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여성 예술가들
파이돈 편집부.리베카 모릴 지음, 진주 K. 가드너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생존 예술가의 최고 작품가격은 제니 사빌이 약 154억원, 데이비드 호크니가 약 993억원이라고 한다
작품을 가격으로만 가치를 논하는 게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팔리는 가격이 곧 위상이다.
여성작가의 작품들은 사후든 생전이든 남성작가들에게 뒤진다. 유명세와 가격면에서 뒤진다고 해서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것은 나름 수준이며 격을 논하는 잣대로 사용되기 일수다. 그럼 여성 화가들의 그림이 남자들보다 못해서일까 ?
아니다. 사회는 오랫동안 위대한 여성예술가의 탄생을 외면하고, 그 기회 또한 빼앗았다.

오펜하임의 모피찻잔 등은 뒤샹의 변기에 못지 않게 전복적이고 창의적이다.
오랜 세월 제도와 교육에서 소외되어 예술의 길을 제대로 걷지 못했고, 그 후엔 여성이란 이름표로 괜한 오해나 작품에 대한 편견으로 힘들었다. 도라 마르는 피카소의 연인이자 우는 여인의 모델이기 전에 뛰어난 사진작가였다.

위대하게 태어났으나 여자에겐 허용되지 않은 교육으로, 제한하고 억누르는 제도로 결국 위대하지 못하게 억압하면서, 오히려 예술과 창조적 힘을 발산하지 못한체 더 힘들게 살아가지 않았을까. 오키프가 여성화가란 명칭을 무서우리만치 싫어한 이유도 타고난 재능을 여성이란 잣대로 가두어 억눌림을 당하고 폄하당했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도 그렇다. 현대엔 많은 위대한 여성 예술가들이 있고 인정도 받고 있지만, 또 여러 자리들을 여성에게 개방하고 있지만 최고가의 가격만은 여전히 장벽이 높다.

제니사빌,좋아하는 작가다
바바라 크루러가 “몸은 전쟁터다” 라고 사진과 글로 표현했다면, 제니 사빌은 여성의 누드로 말한다. 보테로가 둥글 둥글 귀염성 있는 원형의 몸집으로 경쾌함과 리듬으로 여성의 몸매를 그렸다면, 제니 사빌의 둥글고 쳐진 비만여성의 몸엔 둥글게 둥글게 등고선같은 선들이 뭔가 처연하게 그어져 있다. 지금 그녀는 전쟁을 시작했다. 살과의 전쟁, 지방 흡입술, 몸은 전쟁터다. 비만녀들의 누드 , 거대하고 나른한 눈빛의 그녀들은 옛날 옛적 여신들을 떠올리게 한다. 하늘하늘 교태스런 여신들이 아니라 당당한 지모신으로 하늘과 땅을 우러른다.
발트라우트 포슈는
‘우리에겐 자신을 소중히 다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상기시켜줄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개성은 아름다운 육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용기와 힘, 자신감, 지식, 성취감,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등 외모와는 상관없는 것들에서 생겨난다는 사실을 서로에게 확인받아야 한다. 우리가 자신을 서둘러 보수해야 하는 낡은 건물로 여길 때 우리 정강이를 걷어차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제니 사빌의 그녀들이 정강이를 제대로 차 줄 것이다.

예술은 제정신이 박혔다는 증거란 루이즈 브루주아의 거대 거미도, 제니 홀저의 그 유명한 문구 권력의 남용은 놀랍지 않다(Abuse of power comes as no surprise),
키키 스미스 등 우리가 알만한 많은 여성 예술가들의 소개와 대표작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글귀를 인용하며 마무리 하려 한다. 수많은 여성예술가들이 남성 예술가들만큼 알려져 더 이상 예술가에겐 성별을 싣는 게 의미없어지는 그 날까지 파이팅이다.

( 아래 그림은 순서대로 키키 스미스, 오펜하임, 바바라 크루거의 작품이다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것이좋아 2020-11-03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나고 싶어지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