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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리브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1월
평점 :
젊거나 기력이 있는 사람들은 노년의 삶을 마무리나 추수 혹은 겨울에 비유한다. 이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죽음을 기다리며 욕심을 내려 놓는 삶. 그러나 그렇지 않다.
다시, 그렇다 다시 올리브다
올리브의 삶은 계속된다. 사랑도 삶도 따스함과 추억도 사계절도 다시 돌아온다.
조금 더 구부정해지고 지팡이가 필요해지지만 새로운 사랑이 왔듯, 새로운 친구가 생기고 관계가 회복되기도 한다. 사랑은 가바린 것 같지만 또 그렇지만도 않다.
어느 날 갑자기 손을 흔들다 혹은 잠들다 다리 건너로 갈 수 있지만, 노인용 기저귀를 숨어서 사야 하지만 다시 그렇게 장미나무는 꽃이 핀다.
선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상처와 비밀을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사랑하지만 사랑해서 오해하고 아프고 상처를 받기도 한다
솔직한 고백들 속에서 눈물로 상처를 소독하고 나면 기분좋은 따가움위로 딱지가 내려앉는다.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대해 가장 잘 알 것 같지만 거가장 잘 모르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하는 존재에게 가장 상처를 받나보다. 70대의 사랑을 응원하며 보다가 잭의 죽음에 마음이 아렸다.
나이가 들면 뭔가 다른 인종이 될거라 믿었나 보다. 마음엔 철갑을 두르고 오지랍으로 뇌가 가득 차 있는 다른 인종. 젊은 나완 다른.
젊은 내가 늙은 내가 됨을, 젊은 시절의 부끄러움이 밀려오지만 생각해보면 또 그닥 부끄러울 것도 없다. 살아내는 과정인걸.
상처받고 두렵고 외롭다. 잠 못 들고 그립고 아프다. 그렇지만 내 상처만 붙들고 울며 불며 아파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가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상처 토닥이는 뭔가 쿨하고 진솔한 올리브란 인물이 참 감당안되는 듯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엄마를 닮은 아내를 얻은 크리스에게 축복이 있기를 ㅎㅎ
신디와 올리브가 좋아한다는 2월의 햇살, 올 2월엔 조금씩 조금씩 더 늘어나는 햇살을 느껴보고 싶다.
(유아차로 번역한 것, 별 것 아닌것 같지만 그 별 것 아닌 것도 하지 않는 곳이 많아 참 고마운 맘, 말은 많은 걸 담는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세상은 말로도 변할 수 있다 . 또 윤슬이라던가 고운 우리말 번역도 성의있고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