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대화를 위한 과학 - 미래 사회에 꼭 필요한 과학 지식
전승준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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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과학을 모르면 교양없는 사람이 되는건가? ㅎㅎㅎ 사실 과알못인 나로서는 제목이 살짝 기분 나빴지만 책을 읽으면서 미래 사회에는 과학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 과학을 잘 모른다면 그 인공지능과 로봇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공포도 느꼈다. 요즘 어딜가도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메인 화두인듯 한데 과학을 모르면 변화를 읽을 수도, 변화에 대응할 수도 없다.


‘과알못’을 위한 말문이 트이는 과학 수업이라는 문구가 마음에 들어 집어들게 된 책이다. 이제 나도 과학이야기 판에 끼어들 수 있는건가? 이 책이 특별한 점 중에 하나는 저자, 집필진과연구 보조 집필진이 서른분 정도 된다는 점이다.

서울대, 고려대, KAIST 등 국내 유수의 대학 교수들이 함께 써내려간 집단 지성의 결정체라고 본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첫장은 역시 과학의 의미와 구조가 무엇인지, 과학혁명을 기점으로 오늘날과 같이 과학이 발전한 과정과 그 특징은 무엇인지, 모든 시민이 갖추어야 할 과학 소양에서 수학과 기술은 왜 중요한지 등이라 살짝 지겨운 면도 있었지만 책의 서두에서 이 책을 읽는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되나를 알 수 있었다.


그뒤로  <과학의 언어와 도구><과학의 방법>에서는 수학 , 과학, 노리, 실험, 측정, 단위, 방법론과 사고방식에 대해 설명했고 4장부터 8장까지는 본격적으로 물질에 대한, 생명에 대한, 수학, 과학과 사회, 기술이라는 과학분야마다의 심도 깊은 강의를 읽을 수 있다.


마지막장은 이 책의 의미, 활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사회를 위한 과학> 미래 사회를 바꾸어나갈 메가트렌드를 살펴보고, 미래의 기술이 우리의 의식주와 의료의 측면, 소통과 이동 기술의 측면, 세계 공동의 현안에 대한 대응의 측면에서 각각 어떻게 발휘될 수 있을지를 알아본다.


요즘 알쓸신잡 같은 TV프로그램에도 유명한 과학자들이 나와서 일반인들에게 과학을 좀 더 쉽고 친숙하게 알리고

있는데 이 책도 그런 트렌드와 일맥상통한 좋은 경험과 학습이 되었다. 청소년에서부터 성인까지 남녀노소 읽을 수 있는 대중의 눈높이로 기초적인 과학 지식은 물론,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과학기술까지 어느 분야 하나 소홀하지 않은 총망라된 알찬 과학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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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성, 건축가입니다
데스피나 스트라티가코스 지음, 김다은 옮김 / 눌와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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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성, 건축가 입니다.


Where Are the Women Architects?


요즘 한창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아직도 여전히 여성들의 유리천장은 완전히 박살내지 못한 상황에 아주 멋진 책이 나왔다.

건축계에 만연한 솔직히 한국만 이런줄 알았는데 전세계적으로도 건축계는 아직도 남녀차별이 심하단걸 알았다.


책 표지에 물음표 영문장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통계적으로 봤을때 건축학과 졸업생 중 여성 비율 42%, 건축사 자격증 취득자 중 여성 비율 28%, 활동하는 건축사 중 여성 비율 17%. 

건축학과에 여성 입학생이 증가하기 시작한 지도 수십 년이 지났지만 실제 활동하는 여성 건축가 수는 변함이 없고 경력이 쌓일수록 숫자는 더 줄어든다. 상을 받고 명예를 거머쥔 건축가 중 여성은 거의 찾아볼 수도 없다. 


이책은 여성 건축가의 역사와 현재를 돌아보며 건축업계의 여성들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싸움을 지속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건축업계에만 한정된 얘기는 아닌듯 하다. 

아마도 읽는 독자들마다 자기가 종사하는 업계마다의 그 유리천장을 연상하게 될 것이다. 여성들도 크게 공감하겠지만 남성 역시도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평등을 가로막는 수많은 한계점을 들자면 임금 불평등, 일상적인 성차별, 롤 모델 부재 

남성과 여성은 제일 중요한 임금에서 차이가 나고 장시간의 노동과 적은 보상이 특징인 건축업에서 임금 불평등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에 더해 여성을 배제하는 건축상 문화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세계적인 주요 건축상들은 옛날부터 여성을 배제해왔다. 이 책의 부록으로 첨가된 역대 건축상 수상자들을 보면 정말 극단적으로 여성 수상자가 얼마 안된다.



 이책은 우선 1장에서 여자가 건축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노골적인 비난과 방해에 맞서 자리를 지켜온 여성들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2장 그 많던 건축학과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에서는  

다양한 설문조사와 통계자료를 활용하는데 건축업계에 진출하는 여성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유례없이 극심하게 줄어드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3장에서는 국제적인 관심을 받은 건축가 바비의 탄생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특이한 접근법을 쓰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4장에서는 프리츠커상 등 건축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를 살펴본다. 자하 하디드, 데니즈 스콧 브라운, 세지마 가즈요, 루원위 등의 사례를 통해 여성은 혁신적인 창작자로서 부족하다는 편견이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장에서는 위키피디아와 같은 웹사이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더 많은 여성 건축가가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여성 건축가의 존재나 업적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한국 여성 건축가의 현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그래프와 국내외 건축상 수상자 명단 등을 실었다. 


이책은 비록 200페이지가 안되는 책이지만 간편하게 볼 수 있는 멋진 표지디자인과 핸드북 구성에 알찬구성과 전문적인 주석, 어디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자료들을 엮은 부록들로 부담없이 집어들지만 내실은 두텁고 현재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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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아이들 - 북한 어린이와 함께한 남북 의료협력 16년의 기록
김진숙 지음 / 북루덴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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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아이들


북한 어린이와 함꼐한 남북 의료협력 16년의 기록

북한의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입니다


 책을 처음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은 이명박근혜 정권 시절 남북관계가 얼어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시절에도 꾸준히 북한에서 봉사를 했던 분이 계셨나? 였다. 이 책은  보건복지부 남북 보건의료협력 담당자인 저자 김진숙가 엄마의 마음으로 기록한 16 동안의 남북 의료협력 이야기다. 문든 슈베르트, 테레사수녀가 연상될 정도의 실제 있었던 팩트, 실화, 다큐멘터리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김진숙은  책에서 북한 어린이남북 보건의료 실무협상북한의 의료 시스템남북 협상 담당자로서의 고민과 아쉬움을 생생히 기록하고 공직자로서 책무 외에도 북한을 이십여 차례 방문하면서 우리가  몰랐던 북한의 의료 현실을 세세하고도 정확히 기록한 데다우리가   있으며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여러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진솔하게 밝혔다.


독자에게 이 책은  그저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준 따뜻한 감성스토리가 아닌  북한의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인지 절실히 느끼고 북한의 현실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우선은 저자 김진숙에 대한 이야기부터 빠트릴 수 없다.  구로동에서 노동자의 건강의료를 지원하던 약사였다. 2001 미국을 방문한 저자는 AFSC라는 봉사단체를 방문하게 되었는데우연히 그곳에서 고난의 시기였던 당시의 북한 아이들을 사진으로 접한다 이후북한 어린이는 김진숙의 평생 화두가 되었다한국으로서 돌아온 김진숙은 민간단체인 북한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를 찾아가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자원봉사자가 되겠다고 자청한다. 2002 지원본부에서의 평양 방문을 시작으로 김진숙의 16년간  여정이 마침내 막을 연다.



그러나 2008년부터 모든 상황은 달라졌다전임 대통령의 정상회담 또는 합의 사항들은 금기어가 되어 거론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웠고후속작업도 흐지부지되었다. 2010 나는 북한 업무에서 다른 업무를 하는 부서로 이동했다그래도 북한은 계속  머리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어느날, WHO 영유아 지원사업 평가회의에서 받은 4~5  회의 자료와 내가 추가로 요청해서 얻은 북한 관련 자료들 위에 먼지가 쌓이는 것을 보면서 저걸 정리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꼈다북한 연구자들은 언제나 북한 관련 자료들을 얻기 위해서 북한 이탈주민도만나고북한-중국 접경 지역을 답사하기도 하는데 나는 공직에 있으면서 편하게 얻은 자료들을 방치하고 있는   죄를 짓고 있는  같았다. 


전문가들은 예방접종은  나라의 감염병 예방을 위한 조치로 가장 비용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북한 아이들에게 백신을 지원한다는 것은 아이들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남한 주민들을 간접적으로 보호하는 조치이기도 하다예방접종을  아이들은 간염이나 홍역결핵 등에 이미 면역을 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탈북해서 남한에 입국하더라도 그만큼 남한 주민을 감염시킬 확률이 떨어진다그리고 통일이 되어 남북한 아이들이 섞일경우 남한 아이들의 백신접종률이 높더라도 북한 아이들이 백신접종이 되어 있지 않다면 평균 백신접종률이 급격히 떨어져서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이렇게 바로 눈으로 확인할  있는 성과와 의의가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2016 1 4 핵실험으로 현재 모든 사업은 정지 상태이다. 2015 12 250 명에 대한 1 접종이 끝난 이후우리는 2 290 명의 백신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2018 5 현재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평화의 아이들 약사민간단체 활동가그리고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저자가 북한 어린이에 대한 소명의식자연인으로서 공직자로서 자신이   있는 일을 찾아가려  분투기이기도 하다저자에게 북한은 가슴으로 느껴지는 마음  켠에 있는 나라였다저자는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의 활동가로 평양을 방문해 원료의약품과 제약장비 지원사업을 벌여 비타민 10 정이 쏟아지는 현장을 눈물을 훔치며 지켜보기도 했고 북한이 의료분야에서 스스로를 정성의 나라 부르는지도 체험할  있었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그녀는 여러 차례 개성을 방문하면서 개성공단 남북한 진료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나갔는데이를 통해 그녀는 이념적 경계에 의해 그어진 사람들의 장벽이 어떻게 허물어져야 하는지그것이 어떻게  발자국씩 나아가야 하는지를 기쁘게 느꼈고결국 사람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지닌 깊은 의미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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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음악가 - 어느 싱어송라이터의 일 년
김목인 지음 / 열린책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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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아주 인상깊게 관람했고 그러고 QUEEN의 음악을 며칠 밤낮으로 들었다. 

하필 이럴때 이 책을 읽었다. 솔직히 이 책의 저자 김목인은 퀸과 프레디머큐리에 비하면...

음악은 사실 절대적인 순위나 상하 뭐가 위고 아래고 레벨을 평가할 수 있는건 아니다.

최소한 영화상으로는 퀸과 프레디머큐리는 천재적인 재능으로 하늘이 내려준 영감으로 전세계를 열광시켰다. 

김목인의 음악은 어떤 면에서 좀 심심하고 소소하다. 물론 그것이 매력포인트이기도 하다.

 인생도 그런가싶다대단한 업적은 없을것이고 특별한 영감이나 철학이 녹아든 영혼을 불태운 결과물도 없을 것이다하지만 직업으로서의 OOO 뭐가 되었든 지속될  하다.

그나저나 이 책 제목 혹시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작가>란 책의 오마주인가?




이 책의 저자 김목인은 작곡가싱어송라이터밴드 캐비넷 싱얼롱즈 멤버로 음악을 시작해 현재는 자신의 이름으로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다리틀 팡파레(캐비넷 싱얼롱즈), 음악가 자신의 노래 다발의 시선콜라보 씨의 일일 등의 앨범을 발표했고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글쓰기와 번역 작업도 병행해 오고 있다지은 책으로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공저), 22세기 사어 수집가(공저), 옮긴 책으로는 다르마 행려Howl: 울부짖음 그리고  다른 시들(공역), 리얼리티 샌드위치한결같이 흘러가는 시간강아지 고양이  등이 있다음악가라는 직업의 일상을 보여 주고 있는  책은 3 앨범 콜라보 씨의 일일 녹음이 있던 2017년의 풍경을 담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mHx4NybWgQ



이 책은 저자의 직업인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이야기들로 시작된다. 가수들의 1월은 비수기라는 설명부터 앨범적 사고에 대한 저자의 단상, 메모에서 노래로 발전시키는 작업 이야기들이다. 

두번째 장에는 저자의 공연에 대한 이야기들 에피소드들 그와 관련된 소소한 단상들에 대한 글이었고 뒤풀이와 앙코르에 대한 음악가로서의 철학(?) 을 설파한다. 

 중반부에는 작은가게로서의 음악가라는 자신만의 가수생활 철학을 이야기하고 그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평범한 가수들의 애환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다. 후반부로 갈수록 구체적인 음악작업 이야기와 새앨범의 작업일지가 공개된다.



이러쿵저러쿵 소소한 에세이 같은 글을 읽다보면 화려한 스타로서의 음악가가 아닌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생활인으로서의 , 직업으로서의 음악가들에 대한 실상과 애환에 공감하며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역시 사석이나 노래방에서 가수로서 기본이  되어 있다는 놀림을 들을 때가 종종 있다우리나라는  국민이 어느 정도 가수이기 때문에 모름지기 가수라면 어느 정도 고음을   알아야 한다든지어느 정도의 쇼맨십을 가져야 한다든지 하는 기준이 있는  같다 앞에서 아무리 싱어송라이터가 어떤 직업인지 주절주절 설명해 보았자 소용이 없다


공연  긴장을 푸는 다양한 모습들(그리고 부작용들) 

· 어딘가 조용한 곳에 혼자  있는다(스태프들이 찾느라 긴장한다).

· 공연장 근처를 산책한다(역시 스태프들이 긴장).

· 대기실 전체에 미리 긴장을 한껏 드러낸다(다른 공연자들이 긴장하기 시작한다).

· 객석에 가서   공연을 본다(그냥 계속 관람하고 싶어진다).

· 수다를 떤다(목이 쉬거나 무대에서  이상  말이 없어진다).

· 독한 술을 작은 잔으로 마신다(습관이 된다).

· 화장실에 들락거린다(관객과 미리 인사를 나누게 된다).

· 오늘은 나를 위해서 연주하자고 마음먹는다(생각만큼   된다). 



나는 앙코르가 공연의 들뜬 기분과 공연 후의 허전함 사이를 부드럽게 연착륙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고 생각한다너무  끝나고 바로 퇴장을 하게 되면 관객들도공연자도  심리적 허기를 안고 나가게 된다그러면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풀게 된다


[작은 가게로서의 음악가]   전까지  머릿속에 자주 맴돌던 개념이다 비유가 음악가라는  직업의 실체를 파악하는  유용하다고 생각했다음악가는 개인인  같지만 가만히 보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가게에 가깝고다만  가게가 투명해 보이지 않을 뿐이라는 논리



누군가는 예술을 어떻게 [장사] 빗댈  있냐고 스스로를 초월적인 위치에 놓을 수도 있겠지만어차피 게으른 예술은 상술이나 마찬가지고정성이 깃든 장사는 예술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 저자는 우리 고정관념  음악가의 이미지를 유쾌하게 뒤집는다보통 음악가라고 하면길을 걷다 악상이 떠올라 작업실로 곧장 달려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거나공연장으로 가는  안에서 동료들과 음악을 신나게 틀어 놓고 몸을 내민  환호성을 지를 것만 같다하지만  책에서 묘사되는 싱어송라이터의 일상은 고독하고 자유분방한 아티스트들의 모습과는 딴판이다편곡 스케줄을 기다리며 딸아이가 색종이와 스티커로 뒤덮어 놓은 작업 노트북을 치우거나보트 위에 앉아  손에 기타를 부여잡고 물살을 가르며  건너 공연장을 달려가거나또는 진척 없는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캐리어를 끌고 을지로의  허름한 호텔로 비장하게 들어서기도 하고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을 어린이집 원장님한테 들킬까  전전긍긍하기도 한다게다가 저자가 한창 노래를  때는 우렁찬 피아노 소리 같은 것은 들릴 일도 없다가사를 고치고 다시 타이핑하는 일이 전부라 필요한 것은 그저 프린터와 A4 용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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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이야기 1 -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그리스인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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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했지만 논란도 있었던 <로마인 이야기>의 시오노 나나미 작가 책이다. 

80대 시오노 나나미 여사님은 자신의 역사 관련 책들을 역사에세이라고 한다. 조사하고 생각해서 그것을 기초로 역사를 재구축하는... 그리고 이제는 체력이 남아 있지 않아 마지막이라고 쓴 책이 이번 그리스인 이야기이다.

 

 

지나치게 그리스 중심으로 서술해 페르시아를 비롯한 주변 세계의 사정을 간과하거나 무시했다고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재미와 공감을 더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은 어떤 책도 비교하기 힘들 것이다.



3편을 9월에 읽기 시작해 역주행중인데 10월에는 2편 민주주의의 빛과 그림자을 읽었다.  

그리고 11월에는 1편을 읽었다. 부제는 <민주주의가 태동하는 순간의 산고> 사실 이렇게 역주행한 이유는 학창시절 지겹게 세계사 공부한 부분이라.... 항상 공부 시작하다 만 대목이 바로 그리스 문명의 고편추방, 페르시아전쟁, 마라톤 , 델로스 동맹 그런 키워드였는데 1편이 딱 그 대목이다^^



이번 1편은 우선 그리스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시오노 나나미의 자답으로 첫 장이 시작된다. 올림픽, 신들의 세계, 해외로 웅비라는 세가지 키워드로 이를 설명한다.



그리고 나서 나라만들기의 여러 모습들을 묘사한다. 스파르타의 리쿠르고스의 헌법, 아테네의 솔론 개혁, 페이시스트라토스의 시대,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 도편추방제등을 그야말로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작가에 대한 평가는 '작품'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사생활은 관계없다는 것과 유사한데, 클레이스테네스가 상상해내고 모든 것을 투입해서 만들어낸 '작품'은 '아테네 민주정치'였다. "



이번 1편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페르시아전쟁에 대한 이야기 부분이다. 역시나 시오노 나나미 여사 이야기꾼의 명성을 여실히 증명한다. 페르시아 제국, 1차 페르시아 전쟁, 마라톤, 1차와 2차 전쟁 사이의 10년, 테르모필레, 살라미스 해전, 플라타이아이전투 등을 스펙타클 대서사 영화처럼 서술해준다.



"페르시아전쟁을 통해서 자기들이 지닌 모든 힘의 적절한 활용을 중시하는 정신이 그리스인의 마음에 생겨났다. 이를 바탕으로 그리스문명이 이후 유럽의 모태가 되는 노정을 거쳐 유럽 정신을 형성하는 중요한 ㅘㄴ 요소로 자리매김하지 않았을까 승부는 양이 아니라 활용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말이다. "



그리고 1편의 마지막은 깔끔하게 페르시아전쟁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들로 마무리를 해준다. 역시나 진부할거라 예상했던 초기 그리스 문명을 이야기로 멋지게 풀어낸 책이었다. 



" 인간이란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는 한편으로 어처구니없이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는 생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성가신 생물인 인간에게 이성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철학'이다. 반대로 인간의 현명함과 어리석음을 일괄해서 그 모든 것을 써가는 것이 '역사'다. 이 두가지를 그리스인이 창조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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