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들이 뛰놀던 몽골 벌판을 가보라. 피라미드도 에펠탑도 아크로폴리스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그곳에는 아무런 문명도 남아 있지 않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것이 우리 조상들이 살던 초원의 미학이다. 내 작품도 마찬가지다. 낡은 진공관은 10년도 못 간다. 나는 세상에 나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예술을 한 것이다. 왜 무엇을 남기려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