병이 돌면서, 사람들이 이제 신을 믿지 않게 되며 중세는 몰락하기 시작했다는 거죠.


Q. SF 영화에서 외계인들은 왜 그렇게 지구를 침공하나요?


작가: 상덕이 말했다시피 그것도 하나의 은유지요.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악마의 역할을 SF에서는 외계인이 대신하는 거예요.

상덕: 적이 인류가 아닌 존재라는 점에서 도덕과 윤리의 문제를 날려 버릴 수 있으니까요. 무자비하게 퇴치해도 문제가 안 되게 말이죠. 단순한 스토리를 만들기 좋은 소재죠.

직원: 좀비처럼 말이죠?

상덕: 웰스의 《우주 전쟁》은 처음으로 지구 바깥의 적을 상상한 작품이에요. 《우주 전쟁》이 라디오 드라마로 방송되었을 때, 시민들이 정말 외계인이 침략했다고 믿고 대피 소동을 벌인 에피소드는 유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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