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 독깨비 (책콩 어린이) 32
패니 브리트 글,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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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입으면 어떤 책을 읽게 될까.
그냥 어떤 책이든 상관없다.
사실 책은 눈물을 숨기려는 수단이기때문이다. 그러다 그렇게 읽기 시작한 책이 점점 위로가 된다
상처에는 처방전에 딱 들어맞는 책도 약도 없다.
상처를 입는다는 건 내 잘못이 아니기때문이다.
열이 나던가 기침이 나든 이유를 알아야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데 상처는 일방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이유나 원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왕따에 의한 상처도 마찬가지다
뚱뚱해서 괴롭힌다고?
말도 안되는 이유지만, 설사 그렇다해서 살을 빼도 괴롭힘이 사라지진 않는다.
어른이 되었다고 달라지는 건 아니다
좀 더 교묘해지고 교활해질뿐.
이 책의 첫 페이지
“ 오늘은 어디에도 숨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의 책이라지만
어른이라고 뭐가 그리 다를까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지만, 마음속엔 언제나 상처받기 쉬운 어린 내가 웅크리고 있는걸.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어, 빠르게 걷기도 하고 그늘만 골라가며 달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손을 잡아 끄는 친구와 햇살 속으로 성큼 성큼 걸어도 가 보자.
헬레네가 제인에어와 제랄딘의 손을 잡은 것처럼, 그들이 헬레네에게 손을 내밀어 준것처럼.


예전 이유없이 갑자기 왕따가 되어 나무 힘들어했던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에게 가장 위로가 된 건 해리포터였단다.
그러고 보면 헬레네가 위로를 받은 제인에어와도 닮았다.
고아에 고약한 친척집에서 구박받는 그리고 괴물취급 받는 해리포터, 그러나 마법의 세계에선 해리포터는 영웅이며 좋은 친구이며 돌아가셨지만 멋진 부모도, 인정해주는 선생님도 계신다. 곤경끝에 사랑하는 이와 가족을 이루는 것도 제인에어와 닮았다.
그 때 마음이 정말 아팠다. 삶이 힘들 때 우린 누구나 피난처를 하나 갖게 된다. 그 아이의 피난처는 해리포터였고, 해리포터처럼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하길 간절히 바란 것이다. 내가 왕따가 아닌 그 곳을.

( 덤으로 이 책을 읽고나면 제인에어가 다시 읽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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