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나는 정보보안 전문가가 될 거야! job? Special 시리즈 9
강지선 지음, 시소 그림, 임희석 감수 / 국일아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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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job? 나는 정보보안 전문가가 될 거야!


잡시리즈의 정보보안 전문가 편이다. 이번에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멋진 미래 유망 직업이다. 나 역시도 정보보안 전문가라고 하면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보며 배우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정보보안 전문가란 정보의 수집, 가고, 저장, 검색, 송신, 수신 도중에 정보의 훼손, 변조, 유츌 등을 방지하기 위한 관리적 기술적 방법에 대한 전문가로 정보를 여러가지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을 한다.  


정보보안과 관련된 이해하기 복잡한 개념들도 있지만 만화형식으로 스토리까지 버무려 만든 책이다 보니 즐겁게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아이들의 멋진 진로교재면서 후반부 부록에는 미래 직업 체험 워크북 코너까지 마련되어 있다. 


책의 스토리는 탐정에만 관심이 많고 정보보안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던 수호가 스마트폰을 해킹당하면서 시작된다. 정보보안에 관심이 많은 우주와 함께 해커가 낸 암호를 풀며 해커의 단서를 찾아가는데, 우주 아빠의 회사 주소가 나오고 해커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 자체도 흥미롭다. 또한 이 책의 장점은 만화로 다 설명하지 못하는 내용들은 중간중간 텍스트로 깊이있게 다루며 내용을 보충해준다. 


세계 사이버보안 시장은 2019년 1610억7000만 달러에서 2025년 3630억5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으로 우리나라도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롭고 튼튼한 사이버보안체계 마련을 위해 ‘K-사이버방역’ 체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국내 정보보호 시장을 20조 원으로 확대하고 3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정보보안전문가에는 정보시스템과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각종 공격을 예방하고 대처하는 사이버보안 관리사, PC나 휴대폰에 남아있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서 범죄 단서를 찾고 숨기거나 훼손된 데이터를 복원하여 법적 증거자료로 만드는 사이버포렌식 전문가, 시스템 보안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시험도구를 개발하고 보안유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보안프로그램 개발자, 전산망에 침입하는 해킹을 추적하여 침입자의 접속을 차단하고 대책을 세우고 보안을 강화하는 침해사고대응 전문가 등이 있고 이런 다양한 업무들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이다. 


책의 후반부 부록에서는 OX 퀴즈, 빈칸 채우기, 색칠하기, 적성 테스트 등 놀이 요소로 직업을 간접 체험하고 어린이들의 적성과 자질에 맞는지 탐구해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고 정보보안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해킹과 정보보안에 대한 생각을 논리적으로 적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천재 화이트 해커를 소개하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는데 박찬암과 이정훈씨가 소개된다. 박찬암은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나간 중고생 해킹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것을 시작으로 각종 해킹 대회에서 수상했으며 2007년 고교생 해킹 챔피언쉽에서 우승하고 지금은 정보보호 회사를 창업해 보안 업계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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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마음대로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 심리학이 들려주는 마음에 대한 이야기
폴커 키츠.마누엘 투쉬 지음, 김희상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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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마음대로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학 


마음은 원래 마음대로 안되는거 아닌가 하는 자포자기 심정으로 집어든 책이었지만 너무나도 명쾌하게 다양한 상황별 딜레마를 심리학적으로 해석해주는 책이었다. 한 챕터 한챕터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게 되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책의 구성은 영원히 고민하는 대신 가볍게 도전하는 삶을 사는 법부터 돈, 일, 인간관계에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마음의 요령들과 마음의 작동원리를 알고 나면 인생이라는 파도타기가 즐거워진다는 세가지 큰 챕터로 이어지고 그 아래 길지 않은 다양한 일상의 심리학 이야기들이 엮여있다. 


회사가 지긋지긋해도 사표를 못 던지는 이유는 부작위 편향이고‘나는 역시 뭘 해도 안 돼.’라는 악순환에 빠지는건 학습된 무기력, 그것 봐, 내가 그럴 줄 알았어는 사후 과잉 확신 편향으로 설명하며 일상의 다양한 시츄에이션들이 이렇게 전부 심리학적으로 해석이 된다는 점이 아주 흥미로웠다. 


마음의 요령들을 배우는 유익한 이야기도 있었는데 우리는 분위기에 따라 감정을 제멋대로 해석한다는 감정의 두 가지 요소 이론과 감언이설에 요동치는 심장에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법,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다면 사소한 칭찬부터 하라, 일단 거절당하라, 그러고 나서 ‘진짜’ 제안을 하라,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 호의를 베풀 기회를 주자, 소리 내어 말하게 하면 요지부동이던 사람도 생각이 바뀐다, 다른 사람을 칭찬할 때는 딱 하나에만 집중하라 등의 조언들을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감각추구에 대한 챕터가 인상적이었다. 일상이 끊임없이 재밌어야 한다는 사회적 강박에서 벗어나라는 얘기였는데 다른 사람이 무슨 충고를 하든 어떤 기대를 품든 신경 쓰지 말라. 그저 행복해지기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새로운 자극을 찾으라. 평생 차분하게! 먼저 당신은 어떤 유형이며 무엇이 당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명확히 파악해 보라.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뭐라 하든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바로 그것을 받아들이라. 그러나 동시에 당신 배우자나 가장 친한 친구가 전혀 다른 성향일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자. 누가 주말에 자유의 여신상 꼭대기에서 칵테일을 마셨다더라는 소문에 흔들리지 말자. 그래서 뭐 어쩌라고. 물론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 그저 하릴없이 빈둥거리는 것도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어쨌거나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자. 우리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주말을 위해서도 평생을 위해서도 조급함은 금물이다.


후반부에서는 마음의 작동 원리를 배울 수도 있다.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이름 철자 효과, 우리는 모두 스스로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는 허위 독특성 효과와 허위 합의 효과, 암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자이가르니크 효과, 뭔가 찔리는 게 있으면 계속 손을 씻고 싶어진다는 맥베스 부인 효과, 다양한 심리 효과를 알면 인생이 편안해진다는 호손 효과 등의 신선한 읽을거리가 넘쳐난다. 


우리가 굳게 믿는 것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똑같이 생각하진 않는다는 점을 유념하자. 우리는 다른 사람을 판단할 때, ‘투사’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는 특히 연인 관계에서 정말 중요하다. 만나 온 시간이 길수록, 상대도 당연히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겠거니 여기게 된다. 좋은 관계를 이어 나가는 데에 이런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친밀하고 소중할수록 예의와 대화가 중요한 법이다.


북라이프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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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필요한 날 - 나를 다독이는 음악 심리학
김창기 지음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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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필요한 날 


수많은 명곡을 만든 그야말로 레전드인 동물원의 김창기를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요즘은 특별히 미디어에서 만나기 힘든 분인데 이렇게 근황과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고 정신과 전문의로서 음악과 심리학을 접목시킨 글들이 신선하고 유익하기도 했다. 


널 사랑하겠어와 혜화동에서 부터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그날들 까지 전국민이 사랑하는 노래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저자는 자신의 곡 뿐만 아니라 여러 명곡들을 엄선해서 77개의 꼭지에 77곡의 명곡과 관련된 이야기를 엮었다. 


그 77곡은 다섯개의 큰 챕터로 분류된다. 제일 먼저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란 주제로 〈혜화동〉, 〈Honesty〉 〈낭만에 대하여〉 등의 곡을 꼽았고 나와 세상 사이에서 균형 잡기, 혼자 생각하는 시간, 희망할 줄 아는 능력, 자유를 찾기 전에 할 일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일상과 인생에서의 경험, 느낌, 생각을 쓰고 심리학적 의미까지 버무린 멋진 글들이 실려있다.


〈혜화동〉은 1988년 봄, 밴드 ‘동물원’이 한창 인기를 누릴 때 만들었습니다. 대학로에서 공연하던 어느 날, 오랜만에 고향 같은 혜화동의 ‘우리 동네’를 찾아갔습니다. 어릴 적 넓게만 보이던 골목길은 차 한 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이었더군요. 그 골목에 서니 어릴 적 친구들이 떠올랐습니다. 담장을 넘어간 축구공을 찾으려고 “공 좀 꺼내주세요” 하고 외치던 친구, 동네 형들에게 얻어맞고 서로의 눈물을 닦아주던 친구, 그 형들이 보여준 ‘빨간책’을 두고 진지하게 토론하며 함께 자란 녀석들…. 모두 그리웠습니다. 전화를 걸어 동네 골목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전철을 타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상상을 했습니다.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노래는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그 외에도 사랑에 대한 노래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 , 윤종신 〈좋니〉, 엘턴 존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등의 곡을 골랐고 관계에 대해서는 보이즈 투 맨 〈A Song for Mama〉,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September〉, 조용필 〈고추잠자리〉, 이하이 〈손잡아 줘요〉 등을 꼽는다. 


 마음과 인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내면의 입자를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과 성장하고 발전하는 인생을 살기 위한 태도에 대한 사유들을 썼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 필요하고,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는 용기를 내고, 승패나 흑백으로 구분할 수 있는 관계에 대해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처음 읽어보는 음악과 심리학의 콜라보가 흥미로웠고 소개되는 곡들을 지겨울 정도로 들었지만 노랫말의 울림을 새삼 느끼게 되고 심리학적 해석과 조언들이 인상적이었다. 


〈잊혀지는 것〉은 사랑과 인생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착각한 스물네 살 때 만든 노래입니다. 광석이가 불러줬고 요즘도 가끔 듣는 곡입니다. 〈잊혀지는 것〉을 들으면 제 어린 시절의 객기에 직면해 너무 창피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소중한 사람과 제대로 보고 듣고 말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와 괴롭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죽고 잊힙니다. 그런데 나를 소중하게 대해준 극소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오래 살게 되죠. 조금 더 인내하며 관심과 애정을 보이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자살하는 사람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이해하고 위로하고 사랑해주는 사람을 원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서로의 치료자가 되어야 합니다. 서로를 잘 알고 기억하기 위해 깊이 보고 듣고 말해야겠습니다.


자신을 믿을 수 있을 때, 타인도 믿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과 평화와 윤리는 그런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헛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생, 뭐 있어!’라고 말하지만, 인생이 의미 있기를 모두 간절히 원하니까요. 너무 조급한 마음으로 인생을 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성공을 재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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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의 진화
홍성욱 지음, 박한나 그림 / 김영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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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의 진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천문학등 수많은 과학책들이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이 책은 특별히 그런 과학을 연구하는 실험실에 대해 깊이 알아보는 과학책이다. 실험실의 역사부터 철학적 사회학적 관점에서의 실험실까지 실험실의 모든것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또하나 매력은 삽화이다. 70컷 이상의 세밀하고 독특한 실험실을 소재로 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실험실은 과학지식이 태어나는 장소이고 호기심과 열정, 경쟁심과 연대감으로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며 역사를 바꾸는 조용하고도 치열한 혁명의 현장이라는 저자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연금술사의 부엌에서 최근 시민과학의 리빙랩까지 역사순으로이어지는데 제일 먼저 읽을 수 있는 내용은 프랜시스 베이컨이다. 그는 실험을 강조하고, 실험에 대한 자신의 이상이 담긴 가상의 공간 ‘솔로몬의 집’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를 했다. 뉴턴이 프리즘을 이용해 실험했던 서재나 갈릴레오가 경사면 실험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다락방에 대한 이야기와 정확한 장소를 알 수 없는 뉴턴의 실험실에 대한 대목도 흥미롭다.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까지는 비밀스러운 연금술이 아닌 목격자들이 보는 앞에서 실험을 수행하고, 그 디테일과 실패한 실험까지 모두 보고하는 실험과학이 태동했다. 그러면서 국가나 대학에서 지원하는 실험실, 대중 강연을 위한 실험실, 아이들을 위한 실험 키트 판매 등 실험실의 전문화와 대중화가 맞물려 다층적 변화가 일어난다.


실험실에는 인간과 비인간이 존재한다. 흰 가운을 입은 과학자와 수많은 실험동물, 실험실이 생기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전파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실험실의 모습을 살펴보는 마지막 챕터가 인상적이었는데 19세기 초반까지도 큰 틀에서 중세 대학을 벗어나지 못했던 대학에 실험실이 정착되면서, 대학은 비유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웅웅 소리를 내는 기계가 돌아가고 화학약품의 냄새가 진동하는 공장 비슷한 공간이 되었다.


화학, 물리학, 생물학, 지질학, 토목공학, 기계공학, 전기공학의 실험실은 대학을 수도원에서 공장으로 바꾸었다. 대학은 비유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웅웅 소리를 내는 기계가 바삐 돌아가고 화학약품의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는, 진짜 공장 비슷한 공간이 된 것이다.


살아 있는 실험실이라는 의미의 ‘리빙랩Living Lab’은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실 공간이다. 리빙랩은 삶의 터전인 필드와 실험실의 하이브리드 공간을 만들어서 일상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새로운 시도다. 그 속에서 연구자는 시민이 되고, 시민은 연구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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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 - 히든 히어로 앤솔러지
김동식 외 지음 / 요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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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 


요다출판사에서 나오는 세번째 앤솔로지다. 이번엔 히든 히어로 앤솔로지다. 쉽게 말하면 하나의 테마로 여러 작가들의 단편을 엮은 기획인데 김동식 작가부터 김선민, 장아미, 정명섭, 차무진 등 색다른 이야기를 하는 핫하고 힙한 작가들이 모였다. 


다채로운 악당들의 사연을 읽어볼 수 있는 단편 다섯편이 담겨있다. 히어로와 빌런의 모호한 구분에서 선과 악에 대한 깊은 사유를 불러일으키지만 재미 또한 놓치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김동식 작가의 작품이 있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가 있었고 얼마전 빌런 작법서로 만나서 좋아하게 된 차무진 작가의 단편을 읽을 수 있어 좋았던 책이다. 이 책에 담긴 단편은 제일 먼저 김동식 작가의 시민의 협조부터 빌런 주식회사, 촬영은 절대 금지, 후레자식맨, 그리고 마지막 차무진 작가의 경자, 날다로 이어진다.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들이 모인 것이다. 


김선민 작가는 빌런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빌런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빌런 역할이 아니라,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에 대해 어느 누구도 쉽게 판단할 수 없게 만든 그 사회 자체였습니다. 히어로와 빌런의 가짜 싸움을 통해, 타인을 희생시키면서 이익을 부정적으로 갈취하는 사회적 구조를 숨겨진 빌런으로 등장시키고 싶었습니다.


역시나 김동식 스타일 그대로의 <시민의 협조>는 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블랙 코스모스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펼치는 필사의 사투로 어쩔 수 없는 지구를 구하는 행위가 결국 빌런의 행동이 되는 딜레마를 그려낸다. 


빌런 주식회사에서는 히어로가 거대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되는 상황이다. “빌런이든 히어로든 내가 볼 때는 똑같아. 월급 안 밀리고, 계약 사항 잘 지키는 쪽이 히어로지.” 


후레쉬맨을 패러디한 것 같은 후레자식맨에서는 미래의 통일 한국을 배경으로 신기술로 무장한 히어로들이 등장해 자경대 역할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마지막 경자, 날다에서는 슈퍼히어로와 히어로 슈트를 손에 쥔 평범한 여인의 심리전이 그려지고 선가 악에 대한 인상적인 대목들이 하이라이트였다. 


누가 뭐래도 슈퍼히어로는 슈트가 매력적이어야 한다. 슈트 없는 영웅은 의인이지 슈퍼히어로가 아니다. 자고로 펄럭이는 망토를 어꺠에 두르고무릎까지 올라오는 부츠를 신고 부끄러움을 무릅쓴채 형형색색의 팬티를 내복 밖에 입어줘야 한다. 마하의 속도로 날아도 포마드로 빗어 넘긴 머리가 헝클어지지 않아야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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