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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평점 :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컨셉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것에 관한 책이다.
요즘들어 츠타야부터 해서 공간과 취향에 대한 다양한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책이 특히 매력적이었던건 마케팅과 디자인이 결합된 이야기여서였고 한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국내부터 미국, 유럽, 일본등의 다양한 지역들의 멋진 곳들을 풍부한 사진자료와 함께 쉽게 안내 받을 수 있어서였다.

특히 나한테는 책 말미의 ‘취향저격 체크리스트’라는 두페이지의 내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 매장디자인부터 오감과 동선, 포장, 스태프까지 실제 비즈니스를 할 때 그야말로 필수적인 체크리스트여서 이 책을 잃어버려도 이 체크리스트는 영원히 간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의 내용은 결국 이 체크리스트들의 항목들을 실제사례와 함께 친절하게 안내하는 취향저격 공간에 대한 여행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두명의(이경미, 정은아) 20년 경력의 베테랑 공간 기획자 VMD(비주얼 머천다이저visual merchandiser)들인데 흔히 말하는 ‘인테리어’ 수준이 아니라, 입지부터 외관, 진열, 조명, 동선, 촉감, 냄새, 소리, 온도, 소품, 포장, 스태프의 에티튜드까지 모든 것에 콘셉트와 메시지를 불어넣는 작업을 한다.
특히 이 책을 읽는 재미 중에 하나는 ‘츠타야’부터 간판 없는 런던의 편집숍 ‘LN-CC’, 오직 원두에만 집중하는 ‘커피 마메야’, 안경보다 상담을 중시한 ‘카이트 아이웨어’, 냉장고 문으로 들어가는 ‘장프리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스타 성지가 된 ‘런드리 피자’, 업사이클링 콘셉트의 ‘대림창고’, 뉴트 열풍의 주역이 된 익선동, 을지로의 작은 가게들, 작품과 상품을 조화시킨 젠틀몬스터의 ‘탬버린즈’들의 실제 공간 스토리들이다.


이런 유명하고 힙하고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들의 핵심포인트는 역시 단순히 외관이 멋있거나 특이해서가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콘텐츠와 스토리가 풍부하고, 그 맥락을 반영해 오감의 ‘경험’을 잘 설계했으며, 배려가 느껴지는 동선과 감성을 담은 디테일을 제대로 컨트롤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실제 가보고 아주 만족했던 부산의 테라로사 수영점이 위치한 ‘F1963’도 소개되었는데 1963년에 만들어진 고려제강 부지를 2016년 부산비엔날레 개최 이후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지금의 모습으로 운영하고 있는 F1963은 기존 건물의 형태와 골조는 유지하되 담겨지는 콘텐츠에 따라 재해석하여 리노베이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 안에 위치한 테라로사 수영점은 이전에 이 공간이 와이어 공장이었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낸 공간이다. 공장에서 나온 폐자재와 기계 등을 인테리어 요소로 배치하여 옛 것을 유지하되 현재의 것과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그들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었다.

상품 배치는 과학 중에..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슈퍼마켓 ‘빌더 앤 데 클레크’는 한정된 공간에 상품을 큐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참고하면 좋은 곳입니다. 이곳은 대부분의 슈퍼마켓이 상품을 진열하는 방법인 품목별 상품 구성이 아닌, 전문가 셰프가 직접 만든 레시피에 해당하는 재료를 함께 매대에 구성하는 방식으로 상품을 진열합니다. 빌더 앤 데 클레크는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집밥을 선호하는 네덜란드에서 ‘밀박스’의 인기가 급상승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조리에 필요한 재료를 계량하여 판매하는 공간으로 판매 방식에 변화를 준 매장입니다. 상품 판매 방식의 변화는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공간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