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지 코플랜드의 세 번째 인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9
앨리스 워커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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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인지 코플랜드
남부의 흑인, 끌려왔고 여전히 노예의 삶.
명령권없는 가장이자 남자로 자신의 가족도 지킬 수 없어 스스로 파멸하는 삶을 살며 가족을 망가뜨리는 남자.
아내가 낳은 혼혈아이만은 용서할 수 없어 집을 떠나고, 아내는 그 아이와 함께 자살한다 .
그의 아들 브라운필드는 아버지의 사랑도 받지 못하고 열등감과 좌절감에 그리고 어머니의 변해가는 모습에 힘들어하다가 결국 예전 사촌들이 말한 남부와는 다르다는 북부로 길을 떠난다.
그러나 북부로 가다가 브라운필드는 아버지의 정부였던 조시와 그의 딸 사이에서 더부살이를 하게되고, 조시의 조카인 글도 읽고 쓸 줄 알며 반듯한 교사인 멤과 결혼한다. 처음에는 마음 잡고 살것 같던 그는 곧 괴물로 변한다. 모든 절망을 아내탓으로 돌리며, 사회적으로 사람구실 남자구실을 못하게 하는 차별적 구조를 오로지 가정에서 폭력과 억압으로 풀려한다. 알비노아이를 낳은 갓 출산한 아내를 , 아내의 정조관념을 알면서도 부정을 짓을 저질렀다며 악독한 매질을 한다.
딸 아이들을 지키려 신발에 신문지를 대고 삐쩍 마른 몸으로 일을 하는 아내를 결국 나락으로 찍어내리고 얼굴에 총을 쏴 버린다. 그 모습을 본 큰 딸은 성장 후 정신병원에, 매번 창녀라 불리던 둘째는 결국 진짜 창녀가 되어 버린다.
조시와 결혼해 작은 목장을 사 은둔생활을 하던 할아버지 그레인지가 맡아 키우는 루시만이 전폭적인 할아버지의 사랑아래 반듯하게 자라지만, 출소한 브라운필드는 조시와 살림을 차리고 오로지 아버지를 괴롭히려 루시를 법적으로 빼앗으려 한다.
그런 아들을 죽이고 결국 경찰에 의해 총살당하는 할아버지, 그리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이 소설을 쓴 앨리스 워커는 어릴 적 시신을 화장해 주던 언니가 보여준 워커부인의 사례를 통해 멤이란 인물을 만들어냈다. 우리에겐 컬러퍼플로 더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다. 아마 영화화되어서 더 유명한지도 모르겠지만 ~)

대부분 실화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절망과 좌절 분노 속에서 아무리 발버둥쳐도 탈출구도 기회도 없던 1920년대 흑인들의 이야기이다.
기회도 희망도 없이 인간적 대우도 받지 못한 이들이 모여 있다면, 결국 서로를 갉아먹으며 죽이려 들 수 밖에.
브라운 필드는 멤과 결혼하면서 최소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똘똘뭉친 열등감과 추악함으로 딸들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살려 노력하는 아내를 죽이고도 죄책감조차 없다. 내가 바닥이면 내 아내는 내 가족은 더 바닥이어야 하는 것이다.

책 제목 그대로다.
그레인지 코플랜드는 첫번째 남부노예로서의 분노와 좌절의 삶, 그리고 두번째 은둔의 삶과 과거에 대한 후회,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번째 손녀 루스와 삶을 살아가며 영혼을 되찾아 결국 손녀를 위해 순교하는 삶을 산다. 세번째 인생이 주어짐에 감사하며 손녀 루시가 다른 삶을 살길 바라며.


“우리한테도 영혼은 있어. 안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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