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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창업 방랑기 - 3년 78개국이 알려준 돈의 달고 쓰고 짠맛
정윤호 지음 / 꼼지락 / 2019년 4월
평점 :
책 제목과 표지의 문구를 보고 솔직히 믿지를 못했다.
3년 동안 78개국이나 돌아다닌다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의구심, 그리고 그 여행이 창업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창업 방랑기였다. 저자는 그 여행 이후 여행과 창업 강의를 하며 남미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는 아주 멋지고 괴짜같지만 책을 읽어보면 허풍은 아니란걸 확인할 수 있다.

책은 3개의 챕터로 나눈다. 돈의 단맛, 돈의 쓴맛, 돈의 짠맛이다. 각 챕터마다 6~7개국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요즘 세계여행과 관련된 감성충만 여행기들이 차고 넘치지만 이 책은 오로지 돈을 위한, 창업을 위한 목적이 뚜렷한 여행기라 읽고 싶게 만들고 막상 읽어봐도 일상에 길들여진 나태함을 깨부수는 책이다.

그리고 저자 특유의 유쾌한 문장이 읽는 재미를 더해주고 전세계 창업 트렌드를 소개하며 이런저런 아이디어와 자극을 주는 내용들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여행중에 찍은 사진들이 볼거리를 더해줬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을 발췌해보자면
중국에서의 3일만에 돈이 되는 물건을 찾는 이야기에서 칭다오 시장에는 장난감처럼 보이는 철사 뭉치 제품이 있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거짓말을 보태면 100가지 모양으로 변했다. 꽃도 되었다가 항아리도 되고 접으면 납작해지고 이러한 수많은 변형을 판매자가 예술에 가깝게 시연한다. 놀라운 건 한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시연하는 손보다 더 빠르게 설명을 한다. 거리의 예술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코워킹스페이스가 요즘은 여기저기 생기고 있는데 덴마크에서 저자가 경험했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세계 곳곳에 코워킹 스페이스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유럽을 다니다보면 어렵지 않게 코워킹 스페이스를 발견할 수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는 대개 카페와 임대업이 결합된 곳이 많다. 본질적으로는 스타트업 육성 장소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에게 익숙한 다방과 코워킹 스페이스는 닮은 점이 있다. 다방에서 사람들이 모여 인적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하는 면은 코워킹 스페이스와 역할이 크게 다르진 않다. 신사업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것 같지만 찾아보면 유사하거나 비슷한 아이디어의 상품들이 이미 있다. 그것이 다 사람들의 교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코워킹 스페이스는 한국의 다방문화와 꼭 닮아 있다.

이야깃거리가 가득한 영국 이야기에서는
‘잭 더 리퍼 흔적 찾아 걷기’는 살인 마 잭의 범행 현장을 늦은 밤에 투어하는 상품이고, ‘셜록 홈즈 걷기’는 책 배경이 된 사건 장소를 찾아가는 상품이다. ‘스파이와 방첩대원의 런던’은 템스강에서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가 되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영국에 대한 환상이라든가 동경은 없지만, 창의적인 여행 상품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테마를 만들어 도심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투어 상품도 여행자에 게 그 도시를 사랑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