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역사 속 인물들,성인들과 단테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관련된 인물들, 그리고 그리핀 케르베로스,미노스 켄타로우스 같은
그리스 괴물에서 아킬레우스며 영웅에 신들까지 대거 등장하며 그래서인디 주석이 마치 백과사전처럼 느껴지게 하는 책이었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그림들도 좋았다. 특히 지옥편에 어울리는 그림들, 왠지 천국쪽으로 갈수록 그림들이 어울리지 않는 느낌.
졸지에 잠시 백수신세가 되면서 몇 번 손에 들었다 놓았던 신곡을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까짓것 시면 어떠리. 우린 관동별곡도 해치운 세대가 아닌가. 그렇다. 이건 차원이 다르다.
너무 힘들었다.
이야기의 구성은 간단하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상징들과 단테와 관련해서 해석해 놓은 것들이 너무 많았다.
먼저 이 책을 읽기 전에 단테에 대해 조금 알아두는게 나을 듯 하다.
나는 신곡 지옥편을 5장쯤 읽다가, 잠시 손에서 놓고 단테에 대해서 알아보는게 먼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테하면 베아트리체, 신곡을 읽지 않아도 이건 뭐 춘향이하면 이도령만큼이나 당연한 공식이다.
그래서 먼저 <새로운 인생>부터 읽기 시작했고, 나름 뭐지? 9살에 첫눈에 반했고, 18살에 두 번째로 만나 사랑을 표현하기는 커녕 베아트리체에 대한 사랑을 감추는 가리개 여인을 만들지 않는가. 시보다는 오히려 뒤에 주석처럼 붙은 단테의 생애와, 그런 단테의 시를 해석한 라파엘전파의 단테가브리엘 로세티의 삶이 더 도움이 되었다. 한 여인을 그것도 몇 번 보지도 못한 여인을 그토록 사랑할 수 있을까.
그토록 연모하고 숭배할 수 있을까. 해석편에 보면 베아트리체는 성삼위일체 혹은 사랑이라는 그 자체를 의미하는 상징적 의미일 수도 있다고 한다.
성삼위, 완벽한 숫자 3에 집착해서 3의 배수인 9살과 18살에 그리고 6.9일에 베아트리체가 죽은 것이라고 하는데, 젊음의 사랑이라는 것은 희한하고도. 지독한 것이라 어쩌면 정말 열병같은 젊은 날의 열정을 베아트리체를 통해 표현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시절의 사랑만큼 순수한 것도 조건없음도 없을테니 말이다.
모두의 첫사랑이자 숭배대상, 그래서 그녀는 늙어선 안돼. 여전히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남아야 돼. 그래서 첫사랑은 만나지 말아야 하고 혹은 이렇게 요절해야 하는걸까.
(우리땐 요절보단 유학이 유행이었지 더 있어보이는데다가 오히려 죽음보다 더 먼 단어가 유학이었으니까 )
일단 단테는 교황파와 황제파가 싸우는 피렌체의 정치판에서 황제파인 백당파를 지지하게 되고, 결국 교황파인 흑당파가 이김으로써 돌아갈 조국이 없어지게 되고 ( 횡령죄 등으로 고발당한다) 죽을 때까지 망명자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그런 단테가 1300년 부활절을 전후해서 일주일간 지옥과 연옥, 천국을 여행하며 쓴 책이 바로 신곡이다.
물론 허구이지만 그 이전엔 이토록 구체적으로 저승을 묘사한 이야기가 없었다고 한다.
단테는 인간의 수명을 70살로 봤고, 딱 그 반의 삶을 산 35살 ,교황이 정한 최초의 희년의 부활절에 이승이 아닌 저승기행을 떠난 것이다.
단테가 그린 저승은 남반구에 있다. 북반구엔 땅만이 남반구엔 오로지 물만이 있는 지구, 예루살렘이 중심이며 인도와 스페인이 그 끝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남반구의 어두운 숲 속에서 빛이 비추는 곳으로 가려면 삼단계의 저승을 거쳐야 한다. 예루살렘의 땅 속 반대편 끝에 깔대기모양의 지옥이 있는 것이다. 사자와 표범 암늑대를 만나는 장면부터 끊임없이 주석을 봐야했다. 무슨 상징이 이리도 많은지 힘들었다.
하옇튼 허영과 야망과 탐욕을 상징하는 세 짐승이 나를 태양이 침묵하는 곳으로 밀어넣는 순간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난다. 그는 단테가 존경하는 시인이었고,장대한 강물처럼 말을 뿜어내던 샘물이었다. 로마시인으로 단테가 존경하던 시인이었지만, 그 시절엔 하느님을 몰라 세례도 받지 못했기에 천국에 갈 수 없는 것이다. 첫번째 지옥엔 주로 이런 인물들이 탄식을 하며 있고, 주로 덕망있는 이교도들이었다.
그 외에 9번째까지의 지옥이 나오는데 주로 지키는 수문장이 그리스 신화의 괴물들이다. 윌리엄 블레이크가 그린 이 괴물들이 그런데 아쉽게 무섭기보단 개인적으로 귀엽고 좀 짠한 구석이 있다.. 그림이 이렇게 중요하다. 그러나 천국편에서 빛의 표현은 멋지다.
기억에 남는 건 우골리노 백작? 정치싸움에서 졌기에 탑에 갇혀 두명의 아들 손자들과 굶어죽었고, 그래서 그 때 그런 형벌을 내린 대주교의 뒷통수를 파먹고 있는 것? 그리고 분열의 씨앗을 뿌렸다는죄목의 무함마드와 알리가 몸이 반으로 갈려지는 형벌을 받는 것?
그리고 가장 많이 회자된다는 프란체스카와 파울로의 사랑, 형수와 시동생의 불륜과 그 사실을 안 형이 둘 다 죽여버리는 이건 무슨 야동 줄거리같지만, 그 시대 사랑없이 결혼하는 이들이기에 연민이 느껴지기도 한다.단테처럼 울다 기절할 정도는 아니지만. 프란체스카의 유명한 말 ˝비참할 때 행복한 때를 회상하는 것만큼 더 큰 고통은 없다.˝ 현대인들은 이 말에 빗대면 오히려 고통을 즐기는 게 아닐까. 수 많은 sns에 불행해도 비참해도 최고로 행복할 때를 쥐어짜서라도 올리니 말이다. 그걸 보는 사람이나 본인이나 프란체스카의 지옥에 사는 건 아닌지.
가장 심한 죄는 배신이다. 믿었던 이를 배신하는 것, 그들은 특벽히 지옥의 악마 루시퍼가 머리를 잘근잘근 씹어주고 계신다. 얼굴도 세 개, 날개도 세쌍, 팔도 세쌍, 그래서 유다와 브루트스, 그리고 브루투스의 공모자 카시우스 셋을 잘근잘근 씹고 있다.
이 곳의 지옥은 단테의 생각과 그 시절의 윤리등이 잘 드러나 있다. 그들은 지옥에서 받는 형벌이 그들이 저지른 죄와 비슷한 모습을 보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바람을 피운 이들은 태풍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폭력을 가해서 피를 본 자는 끓는 피 속에서 고통 받으며 고개를 들면 화살이 꽂히는 형벌을 받고 있다.
동굴을 통해 루시퍼의 다리를 타고 올랐더니 7개의 산이 있는 연옥이다. 게임에서 한 단계 한 단계 임무를 완수해야 최고 레벨에 올라가는 것과 비슷한 형태다.
연옥의 문지기는 카토이다. 그는 카이사르에 대항해서 자결했으며, 자결한 자는 원래 지옥에 가야 하나, 민주주의 수호자로서 각광받는 인물이어서인지 연옥의 문지기가 되었다고 한다.
카토의 명으로 베르길리우스가 갈대이슬로 단테의 얼굴에 묻은 지옥의 때를 씻겨주고, 갈대로 띠를 만들어 묶어주는데 이것은 정화이자, 잘 구부러지는 갈대의 속성에 빗대어 겸손함을 의미한다고 한다.
베르길리우스는 죄의 원인을 사랑이라고 이야기한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은 적으면 죄가 되며, 그러나 이승에서의 세속에서의 가치나 속성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사랑하면 결국 탐식과 탐욕이 되니 죄가 된다. 옳지 않은 것 부당한 것을 사랑하면 교만과 질투가 생겨 그 또한 죄가 된다고 말한다.
연옥의 꼭대기에서 신성과 인성을 모두 가진 그리핀이 모는 수레를 타고 눈부시게 빛나는 베아트리체가 내려 온다. 그러면서 그리핀의 수레가 독수리와 여우와 용의 공격으로 변하는데 그것은 교회의 수난과 타락을 의미한다고 한다.
천국에선 수 맣은 질문들이 오고간다.(천국은 투명한 9개의 하늘이 있고 그 하늘 너머에 최고의 하늘이 있다고 한다.)
“플라톤이 주장하듯이, 죽음 이후에 모든 영혼은 제각기 자기 별로 돌아가는 것일까?”
베아트리체의 말처럼 두 가지 소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너무 어려워 숨도 쉬지 못할 지경의 단테는 선을 향한 의지부터 가톨릭 교리와 철학 등에 대한 질문들로 가득하다.
질문도 이해하기 어려우니 답을 이해하긴 더 어려운 법. 여기서 잠시 좌절을 했다.
“내 날개는 거기에 오르기에는 너무 약했지만 내 정신은 그 광휘로 깨어나 원했던 것을 마침내 이루었다. 여기서 나의 환상을 힘을 잃었다. 하지만 내 소망과 의지는 이미, 일정하게 돌아가는 바퀴처럼 태양과 다른 별들을 움직이시는 사랑이 이끌고 있었다”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하느님을 찾는 이들은 언제나 별을 쫓는다. 그 별은 하느님의 별이며 그 곳에 행복이 있다고 한다.
천국에 있는 자들은 이미 천국의 열쇠를 가지고 살아간 사람들이다. 천국의 자격을 가지고 천국에 갈 열쇠를 손에 쥔 자들은 이승이든 저승이든 그 곳이 천국이다. 이렇게 천국의 자격을 가진 이들이 사는 이승은 그 곳 또한 천국인 것이다. 단테가 은총을 받아 직접 볼 수 있게 된 하느님은 빛, 오로지 고귀한 빛이었고 우주의 모든 것이 그 빛 안에 사랑안에 묶여 있음을 알게 된다.
그가 별들 위에서 본 지구는 초라하고 볼품없지만, 그 속에서 믿음과 순결을 지키며 살아간 사람들이 천국을 만들 듯, 그런 이들이 많아진다면 지구 또한 천국에 가깝게 되지 않을까.
누가 신곡을 읽었냐고 한다면 나는 아니라고 대답할 것 같다.
아직 자신이 없다. 지금 내가 무엇을 쓰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아직 신곡을 읽어내지 못했습니다, 자진신고합니다ㅎㅎ*^^*
(아래는 책 사진
그리고 윌리엄 블레이크가 그린
루시퍼
베아트리체의 수레가 변한 모습
마지막은 천국의 모습 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