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문장들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그렇게 내가 사랑했던 이들이 국화꽃 떨어지듯 하나 둘 사라져갔다. 꽃이 떨어질 때마다 술을 마시자면 가을 내내 술을 마셔도모자랄 일이겠지만, 뭇꽃이 무수히 피어나도 떨어진 그 꽃 하나에 비할 수 없다는 사실은 다음날 쓸쓸한 가운데 술에서 깨어나면 알게 될 일이다. 가을에는 술을 입안에 털고 나면 늘 깊은 숨을 내쉬게 된다. 그 뜨거운 숨결이 이내 서늘한 공기 속으로 스며들게 된다. 그동안 허공 속으로 흩어진 내 숨결들. 그처럼 내 삶의 곳곳에 있는 죽음들. 가끔 그들이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키친 테이블 노블이라는 게 있다면, 세상의 모든노블은 애잔하기 그지없다. 어떤 경우에도 그 소설이자신을 위해 씌어지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스탠서이기 때문이다. 스탠드를 밝히고 노트가다고 해서 변하는 것은 아무를 꺼내 뭔가를 한없이 긁적여 나간다고 해서 변하는것도 없다. 그런데도 어떤 사람들은 직장에서 돌아와 뭐기를없이 긁적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지만 긁적이는 도자기 자신이 치유받는다. 그들의 작품에 열광한 수많은 독자들에 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키친 테이블 노블이 실제로 하는 일은 그글을 쓰는 사람을 치유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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