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그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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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 나는 내 보물들에 나 거기 머문다라고 적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수용소는 머릿속에서 자신을 확대시킬 거리를 확보하려고 나를집으로 보냈다. 고향에 돌아온 후로 내 보물에는 나 거기 있다는 물론나 거기 있었다라는 말도 적혀 있지 않다. 내 보물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나는 거기서 나오지 못한다. 왼쪽 관자놀이에서 오른쪽 관자놀이로수용소가 차차 뻗어나간다.

할머니의 문장 너는 돌아올 거야와 흰색 아마포 손수건과 몸에 좋으우유에 대해 쓰는 대신, 한 페이지 가까이 내 빵과 볼빵에 대해 쾌재를 부르듯 썼다. 지평선과 먼짓길의 구조바꿈과 나의 끈기에 대해서도 썼다. 배고픈 천사에 대해 쓰면서는 그가 나를 괴롭힌 것이 아니라나를 구한 장본인이었던 양 열광했다. 그래서 머리말을 지우고 후기라고 고쳐 썼다. 나는 풀려난 몸으로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외톨이가 되었고 자기를 기만하는 증인이 되었다. 그것은 내 안에서 일어난 커다란 불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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