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은 우리나라의 최초 여성 서양화가로 유명하며, 다양한 소설과 시를 쓰기도 했다. 나혜석은 1896년 경기도 수원에서 대한제국의 관리로 시흥군수였돈 아버지 나기정의 셋째딸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총명했던, 그녀는 작은오빠인 나경석이 아버지 나기정을 설득해 공부를 시작하였고, 삼일여학교, 진명여학교를 거쳐 일본의 도쿄여자미술학교에 입학하여 그림을 배웠다. 나혜석은 엘렌케이의 <여성운동>을 읽으며 “사랑이 있는 결혼은 덕이요 사랑이 없는 결혼은 부덕이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최승구와의 첫사랑에 실패하고, 김우영과 결혼, 소설가와 화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이광수와도 돈독히 지내며 페미니스트로서의 교류 또한 활발히 하여, 이광수 소설 속 여성관에도 영향을 주었다.

도쿄의 여자 유학생들과 「여자계」를 결성, 자전적 소설인 <경희>를 발표한다. 모교인 진명여고에서 교편을 잡기도 하였고, <회생한 손녀에게>란 소설과 <섣달대목>이란 만평을 통해 정작 명절에 여자들만이 일을 하는 불합리함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독립운동에 참여하여 5개월간의 옥살이를 하였고, 김우영과의 결혼에서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도 유명해졌다. 그 조건은 첫째가 평생 변치 않은 사랑을 줄 것과 두 번째는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하지 말 것, 세 번째는 시어머니와 같이 살지 않을 것이었다. 축첩과 칠거지악이 공존하던 시대에 나혜석의 요구는 파격적이었고, 이런 그의 전통인습에 대한 항거정신은 그의 작품 곳곳에 담겨있다. <인형의집>,<파리의 그 여자>등은 페미니스트 의식이 담겨 있는 대표적인 소설이다.

후에 남편 김우영과 세계여행을 하며 조선의 여성에 대한 자각을 인식했으나, 최린과의 친분을 문제 삼아 이혼 당하게 되었다. 아이도 볼 수 없었고, 위자료도 없이 쫓겨나 궁핍한 삶을 살다 행려병자로 삶을 마감한다. 자유와 인간다운 삶, 자유연애를 이야기하던 신여성들 대부분은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못하고 대부분이 불행하게 인생을 마쳤고 나혜석 또한 그러했다.

이런 나혜석의 초창기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 단편 <경희>이다. 책 속 주인공인 경희는 나혜석이 젊은 시절 겪었을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배움을 통해 여인이 아닌 하나의 사람으로 오롯이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그런 경희를 받아주지 않는 현실에 대한 고뇌가 담겨있다.

동경유학생인 경희는 아버지에게 결혼을 강요받는다. 특히 좋은 혼처이며 비단옷을 두르며 살 수 있다하지만, 결국 아버지에게 반항하며 인간으로 주체적인 삶을 선택하는 것이 내용이다. 이 시대 부모가 결정하는 결혼을 수동적으로 따르는 것이 당연했기에 소설 속 경희의 모습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또한 여학생은 바느질이나 기본 살림은 못하고, 연애질이나 하며 영 못 쓴다는 기존관념을 경희의 부지런하고 겸손한 모습을 통해 긍정적으로 보이려 한다.

사돈마님이 “내가 여학생을 잘못 알아 왔다. 정말 이 집 딸과 같이 계집애도 공부를 시켜야겠다. 어서 우리 집에 가서 내외시키던 손녀딸들을 내일부터 학교에 보내야겠다”고 꼭 결심을 했다 라는 부분에서 경희가 보여주는 모습이 사돈마님같은 구시대의 인물에도 긍적적 효과를 보임을 알 수 있다. 일찍부터 일어나 청소를 하고 배움을 실천해 그저 깨끗함이 아닌 색의 조화 등을 생각하며 청소하는 모습에서 배운 것을 부지런히 응용하고 적응시키는 경희의 영특함과 공부가 쓸모없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경희도 사람이다. 그 다음에는 여자다. 그러면 여자라는 것보다 먼저 사람이다. 또 조선 사회의 여자보다 먼저 우주 안 전 인류의 여성이다.에서 여성에서 한 명의 사람으로 자각하며 주체적으로 살기를 바라는 경희의 당찬 모습이 담겨 있다. 무서운 아버지에게 벌벌 떨면서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하는 경희는 전통과 인습에 항거하며 자신부터 삶을 바꿔나가며, 사돈마님과 떡장수의 모습마저도 조금씩 바꿔나가는 페미니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인다. 또한 노동이 수동적이며 아무 생각없이 힘들고 고생스러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노동으로 즐거움을 느끼려 하는 모습과 이런 노동의 줄거움등을 아는데에 교육이 꼭 필요함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시월이와 풀을 쑤면서, 불꽃이 파는 모습을 동경음악학교 연주석의 관현악주소리와 피아노를 떠올리며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여성의 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재봉틀에서 혹은 청소에서의 색감에서 가사노동의 즐거움을 찾는데서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경희는 전통적인 관습보다는 교육을, 여자이기 전에 사람으로 인정받아야 함을 주장하며, 이것은 나혜석의 주장과도 일치한다. 집안에서 고된 가사노동과, 남편의 외도와 처첩제도 시부모와의 마찰등의 삶에서 해방되길 바라는 그 시대의 페미니스트이다. 경희는 편히 살 수 있는 길 대신, 힘들지만 인형도 누군가의 구속도 아닌 주체적인 인간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경희는 변화의 시대에 신구가치의 갈등을 보여주며, 그 속에서 내적으로 각성하는 주인공이 인물들과의 외적 갈등에서도 승리하여 여성해방에 대한 확신을 분명히 보여주는 소설이다.

경희는 내적갈등을 이겨내고, 여성의 교육권과 자유연애와 주체성을 획득해 나가려는 신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경희는 부잣집에서 불편 없이 자랐다. 경제적인 불편은 없었으나 남녀차별에 대한 부당함을 인지했고, 꾸준한 공부를 통해 그런 불평등을 이겨내고자 하였다. 그리고 언제나 부지런하며, 자신의 집안일을 돕는 이들에게도 친절하다. 또한 배움을 통해서 더욱 평등과 노동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고자 적극적으로 변하는 인물이다. 또한 결혼을 통해 남편의 소유물로서 사는 삶보다는, 조금 힘들고 불편해도 온전한 한 명의 사람으로 주체적으로 살기를 바란다.

또한 주변인들도 이러한 평등과 교육의 기회를 얻어 가길 바라는 소망도 있고, 신구갈등의 해결에 말없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긍정적인 인물이다.




(참고문헌은 이효재의 한국의 여성운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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