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네이딘 버크 해리스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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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을 처음 펼치면서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아이의 잘못은 모두 부모의 탓인가? 또?
어릴 적 트라우마, 어릴 적 부정적 경험등으로 아이들은 성장을 멈추고, 두려움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작가는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은 사나운 곰들이 가득한 숲에서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언제 나타날지 모를 곰을 경계하며 매번 매 순간 두려움과 긴장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 순간에 무슨 성장이 무슨 학습이 되겠는가.

우리는 마치 레고로 쌓아올린 작은 건물같다. 어린 시절 잘못 끼워진 혹은 망가진 불록으로 우린 위태로워진다. 어쩌면 수명이 20년이나 단축될 수도 있고 뇌졸증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그러나 우린 그런 잘못된 불록들을 충분히 고치고 보강해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사랑과 지지와 도움이 필요하다. 부모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도 부정적 경험을 한 피해자이기에 , 어떻게 사랑할지 모른다. 자신도 두렵고 불안하고 우울하다. 아이를 사랑하지만 사랑보단 두려움과 공포속에서 성장했기에 줄 수 있는게 어린 시절 배운 불행의 되물림이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 작가가 만든 것이 바로 ACE( 부정적 아동기 경험) 검사이다. 학대지수와 방임 약물중독등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이 지수에 따라 부모와 아이 모두 적절한 치료를 통해 행동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을 치료하는 것이다.

이 책에는 올챙이야기가 나온다. 스트레스가 엄청난 상황을 만들자( 연못물을 줄임) 어느 정도 큰 올챙이들은 성장속도를 빠르게 해 개구리로 탈출하지만 어린 올챙이들은 죽고만다. 어릴 수록 스트레스 지수인 코르티솔에 민감하고 더 고통을 받으며 몸이 기억해 성장을 멈춰버리는 것이다. 전쟁 중에 생리가 멈추고 성장이 더뎌지는 것도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오는 방어기제같은 것이다.
실험을 통해 잔뜩 스트레스를 받고 돌아온 새끼쥐에게 어미쥐는 계속 햝아준다. 길고 열정적인 햝음은 새끼쥐의 스트레스를 낮춰줬고, 이런 모습을 배워 본인도 본인의 새끼를 많이 햝아주는 어미쥐가 된다.
결국 아이는 사랑과 보호 속에서 더 잘 자라며 더 건강해진다. 또한 이런 성장기의 트라우마는 가난한 동네애만 국한 된 것이 아니다. 부유한 동네는 그저 더 잘 감출뿐이다 .

어린 시절이 그 사람의 9할이다란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맞는 말같기도 하다. 나의 뼈, 나의 뇌세포, 내 몸의 건강과 트라우마, 무언가에 대한 호감과 거부반응 모든 것의 이유를 찾아보면 결국 어린 시절의 경험과 연결됨을 알게 된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다. 그러나 과거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지만, 그런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내가 될 기회는? 지금의 나와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의 지지를 통해 계속 주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세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과 유독성 스트레스 퇴치에 대대적인 변화를 일궈내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마침내 깨달은 것이다. 나는 모든 동네의 모든 우물들을 조사하고 그 우물들이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다는 사실뿐 아니라 더욱 중요한 사실, 바로 그 우물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과학은 그것이 우리 대 그들이라는 대결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사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적을 공유하고 있을 뿐이다.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이라는 공통의 적 말이다. 집도 없이 가방 하나만 손에 든 엄마와함께 흑인 영아 건강 프로그램에 찾아온 아이를 치료할 방법은, 공장이 문을 닫아 아빠가 5년째 실직 중인 펜실베이니아 의 한 가족과, 엄마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떠난뒤 남겨진 중국 시골의 어린 여자아이와, 내전에 시달린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의 가족들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방법과다르지 않다. 우리 모두에게 동일한 근본적 접근법. 우리가 이를 이해한다면, 아마 더는 그 문제에 그렇게 적대적이고 분열된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며, 나아가 모든 이에게 효과가 있는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아버지가 자메이카 사투리로 종종 말씀하셨듯이, "그 밀물이모든 배들을 들어 올릴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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