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장 이야기 - 63세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 우리시대의 논리 27
조정진 지음 / 후마니타스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나는 세상이 그래도 선하다고 믿고 싶었다.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보통의 평범함이 주류일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어쩌면 사람들은 더 많이 강자에 약하고 약자엔 잔인하지 않은가 생각했다.

노동을 팔아먹는 용역, 이것이 시작이지 않을까. 쉽게 해고하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도록 사람장사를 하는 용역. 시급 노동자들을 등쳐먹는게 바로 사람장사.

가지지 못한 자들이 더 멸시하고, 눈꼽만큼의 권력에도 내가 나인 세상.
책 속 세상은 천박하다 못해 처연하다.
영어공부를 하는 할머니, 따스했던 몇 몇 이들을 만났지만 결국 작가는 수 많은 상처와 병든 몸으로 다시 임계장으로 섰다.
수많은 장년층들의 모습이다.
퇴직을 해도 갈 곳도 없고 넉넉할 것도 없다.
왜 주식도 부동산도 재산도 없냐고 자식들이 물으면 뭐라고 할지, 왜 바보같이 살았냐고 그래서 이 꼴인거라고 말하면 뭐라고 해야 하나.
성실하고 그렇게 열심히 살면 최소 인간답게는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읽고 나니 두렵다. 감동도 슬픔도 있지만 더 큰 건 두려움. 세상은 변하지 않았고 나는 늙어가고 있다.
돈으로 갑질로, 물과 기름처럼 확고히 갈라지는 세상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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