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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위인전 - 위인전에 속은 어른들을 위한
함현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알던 위인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며
그래 그들도 사람이었어 혹은
아니 이럴수가라는 생각에
어릴 적 품었던 존경심이 무너지는 기분.
내가 알던 위인전의 세계가 동화인 듯.
그 중 김수영시인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교과서 속에서 접하며 그의 삶조차 존경스러웠고
그의 시는 늘 가슴 속, 그 시대 사람들에 대한 부채감을 느끼게 했고 가슴을 뛰게 했다 .
그런데.
비 오는 날, 아내를 두들겨 팼다던 시인
그 무엇으로도 변명이 되진 않겠지만
전쟁의 풍파에서 다른 남자 그것도 자신의 친구와 피난을 가 살림을 차린 부인을 보는 마음은 어땠을까
살아 있기만을 진심으로 바라며 맘 졸였을 그, 살아있음에 기쁘면서도 미칠듯 한 배신감 또한 사랑의 다른 이름이겠지.
덜 사랑했다면, 그 자리 아내를 놔두고 나올 수 있었을까.
무슨 마음으로 아내의 손을 잡아 끌었을지.
(김수영의 시를 읽다가 )
비가 오는 날이면
우산으로 아내를 그렇게 팼다는
유명 시인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랑과 배신에 대한 절망이 비례한다면
얕은 강처럼
세우처럼 사랑하는 게 안전한 걸까
어릴 적 닮고 싶던
그래서 벽에 붙였던
위인이라 불리던 이들에게
하나씩 가위표를 하며
위인전을 읽으며 꿈꾸었던 꿈이라는 게
참 우스운 일이 되었다
마음을 담근다는 거
누군가를 담아 둔다는 건
그렇다
얕게 짧게 기대없이 가늘게.
그럼에도
다 알면서도
깊게 베이고 오래 아프고
비가 오면 우산으로 맞고
우산으로 때리며
비처럼 운다
그 날의 김수영처럼 빗물인냥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