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음모론은 사라지지 않는가 스켑틱 SKEPTIC 22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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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어떻게 그토록 많은 지적이고 교양 있는 고학력의 독일인이 나치가 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정답은 "대부분은 아니다"이다. 소련이나 북한과는 달리 나치 정권은 ‘다원적 무지pluralistic ignorance 위에 세워졌다. 다원적 무지란 어떤 사안에 대해자기 자신은 그것을 믿지 않지만 집단 내 다른 구성원이 그것을 신뢰할 것이라는 믿음을 말한다. 아무도 의견을 내지 않거나 정부가검열이나 투옥 등의 조처로 발언하는 것을 금지해 ‘침묵의 나선‘이형성된다면 이는 마녀사냥이나 숙청, 집단 학살 그리고 억압적인정치 체계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전체주의 및 신정주의 정권이 발화·언론·교역·여행을 규제하는 이유이고 또한 자유언론, 자유 무역 그리고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그러한억압 정권 및 이념들 사이의 연합을 끊는 이유이다.

혹시 예방 접종의 실체에 대해 처음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기억하는가? 아마 소위 ‘멘붕‘이 오지 않았을까? 몸속에 환자에서 나온 물질을 넣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생존 본능‘을 위반하는 행위다. 처음에 종두법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말 그대로 죽을 각오였을 것이다. 지금도 존재하는 백신 거부자들의 본능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아무리 과학적 원리를 머리로 이해한다고 해도 주사 바늘을 이용해 아이의 몸속에 직접 바이러스 칵테일을 주입하는 건 부모에게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예방 접종을 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얼마나 이성적 사고와 사회적 규범을 통해 원초적 공포와 감정을 통제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그런 음모론은 어떻게 전파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까?
비결은 반복에 있다.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증거가 아닌 ‘리트윗 리포스트 좋아요‘다. 하지만 이런 새로운 음모론은 트럼프 대통령만의 작품이 아니다. 물론 오늘날 음모론자들의 수장처럼 6000만 트위터 팔로우를 거느리지는 않았지만 정치인들(물론 경제학자·학자·전문가 · 이상주의자도)은 여러 세대에 걸쳐 근거 없는 주장을 계속 해왔다.
하지만 무턱대고 받아들이는 청중이 없다면 트럼프의 음모론적 주장은 갈 곳을 잃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소셜 미디어, 대안 언론 그리고 인터넷의 등장 이후에 줄어든 광고비를 회복하기 위해선정적인 헤드라인을 뽑는 일부 주류 미디어까지 모두 이 새로운음모론 비판에 널리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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