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의 탄생 - 모리나가 요우의 일러스트로 보는 건들건들 컬렉션
모리나가 요우 지음, 전종훈 옮김 / 레드리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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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입대하냐?”

“응?”

“군대가냐고?”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책들을 보더니 남편님이 하신 말씀이다. 기어이 얄밉게 한 마디 더 한다.

“편지 안 써 줘도 되지? 오래 있다 와도 돼. 말뚝 박을래?”

가끔은 폭력도 필요하다.

남편님이 그런 말을 하는데는 일리가 있다.

요즘 내 주변에 어수선하게 쌓여 있는 책들이 전쟁사에 탱크의 탄생이니...

탱크의 탄생, 설레는 책이다.



어릴 적 나는 꿈에도 군대나 입대? 이런 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언제나 내 꿈은 공주였다. 갸녀리고 금발에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고, 그리고!! 탱크를 타는 거다. 백마 탄 왕자는커녕 탱크만은 그렇게 좋았다.

토요일 오전 수업을 마치고 부리나케 달려오면 , 나를 맞이하는 “배달의 기수” ~ 친구들에겐 혹시 이상한 애로 보일까 재미없다고 했지만 실은 좋아하는 프로였다 대부분이 반공내용이라 나쁜 북한군을 우리 군대가 의리와 멋짐으로 해결하는 내용이지만, 그 사이 나오는 탱크! 탱크 속에 있음 보호받을 것 같은 느낌, 아빠에게 우리도 탱크 한 대 사자고 했다고 어이없단 소리를 들었던 기억도 난다. 군대에 대해서 국방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 그러나 탱크는 멋있다! 그래서 자연스레 설레며 기다린 이 책, 탱크의 탄생

예전 전쟁관련 책에서 독일군들이 사막에서 싸울 때, 낙타똥을 밟으면 승전한다는 근거없는 미신이 생겼고, 그래서 영국군이 낙타똥 밑에 폭탄을 넣어두었단 이야기가 생각난다.

절대 부서지지 않을 것 같았던 탱크가 기껏 낙타똥 밑의 폭탄에 터지다니.

어찌보면 내 어린 시절, 매번 실전같던 그래서 두려웠던 선생님들의 반공교육이나. 이웅평용사의 귀순이 빚어낸 “지금은 실제 상황입니다. 국민 여러분은 속히 방공호로 피신하시기 바랍니다.”란 방송 때 느꼈던 아찔했던 그 두려움이, 어린 내게 탱크에 대한 요상한 믿음을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 속에 있음 우리 모두 안전할 거야.

우리 세대도 알게 모르게 전쟁의 두려움에 이용당한 것인지도.

그러나 탱크가 멋있는 건 지금도 여전하다.

이 책엔 탱크의 역사와 발전이 담겨 있다.

글도 글이지만 그림이 백미! 두고 두고 오래 봐야되는 책, 그래서 소장각이다.

울 아이도 고3 수험생활만 끝나면 꼭 보겠다는 책 10위안에 들어있지만, 아마 수험생활이 끝나면 게임 속에서 탱크를 만지고 있지 않을까

책을 읽으며, 내가 봤던 1차 2차 대전 영화 속의 전차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그림 속 각 나라별 군복이나 특징, 다양한 삽질들도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독일군들은 전차도 멋지고, 군복도 멋있다.(휴고보스의 디자인)

독일 돌격전자 A7V만 있었어도 아까 망언을 일삼던 울 남편님을 쥐포로 만들 수도 있을텐데 아쉽다. 집을 팔면 살 수 있을려나 택도 없는 소리겠지. 최초의 탱크 마크1부터 독일전차부대까지 읽는 재미 보는 재미가 가득이다. (역사가 재미없는 남자애들을 유혹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한다. 군복, 무기, 탱크 이 정도면 충분히 게임에서 떼어 내 책을 볼 수 있게 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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