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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보다 강한 실 - 실은 어떻게 역사를 움직였나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지음, 안진이 옮김 / 윌북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천과 옷을 생산하는 일은 어느 시대에나 세계 경제와 문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인류는 천을 만들어낸 덕택에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알려진 바에 따르면 선사시대에 온대 지방에서는 옷감 짜는 일에 드는 시간이 도자기 굽굽는 일과 식량 구하는 일에 소요되는 시간을 합친 것보다 길었다.˝
줏주아나 동굴에서 최초의 아마 가 발견된다. 동물가죽을 꿰메는 실이나 바구니의 손잡이로 사용됐을거라 추측한다.
사람들은 왜 털 대신 거추장스러운 옷을 택했을까에 대해 매끈한 몸을 보임으로써 이나 옴이 없음을 증명해 다른 성별에게 선택받는데 유리하고자 하는 성선택설을 예로 들기도 한다.
인류의 역사를 무기나 광물이 아닌 실로 풀어나간다. 돌이나 광물보단 쉽게 삭아버리거나 썩어버린 탓에 리넨시대 면시대였을 수도 있으나 석기와 청동기 철기로 이름을 빼앗겨 버린다.
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실에 감겨 살아간다. 그게 누에의 고치이든 공장에서 만들어진 합성섬유이든 목화솜이든 간에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함께임에도 말이다
리넨과 비단의 역사, 영국의 양모, 생존에서 자신의 지위를 나타내는걸로 쓰임이 바뀐 각종 화려한 옷감들과 레이스 ~ 여기서 다양한 예전 시대의 레이스와 옷감을 명화 그림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 그림이 첨부되어 있지 않아 아쉬웠다. 인터넷 검색을 해도 안 나오는 그림이 부지기수라ㅠㅠ 그림이 같이 실렸다면 더 좋았을 듯 하다.
그 후 노예의 옷, 패스트패션과 합성섬유의 환경파괴와 노동착취를 다루었고, 우주복 등 모험이나 스포츠에 쓰이기 위해 발전한 특별한 섬유들에 대한 의견도 있다.
거미줄로 만든 패션 등 다양한 발전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끝을 맺는다
하나의 사물로 역사를 훑어 보는것도 재미있지만, 그림 등의 보조자료가 적어서 어쉬웠다.
나이키에서 스포츠에 적합한 히잡을 만들고 있고 아주 인기라니 요즘 애들말로 뭔가 웃프다.
이제 “실”은 그저 몸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험을 가능하게 하고 스포츠에서 좀 더 나은 기록을 만들며, 온갖 색다른 시도를 가능하게 한다. 인간의 삶의 터전과 시야를 확장시켜 준다. 그러나 그 밑바탕엔 여전히 낮은 임금의 여성노동자가 있다. 먼 옛날 말도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며 자신이 일평생 벌어도 못 살 레이스를 짜던 여인들이, 지금 이 현대에도 부실한 건물과 열악한 공장 한 구석에서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옷을 짓고 있다. 실 잣는 여인은 결국 집안일에 가족들 옷감에, 생계에 보탬에 될 여분의 옷감까지 짜야 했던 전혀 낭만적이지 않은 노동자이다.
“여성과 직물의 오래된 친족 관계는 축복인 동시에 불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