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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성, 건축가입니다
데스피나 스트라티가코스 지음, 김다은 옮김 / 눌와 / 2018년 11월
평점 :
우리는 여성, 건축가 입니다.
Where Are the Women Architects?
요즘 한창 페미니즘과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아직도 여전히 여성들의 유리천장은 완전히 박살내지 못한 상황에 아주 멋진 책이 나왔다.
건축계에 만연한 솔직히 한국만 이런줄 알았는데 전세계적으로도 건축계는 아직도 남녀차별이 심하단걸 알았다.
책 표지에 물음표 영문장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
통계적으로 봤을때 건축학과 졸업생 중 여성 비율 42%, 건축사 자격증 취득자 중 여성 비율 28%, 활동하는 건축사 중 여성 비율 17%.
건축학과에 여성 입학생이 증가하기 시작한 지도 수십 년이 지났지만 실제 활동하는 여성 건축가 수는 변함이 없고 경력이 쌓일수록 숫자는 더 줄어든다. 상을 받고 명예를 거머쥔 건축가 중 여성은 거의 찾아볼 수도 없다.
이책은 여성 건축가의 역사와 현재를 돌아보며 건축업계의 여성들이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싸움을 지속하고 있음을 주장한다.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건축업계에만 한정된 얘기는 아닌듯 하다.
아마도 읽는 독자들마다 자기가 종사하는 업계마다의 그 유리천장을 연상하게 될 것이다. 여성들도 크게 공감하겠지만 남성 역시도 이 문제에 대해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이었다.
평등을 가로막는 수많은 한계점을 들자면 임금 불평등, 일상적인 성차별, 롤 모델 부재
남성과 여성은 제일 중요한 임금에서 차이가 나고 장시간의 노동과 적은 보상이 특징인 건축업에서 임금 불평등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에 더해 여성을 배제하는 건축상 문화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세계적인 주요 건축상들은 옛날부터 여성을 배제해왔다. 이 책의 부록으로 첨가된 역대 건축상 수상자들을 보면 정말 극단적으로 여성 수상자가 얼마 안된다.
이책은 우선 1장에서 여자가 건축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노골적인 비난과 방해에 맞서 자리를 지켜온 여성들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2장 그 많던 건축학과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을까에서는
다양한 설문조사와 통계자료를 활용하는데 건축업계에 진출하는 여성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유례없이 극심하게 줄어드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3장에서는 국제적인 관심을 받은 건축가 바비의 탄생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특이한 접근법을 쓰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4장에서는 프리츠커상 등 건축계에서 가장 명예로운 상을 수여하는 시상식에서 여성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를 살펴본다. 자하 하디드, 데니즈 스콧 브라운, 세지마 가즈요, 루원위 등의 사례를 통해 여성은 혁신적인 창작자로서 부족하다는 편견이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장에서는 위키피디아와 같은 웹사이트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더 많은 여성 건축가가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여성 건축가의 존재나 업적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좋아지기는 힘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한국 여성 건축가의 현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그래프와 국내외 건축상 수상자 명단 등을 실었다.
이책은 비록 200페이지가 안되는 책이지만 간편하게 볼 수 있는 멋진 표지디자인과 핸드북 구성에 알찬구성과 전문적인 주석, 어디서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자료들을 엮은 부록들로 부담없이 집어들지만 내실은 두텁고 현재 우리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