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종이랍니다.
벨라스케스라고 아시는지..
제 주인님이지요. 시녀들이란 그림 아시지요?
어찌나 마그리타 공주님을 예쁘게 그려 놓으셨는지..
저는 주인님 그림앞에서 한참을 넋을 잃고 있었답니다.
그런 제 모습에 주인님이 슬며시 붓 하나를 쥐어 주시더군요.
낙서처럼 끄적거린 제 그림들을 보시곤, 제게 그림을 가르쳐 주신 겁니다.
전 종입니다.
글자도 그림도 종이도, 감히 주인님의 그림도 제대로 봐선 안될 종..
그러나 주인님으로 인해 전 화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예가 아닌 한 사람으로 살아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주인님의 친척과 사랑의 결실을 맺기도 했지요.
저의 이름은 후안 드 파레하


이제 한 사람이 되어
나의 그림을 그립니다
<후안 드 파레하의 그림을 보며 맘대로 상상해봤습니다>

(아래 그림은 백인과 뮬라토 사이의 혼혈로 태어난 후안을 그린 그림입니다.
벨라스케스가 그린 후안입니다.
그 시대의 스페인에서 노예는 사람이 아니었지요. 그저 말 하는 물건정도일뿐.
그러나 벨라스케스는 그의 그림을 통해, 그의 예술앞에서 친구가 되지요.)


( 보통 벨라스케스하면 시녀들이란 그림을 떠올립니다
마그리타 공주를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그렸지만, 거울속의 국왕부부와 난장이들 ~ 난장이들은 개그맨 역할도 하지만 실제론 액막이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불운을 막아주는 인간부적, 또 강아지 한마리~ 이걸로 소설도 나왔지요. 바르톨로메는 개가 아니다. 실제 가난한 아이가 개 역할을 하는거지요 개의 모습으로 꾸며진체.
마그리타공주도 근친혼으로 인해 나타나는 함스부르크왕가의 립이라고 , 주걱턱의 모습이 커갈수록 나타나지요.
시녀들이란 그림을 좋아하고 피카소가 패러디한 그림도 좋지만, 저는 이 흑인노예 ,후에 화가가 되는 후안의 그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 모습 속에 얼마나 많은 드라마틱한 삶이 담겨있을까요. )



그렇지만 그냥 넘어가면 서운하겠지요 ~ 시녀들그림

그냥 오늘은 마르가리타 공주가 그리워지네요.
요번 주 내내 시녀처럼 살아서일까요 ㅠㅠ

1651년 7월 21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펠리페 4세와 어머니인 마리아 안나 사이에서 태어난 마르가리타.
엄마와 아버지 또한 조카와 외삼촌 사이지요. 합스부르크 왕가의 특징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유난히 긴 얼굴과 주걱턱을 가졌지요.
아직은 어려 별로 티가 나지 않지만요.


(화가는 이 그림을 왕족들이라고 불렀지만, 훗날 사람들은 라스메니나스라고 부르길 더 좋아했다는군요
라스메니나스는 시녀들이란 뜻으로, 시녀는 하녀라기보단 귀족출신으로 공주를 보살피는 사람을 말해요.)


위의 그림속 화가를 찾으셨나요?
누구를 그리고 있는 걸까요.
분명 그림의 주인공은 귀여운 공주님인데요.
화가가 그리는 것은 거울 속 왕과 왕비의 모습이지요.

에스파냐 최고의 화가 벨라스케스
궁정화가로 활동하면서 많은 황실 가족의 그림을 그렸지요.
조금은 허영심도 강했던 벨라스케스
그림을 그린 후 받은 작위를 떡하니 다시 그림에 글 넣기도 하였지요.
그런 그가 애정을 갖고 그린 이가 있으니 바로 마그리트 공주
아주 어릴때 부터 봐와서 일까요.
마르가리타 공주는 정말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예전엔 황실 가족끼리 친척간의 안부를 초상화로 전했지요.
그리고 이런 초상화들로 선도 봤고요.
그래서 유난히 근친상간이 많았지요.
특히 함스부르크 왕가의 특징은 주걱턱..
긴 얼굴, 주걱턱..갈 수록 마그리트 공주도 그 영향이 드러나지요.
깊은 애정에도 그 특징만은 어떻게 할 수없었나 봅니다.
유명한 마리 앙토아네뜨 또한 주걱턱의 저주를 피할 수 없었지요.
그래서 일부러 입술을 뽀료퉁하게 내밀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조금 덜 튀어 나와 보였다는군요.
그걸 또 귀부인들이 매력적이라고 많이 따라 했다고 하더군요.

마그리트 옆의 난쟁이와 강아지..모두 따스한 눈으로 성의있게 그려준 벨라스케스 아저씨는 아무래도 따스한 마음을 가진 아저씨가 맞는 것 같아요.
배경은 죽은 왕자 발타사 카로스의 침실이었던 마드리드 알카자르 궁전이지요.
마실 것을 든 하녀, 커다란 강아지, 벽 밑의 창문엔 귀족남자도 보이네요.

공주옆에 왜 난쟁이와 어릿광대 같은 이들이 꼭 있는 걸까요.
그것은 난쟁이와 어릿광대가 공주를 악마로부터 보호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악마의 장난이나 생각을 모두 난쟁이나 어릿광대가 끌어 당겨 가져 버린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이런 일그러지거나 조금은 이상하게 느껴지는 육체가, 공주나 왕가의 모습을 더 돋보이게 한다고 생각했지요.


필리페 4세는 이 그림을 아주 마음에 들어 했다고 해요.
실제 그림에는 마르가리타 공주를 그리고 있지만, 그림속 벨라스케스는 왕과 왕비의 초상화를 그리고 있지요.
마르가리타를 그리는 모습을 왕과 왕비가 구경 온 것일까요
아니면 왕과 왕비를 그리는 모습을, 마르가리타가 구경 나온 것일까요....



마르가리타공주는 1666년,12,5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외삼촌인 레어폴트1세(신성로마제국황제)와 결혼을 하지요.
20살도 넘게 차이가 나지만, 아주 행복했다고 합니다.
비록 22살,,,세 아이를 먼저 떠나 보내고
4번재 아이를 낳다가 1673.3.12일 세상을 떠나고 말지요.
그림 속 그녀는 이렇게 고운데, 그림 속 그녀는 이렇게 따스하게 마치 숨쉬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통해
우리는 마르가리타 공주를 따라 가 봅니다.
어릴 적, 애띤 모습의 그녀
조금은 수줍어 보이는
호기심 가득한
이젠 제법 숙녀티가 나는 그녀..
그래서일까요
그녀의 커가는 모습을 같이 바라볼 수 있는데서 느끼는 친근감이 새록새록 생깁니다.

마르가리타..
5살의 어린 나이에도 그녀는 답답한 코르셋에 커다란 치마. 답답한 모습입니다.
그런 그녀는 어린 시절 어떤 꿈을 꿨을까요.
속바지 차림으로 온 성을 헤집으며 뛰어 다니는 꿈
시녀들과 숨바꼭질을 하다가, 부모님의 침대에 뛰어들어
재미난 이야기를 들으며 잠드는 꿈?
온전히 혼자서 잠시라도 있을 수 있는 꿈?
코르셋을 벗어 버리고, 무거운 장식들도 다 때어 버리고
신나게 뛰어 다니고 있을 마르가리타를 꿈꾸며, 커피 한잔 쫀쫀하게 타러 갑니다~~

(그런 그녀에게 반해버린 한 남자...모리스 라벨....이 그림을 보고 지은 곡이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더군요
파반느는 그 당시 유행했던 춤곡의 일종이라던데요...전...이 제목을 아직까지 순정만화 제목으로 알고 있었다는.
그 순정만화도 참 슬펐었지요..)

(그 뒷이야기~
남동생 카를로스 2세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합니다.
심한 부정교합과 주걱턱으로 음식물 섭취에 많은 문제가 있었고 정신적인 면도 문제가 많았다더군요.
결국 합스부르크의 대가 끊겨 이복언니 마리아 테레사와 루이 14세의 아들 필리프가 결혼하여 필리페 5세로 등극하며
부르봉왕가의 장을 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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