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 1
이수정 외 지음 / 민음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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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가 요즘 푹 빠지신게 있다. 텔레비전에서 옛날 드라마를 해 주는데, 그걸 보는 재미에 푹 빠지신거다. 나도 어릴 적 봤던 드라마들이라 반가웠다. 특히 엄마가 제일 좋아하시는 드라마가 “전원일기”

어릴 적엔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이상하다. 왜 이리 불편하지라며 커피 마실거란 핑계로 부엌으로 나와버렸다.

전원일기의 화목함, 한국의 전형적인 그리고 이상적인 가족상.

아...... 그것은 바로 국민어머니라 불렸던 김혜자쌤 즉 김회장부인의 희생과 피눈물이었구나. 내가 복길이엄마였다면 12번도 더 도망갔을 난폭하고 무능한 남편과 심술맞은 시어머니, 거기다 김회장은 어떤가 오로지 본인의 어머니만 아는 이기적이고 권위적인 인물에 그 며느리들의 시집살이며. 물론 그 시대엔 맞았겠지, 그런 삶이..

영화제목이 딱 맞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

어느 책에서 이런 구절을 읽은 기억이 난다.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질문이 많다. 이것도 선입견이나 차별일까.
그렇지만 난 이 문장이 다르게 느껴진다. 즐겁고 행복한 일엔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다. 불행하고 아픈 일들엔 왜? 왜 내게? 도대체 왜? 끝없는 질문들과 절규가 쏟아진다. 여성들의 질문은 불행에서 시작되는 건 아닐까.

돌아보면 후남이처럼 매일 산 건 아니지만, 후남이처럼 느껴졌던 시기도 있었고, 대학을 고를때도 무언가 큰 이상과 꿈보다는 그저 취업 잘되거나 시집 잘가는 과?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만 여전히 그런 분위기는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여성을 향한 범죄에는 이상하게도 가해자뿐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책임전가나 도덕적 비판이 담겨져 있다. 얻어 터지고 맞은 피해자에게 오히려 가해자가 당당히 행실을 따지는 건 여성범죄에만 한정되어 있다. 이상하지 않은가.
피해자가 피해를 입은 것에 책임지는 .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영화 프로파일>은 그런 불편함을 넘어서 여성과 관련된 범죄들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적과의 동침, 돌로레스 크레이븐 등은 가정폭력과 그 폭력으로 인해 망가지는 피해자들과 어린 자녀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반의사불벌죄로 인해 피해가자 의사표시를 해야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가정폭력관련법이 친고죄로 바뀌어야 됨을, 집착과 종속을 사랑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각종 드라마등의 내용등도 지양되어야 한다.

매 맞는 아내 증후군의 학습된 무기력에 대한 이야기나 가정 폭력시, 가해자 퇴거원칙이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외에도 가스라이팅, 스토킹의 문제점과 바귀어야 할 법들과 인식, 의제강간연령의 낮음에 대해 성토하고 있다.

많이 알려진 영화들을 통해 이야기를 시작하고, 관련 실제 사건들을 연계하며 앞으로 어떻게 법이 바뀌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제시된 점이 좋았다.

가출청소년들의 팸 실태, 아동납치와 성매매,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경로들이 참 부끄럽게 만든다. 상처받은 아이들을 다시 상처받게 하고, 이용해서 결국은 성매매로 착취하는 어른들의 , 결국 그 돈으로 부자가 된 이들은 그 돈으로 로비를 통해 다양한 방법등을 통해 낮은 형량으로 눈속임같은 처벌을 받고 당당하게 사회에 복귀한다. 가해자는 여전히 잘 살고 있는데 피해자들은 마녀사냥같은 네가 이렇게 해서 그렇겠지란 차가운 시선들에 망가지거나 삶을 스스로 버린다.

범죄는 성별을 따지지 않는다.

하지만 범죄자들은 만만한 상대를 노린다. 가정 안의 내 아내에게, 저항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여성들에게 그래서 범죄는 더 가혹하다.

시대착오적인 법들이 고쳐지고, 피해자의 편에서 더 나은 대안들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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