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어, 어쩐다. 빈손으로 온 자에게 경을 줄 수는 없습니다."
두 존자가 웃으며 그렇게 꼬집자 옆에서 지켜보던 손오공이발끈 화를 냈다.
"사부님! 석가여래님께 아뢰어 그분에게서 직접 받기로 하시지요."
그러자 아난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네 이놈, 예가 어딘 줄 알고 감히 주둥이를 놀리느냐! 옛다.
여기 와서 경이나 받아라!"
저팔계와 사오정이 화난 손오공을 달래어 경을 받았다.
일행은 두 존자가 내어 주는 경을 한 권 한 권 받아 보따리에꾸리고 말에 싣고, 또 큼직하게 두 개의 짐으로 만들어 저팔계와 사오정이 짊어졌다.
이렇게 그들은 만족한 표정으로 나와 석가여래께 감사의을 올리고, 문 밖으로 나와 만나는 불자들과 일일이 절을 하며산을 내려와서 길을 떠났다.

가섭이 그제야 보각 안으로 들어가서 경을 골라 삼장에게 주자, 삼장은 주의를 주었다.
"제자들아, 지난번처럼 실수하지 않도록 잘 살펴보아라."
일행이 한 권 한 권 받아 살펴보니 모두가 완전한 진경들로전부 35부 5천 48권이었다.
삼장 일행은 모든 경을 일일이 들추어 확인을 하고 또 한 번석가여래에게 은혜에 깊이 감사하는 작별 인사를 하고 산문을나섰다.
관음보살은 햇수를 쳐서 꼭 14년, 날짜로 오천사십 일, 경의권 수와 비긴다면 꼭 8일이 부족한 셈이라고 말했다.
석가여래는 그동안 관음보살의 소임을 풀어 준 다음, 팔대금강을 불러 각자 신위를 발휘해서 당승 일행을 8일 안으로 보내주고 오라고 분부했다. 관음보살의 말대로 부족한 8일을 채우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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