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에세이 읽기 >
나를 행복하게 하는 그림, 출근길 명화 한 점



작가님은 그림은 치유라고 한다. 그림 하나를 최소 10초 정도 보라고. 공감과 감동속에서 혹은 나와 닮은 사연 속 이야기가 담긴 그림들은 한참을 먹먹하게 한다. 하나도 허투로 쓰지 않은 색들은 그 때의 화가의 마음들을 담고 있고, 선들의 움직임을 쫓다 보면 무언가 그림 속 수수께끼들이 풀릴 것만 같다. 멀리서 보면 또 다르다. 누군가의 삶을 혹은 나의 삶을 멀리서 보면 그건 어느 정도 참아 줄 정도의 삶, 비극인듯 희극인듯 중요하지 않게 느껴진다. 그냥 그 순간 그 짧은 찰나에도 그림은 수많은 상념과 기억을 불러 일으킨다. 글을 읽고 머리 속에서 다시 정리하며 어느 책 상 서랍 속에서 낡은 글자 뭉테기를 꺼내는 게 아니라, 그림은 그냥 그림이다. 어떤 과정없이 그저 펼쳐져 버린다. 과감도 감출 수도 없고 계산 할 틈 없는 마음이 생각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림앞에선 솔직해져 버린다.
그런 그림들 속에서 작가님은 본인이 위로받은 그림들과 그 그림들을 보며 생각한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화가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알 수도 있고, 이미 충분히 선하고 따뜻한 작가님의 마음가짐을 통해 느끼는 것도 많다. 하지만 그 중에 제일 좋은 건 좋은 그림들을 소개받는 것, 친구가 어느 날 내게 말을 거는 거다. 피곤하니? 그럼 이 그림 한 번 볼래? 울었니? 네가 밉다고? 그럼 에곤 실레 그림을 한 번 봐봐. 이렇게. 그림으로 위로하고 따뜻하게 감싸준다.

사랑도 반듯하게 자로 잰 듯 할 것 같은 몬드리안의 연인 아가사 제트래우스를 그린 <붉은 옷을 입은 여인> 은 첫사랑처럼 달다

이사벨 아자니가 너무 예뻐 넋을 놓고 봤던 영화 < 까미유 클로델> 그녀의 작품 <왈츠> 속 남녀는 생동감 넘치는 열정의 춤사위를 보이고 있다. 그녀도 믿었겠지. 로댕과의 사랑이 지속될거라고, 딸로 태어난 사실만으로 자신을 증오했던 어머니와 달랐던 아버지처럼 로댕 또한 그런 믿을만한 사랑을 주리라 믿었을까. 결국 홀로 남아 마음을 닫고 좁은 작업실에 자신을 구겨 넣은 체 힘없이 무너진다. 모진 어머니는 그녀를 정신병동에 넣어 버리고 찾아오지 않는 밤, 자꾸만 잊히는 정신을 부여잡고 밤하늘의 달을 껴안고 주무르며 또 다른 조소를 만들며 한 때 행복했던 그 시절을 기억할까 아니면 저주할까.

고흐와 로트랙, 그림 그리기를 지지해준 어머니는 두 화가 그림의 또 다른 매력이 되어 주지 않았을까. 고흐는 힘든 여건에도 따뜻한 색으로 사랑도 믿음도 포기하지 않고 인간과 자연을 그리며, 로트렉은 최하층 여인들에게서 받은 위안을 그림으로써.

수잔 발라동을 사랑한 에릭 사티, 그가 죽은 후 발견된 수잔을 향한 사랑의 증거들, 그렇지만 사랑은 현재형이기에 에릭 사티를 향한 수잔의 사랑은 흔적만 남아있다. 증거들은 화석이 되겠지. 공룡이 살았다는 무수한 증거 속에 볼 수는 없는 것처럼.

(아래 그림은 < 나를 행복하게 하는 그람> 에 수록된 ,존 슬론의 광대, 카미유 클로델의 왈츠,몬드리안의 붉은 옷을 입은 여인, 그리고 에곤실레의 자화상이다.



그 다음 책은 < 출근 길 명화 한 점>
이 책은 요일에 따른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다.
상쾌한 월요일,힘내는 화요일,명랑한 수요일,깊어지는 목요일,섹시한 금요일, 꿈꾸는 토요일, 충전하는 일요일이란 제목으로 각기 어울리는 그림들을 작가님의 생각과 함께 풀어 놓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그림들과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어릴 적 아이와 들었던 마더구스가 생각났다.
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예쁘고
화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착하고
수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불행하고
목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여행을 떠나고, 금요일에태어난 아이는 매력적이고 , 토요일에 태어난 아이는 고생하고 , 귀엽고 명랑하고 마음씨가 고운 건 일요일에 태어난 아이.


이걸 듣고 내가 어떤 요일에 태어났나 가슴 두근거리며 찾았던 기억이 난다.
주말이라는 건 참 죽게도 지겹지만 또 살아내게도 하는 힘. 화요일이 고비쯤 되지만 이 악물면 언제가 목요일 오후가 오고 그러면 빛나는 금요일, 모든 일들이 너그러워지는 그 금빛 금요일이 온다.
요일별도 그렇지만 사람 마음은 간사해서 날씨며 뭐며 작은 것에도 맘이 흔들린다. 하지만 그건 매번 남탓하는 버릇일뿐, 실상은 내 맘이 괴로운 것일뿐.
사랑하는 이가 있는 직장이라면 화요일이 대수겠는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가 있는 곳이라면 금요일인들 행복하겠는가.
삶은 고군분투, 매번 걷던 길도 낯선 길이 되기 일수. 그럴 땐 가슴 속에 부적 하나쯤 갖고 다니자.
고생만 한다는 수요일에 태어나면 아떻고, 징글징글한 월요일이 다가오면 뭐 어떤가. 에라이 하고 가슴 속에 넣어둔 부적 하나 보며 마음을 위로해 보자. 그림 하나.
어떨 땐 라울 뒤피가 어느 날엔 르동이나 프리드리히의 그림이 나를 툭툭 하고 칠지도 모른다.
어이, 비는 오지만 어때 한 번 걸어 볼텐가. 조금만 더 가면 에펠탑이 보일 지도 몰라 하고. ㅎㅎㅎ

책을 좋아했던 고흐의 <난롯가의 농부> 그리고 로베르 들로네의 <에펠탑>~ 에펠탑앞에서 나도 누구들처럼 브이하며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ㅠㅠ 존 윌리엄 고드워드의 < 근심걱정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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