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호사카 유지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관련 일본제품 불매운동,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크게 부상한 상황에서 이 문제의 가장 본질적인 분석을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진가는 일단 저자의 프로필을 보면 알 수 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독보적인 독도 연구자이며 일본 태생이면서도 한일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한국에 유학했고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3년에는 한국 체류 15년 만에 한국인으로 귀화했으며, 독도 문제를 비롯해 역사교과서 왜곡문제 등 한일 양국의 총성 없는 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의 연구가 주목 받는 이유는 한일 양국의 역사를 철저하게 고증하고 분석해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합리적으로 설득한다는 데 있다.


그런 그가 드디어 아베에 대한 철저한 결정판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를 출간했다. 특히 일본회의라는 조직의 실체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도었고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아베와 일본회의의 야욕은 단순히 한국에 친일 정부를 세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에 패하여 항복하면서부터 이미 계획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이었다. 


극우파가 일본군을 부활시키려 하는 진짜 속내는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이 패배했기 때문에 전범국가가 되었지, 이겼더라면 지금처럼 침략 국가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았을 것이라고생각한다.  또한 극우파는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에게 패배했다는 열등감이 일본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그런 일본 국민의 열등감을 일소하기 위해서는 이제 미국과는 더 이상 싸우지 않고 함께 협력해서 전쟁을 치른다면 전쟁에서 계속 이길 수 있고, 이것을 통해 일본인의 열등감을 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함께 전쟁하는 일본 만들기‘는 현재 아베 정권, 나아가 기시 노부스케에서 시작된 일본 극우파의 기본적인 전략이자 사상이다.


이 책의 구성은 총 10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초반부에는 일본의 과거와 아베 정권의 검은 속내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이후 3장부터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 한일청구권 협정, 개인 청구권 효력에 대한 복잡한 법적 문제를 친절하게 해설한다.


중반부에는 일본 보수,극우 사상의 뿌리와 아베의 연관성에 대해 추적하며 일본회의라는 그 뿌리를 찾아낸다. 후반부에는 숨겨진 후쿠시마 원전의 실체가 충격적이었고 도쿄올림픽을 이용한 아베 정권의 한국 때리기,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의 독도 표기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출 계획 등의 내용들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마지막 결론 10장에서는 동북아 질서의 미래와우리의 대응 전략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제시하면서 마무리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자로 산다는 것 - 융 심리학으로 보는 남성의 삶과 그림자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19년 10월
평점 :
절판


일단 책을 집어들자 마자 ‘남성의 마음속 여덟 가지 비밀’ 챕터부터 펼치고 읽었다. 그야말로 충격이었고 마음 속 깊은 곳이 찔렸다.


1. 남성의 삶은 (여성의 삶과 마찬가지로) ‘남성’이라는 성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대에 구속되고 지배받는다.

2 남성의 삶은 근본적으로 공포가 지배한다.

3 여성성의 힘은 남성의 정신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4 남성은 ‘침묵의 음모’와 결탁한 상태다. 자신의 정서적 진실을 억압하는 것이 이 음모의 목표다.

5 남성은 불가피하게 상처를 입는다. 어머니에게서 벗어나면서부터 어머니 콤플렉스를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어머니란 일반적인 의미가 아니라 융 심리학에서 말하는 원형 상징을 가리킨다.)

6 남성의 삶은 폭력적이다. 자신의 영혼부터가 폭력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7 모든 남성은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무의식의 원형으로서) ‘종족선조’를 향한 깊은 갈망이 있다.

8 남성이 치유되려면 외부에서 충족시킬 수 없는 무언가를 내면에서 스스로 깨워야 한다



이 책의 부제는 <융 심리학으로 바라본 남성의 삶과 그림자>이다.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은 여기저기서 많이 주워듣고 읽었지만 남자에 대해 집중적으로 융 심리학으로 풀어낸 책은 처음이다. 솔직히 복잡한 심리학 책을 즐기진 않았다. 이 책도 처음에 뒤적거려본다는 마음가짐이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깊숙히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책의 저자 융 심리학자 제임스 홀리스는 남성을 평생 따라다니는 짐이자 부담거리를 ‘새턴(토성)의 그림자’에 비유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 대다수는 여기서 자유롭지 못했다. 타락한 권력에 고통받고 두려움에 쫓기며 자신도 모자라 타인까지 상처 입히면서, 모두가 공범이 되어 서로 모멸감을 주기도 하고 때로 스스로 괴물이 되기도 한다.


그 어디에서도 도움을 얻을 수 없는 오늘날의 남성들에게는 성인의 세계로 들어서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가. 통과의례란 존재하지 않으며 현명한 원로도, 성숙한 남성의 본보기도 거의 찾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 대부분에게는 의존성이 계속 남아 있으며, 보상심리로 인해 당황스러우리만치 과다한 남성성을 과시하기도 한다. 가장 흔하게보이는 상황은 홀로 고립된 채 수치심과 결정장애로 괴로워하는 일이다.



우연히 남성으로 태어났을 뿐 실은 남성으로서 실격이라고 느낀다는 것, 공포와 분노 사이에서 고통받는다는 것, 감정적으로 남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정작 그 의존 대상에 대해서는 원망을 품고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남성의 가장 중요한 비밀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를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견디기 힘든 이 진실을 의식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것이 스스로 가능해지면 타인과도 공유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그런 일이 있단다, 샘. 그런 일이 있어. 사랑은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야. 오로지 자기 자신하고 싸우고 늘 패배한단다. 하지만 때로는 반대일 수도 있어. 네가 어떤 사람을 생각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자주 생각할 수 있어. 또는 네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좋아하든지. 사랑은 미련퉁이야.”


“그래, 샘. 하지만 네 아빠는 살아 있어. 다만 다른 방식으로 살아 있을 뿐이란다. 알아듣겠니? 코마도 삶이야. 다만 독특한 방식의 삶일 뿐이지. 경계 상황이란다. 위기, 그래, 그렇다고 너나 나나 탐린 부인이 살고 있는 삶보다 덜 중요한 삶은 아니야.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가 코마로 살고 있다고 말한단다. 코마로 누워 있다고 말하지 않아.”



우리는 행복을 가져갈 수 있다. 그리고 사랑. 인생의 모든 아름다운 시간들. 우리가 조용히 바라보는 모든 빛들. 향긋한 내음, 웃음, 우정. 모든 입맞춤과 어루만지는 손길, 노래. 얼굴을 스치는 바람, 탱고. 음악, 밤이슬에 얼어붙은 가을의 풀이 부러지는 소리. 별들의 반짝임과 만족, 용기, 너그러움.
이 모든 걸 가져갈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중간 세계에 있다.
“텅 빈 심장으로 가지 마.” 나는 그들에게 속삭인다.



극찬과 찬사가 쏟아지는 책이지만 그 얘기는 생략한다. 오프라 윈프리부터 판매실적까지 이 책을 수식하는 화려한 얘기는 굳이 쓰지 않겠다.


사랑과 치유, 용서와 화해라는 주제를 삶과 죽음이 만나는 경계, 코마라는 설정으로 스토리에 녹여내고 그걸 아주 감성적으로 와닿게 이야기를 풀어냈다. 어렵지 않게 그러면서도 문학적으로 ...특히 이  소설의 작가 니나 게오르게 본인이 갑작스레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난 뒤 사랑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아버지의 부재라는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려 했던 필사적 노력의 산물이기도 했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그래서 이런 작품이 쓰지는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충의 줄거리는 불의의 사고로 깊은 잠, 꿈속에 영원히 갇혀버린 남자와 그 남자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코마에 빠진 아빠, 그의 아들 샘,아빠의 옛 연인이었지만 끝내 자신의 사랑을 거부당했다고 믿는 에디, 같은 병원 다른 병동에 아빠처럼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해 있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 매디를 통해 작가의 메세지는 전달된다. 


당연히 이런 소설들이 그렇듯이 등장인물들의 심리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장으로 표현되고 여러가지 퍼즐같은 짧은 단서와 이야기들이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맞춰진다, 그리고 책의 결말과 함께 그 스토리를 읽어낸 보람을 느끼고 어떤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 '셀프헬프 유튜버' 오마르의 아주 다양한 문제들
오마르 지음 / 팩토리나인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모두와 잘 지내지 맙시다>

셀프헬프 유튜버 오마르의 아주 다양한 문제들


전작<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고 풍부해진 책이다. 주제선정이 탁월하고 그 주제에 대한 썰 역시 유려하고 명쾌하며 속시원한 사이다였다.

목차만 봐도 집어들고 싶은 책인데 읽어보면 감탄사 연발이다.


가까이하면 암 걸릴 것 같은 인간들

‘부산 사람’이라는 종족은 따로 없다

우리는 어떻게 꼰대가 되는가

꿈이 없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 많은 결혼식, 꼭 다 가야 할까

천사는 천국에 살지 우리와 같이 살지 않는다

막말과 돌직구를 구별 못하는 인간들에게

우정에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

그 새끼는 왜 내 돈을 안 갚을까

참아서 좋아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오마르 피셜 • 언팔하고 싶은 SNS 계정 유형 5

그들은 왜 하필 친구의 애인을 넘보는 걸까

찍먹은 부먹을 방해하지 않는다

스포하는 인간들의 진짜 심리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는 사람들

‘내 가수’는 나만 알아야 한다는 이상한 심보

부러워서가 아니고 ‘드러워서’ 쳐다보는 거다

겁먹은 개가 더 크게 짖는 법이다

오마르 피셜 • 살면서 알게 된 사소하지만 확실한 팩트들

그러니까 누가 잘해달라 했냐고

남자가 첫사랑을 못 잊는 진짜 이유

“오빠, 진짜 나 이러려고 만나?”

막상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 왜 마음이 식어버릴까

만남이 간편해지면 헤어짐도 간편해진다

끝까지 그렇게 못할 거면 시작도 마라

반복적으로, 자연스럽게, 넌지시

“남자들은 왜 번호를 줄 생각은 안 해?”

썸 탈 때 상대방의 진짜 인성을 알고 싶다면

헤어지고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롱디’ 앞에 망설이는 당신에게

연애만 했다 하면 친구들은 뒷전인 사람들

연락이 줄어들면 마음이 식은 걸까

오마르 피셜 • 왜 우리는 연애를 해도 행복하지 않을까?

연인의 친구, 그 애매한 관계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절대

연인의 휴대폰, 그 판도라의 상자 앞에서

당신의 삶을 파괴하는 연인 유형

여자가 먼저 고백해서 나빠지는 건 하나도 없다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하는 여자

환승연애에도 상도가 있다

당신은 왜 금사빠가 되었을까

오마르 피셜 • 연애, 꼭 해야 하는 걸까?

“얼굴 안 본다”의 진짜 뜻

왜 네가 입만 열면 분위기가 싸해질까요?

그냥 가만히 있자, 그럼 중간이라도 가니까

‘프로 웃음꾼’으로 가는 길에는 숭고함이 필요하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법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지만 아닌 것들

남자들이 좋아할 것 같지만 아닌 것들

사과할 때는 사과만 하라고, 쫌!

배달 음식 같이 먹을 때, 보이는 것들

뒷담화하기 전에 알아둘 것

위로를 잘하는 기술은 없다

오마르 피셜 • 별생각 없었는데 서른 넘고 나니 후회되는 것


실제 이 책의 저자 오마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살면서 겪는 아주 다양한 문제들을 깔끔하고 시원하게 정리해주며 수천만 뷰와 공감을 얻었다. 그의 맞는 말 대잔치를 이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연애면 연애, 인간관계면 인간관계, 사회생활이면 사회생활은 물론이고 살면서 겪는 애매하고 불편한 상황들에 대한 대처법 등 오마르는 정말 모르는 게 없고 틀린 말이 없다.


어쩌면 꿈이 없다고 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히려 행복한 삶을 살 가능성이 높을 수도 있다. 적어도 분위기에 휩쓸려 엉겁결에 엉뚱한 길을 가게 되거나 꿈이 있는 척 연기하면서 내가 아닌 나로 살 일은 적을 테니까. 좋든 싫든 굶어 죽기 싫으면 뭐든 직업이 생길 테고 그러면 또 적당히 살아진다. 미지근하고 어중간해도 괜찮다. 그냥 그런 인생도 있는 거지. 아니 사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잖나. 그러다 주말에 호프집에서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신나게 소리나 지르는 것이다. 아니, 죄다 손흥민이면 호프집에서 소리는 누가 지르겠나.


“난 돌려 말하질 못해. 솔직해서 그런 거니 이해해줘.”
뭐 이런 식. 말 쉽게 던지고 사람들에게 상처 주고 분위기 엉망으로 만들면서 그런 자신을 담백하고 쿨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변호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기 말은 똑바로 하자. 그건 솔직한 게 아니라 무례하고 무식한 거다.


여자 또한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빠져버린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 대부분의 남자들은 평소보다 과하게 잘해준다. 어떤 호의를 받을 때 마냥 좋아하기보다 이게 진짜 이 남자 자신의 것인지 급조된 연기인지 생각해보자.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킨 먹을 때 다리 두 개 다 양보하는 거? 그건 괜찮을 수 있다. 날개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으니까. 근데 비싼 대게 집에 가서 지는 한 입도 안 먹고 내내 가위질만 하면서 게살 발라주는 사람이 있다? 이건 빼박 오바 떨고 있는 거겠지. 1년 뒤에도 이 행동이 유지될까를 생각해보자.


“와, 부럽다. 나도 그냥 유튜브나 한번 해볼까?”
한두 명이면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말 텐데 그런 사람들이 꽤 많더라. 내 주변만 봐도 유튜브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뭐 그래, 하고 싶으면 하면 되지. 근데 문제는 ‘안 한다.’ 나한테 와서 나도 유튜브 할 거다 하고 가서는 안 한다. 10명 중에 8명이 안 한다. 그 8명은 어떻게 하냐면 나한테 와서 이런 거부터 물어본다.
“한 달에 얼마나 벌어?” “얼만큼 해야 구독자 너만큼 모을 수 있어?”
그러고 나서 자기 아이디어를 얘기한다. 그게 아이템이 좋은지 나쁜지는 내가 판단할 건 아니지만, 시작한다니까 다 듣고 응원차 좋은 말 위주로 해준다. 근데 그러고 가서는 ‘안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기병 - 인생은 내 맘대로 안 됐지만 투병은 내 맘대로
윤지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작가면서 유명 인스타그래머로 화제였던 윤지회 작가의 일러스트 투병기다. 난 이 작가를 운전중에 무슨 라디오 프로그램 초대손님으로 나온걸 듣고 처음 접했다.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와 이번 책으로 나온 이야기는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기존의 위암 4기 투병기라면 아주 슬픈 영화, 드라마, 소설이 연상되지만 이 멋진 핑크색 누드 제본 도서는 악착 발랄 투병기였다.



이 책<사기병>은 3월 부터 다음해 2월까지 윤지회 작가가 위암 4기 선고를 받은 날부터의 기록을 그림과 글로 엮어 낸 그림 일기이다. 두 돌을 지낸 아기의 엄마, 무뚝뚝한 남편의 아내, 그림책 작가로서 위암 4기 환자라는 수식이 가 덧붙여지며 이 책의 스토리는 시작된다.


책의 후반부 8차 항암 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완쾌라는 해피엔딩을 기대했건만 발병 1년 6개월 만에 암은 다시 난소로 전이되었다는 결말이 안타까웠다. 항암 공부로 똘똘 뭉친 가족들, 항암 치료 중에도 ‘아기는 나중에 가져요.’라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의사, 난데없이 푸시킨의 <삶>을 이야기하며 수줍게 마음을 고백하는 ‘갱상도 사나이’ 아버지, 무뚝뚝한 걸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남편이지만 요동하지 않는 ‘뚝심력’으로 묘한 위로를 선사하는 남편, 놀이터를 제 방 뛰놀 듯 천방지방 뛰다가도 이내 꽃잎 한 장을 주워 엄마 손에 꼬옥 쥐어 줄 줄 아는 아이 자칫 눈물 쏟는 신파로 흐를 이야기를 책 표지의 핑크빛과 어울리는 재밌는 책으로 만들었다.



군데군데 울컥하게 만들고 피식하게 만들고 책장을 접게 만들고 잠시 덮어두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일러스트가 있어서 더 따뜻해지고 잠시 덮어두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