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그리고 ‘빛과 관련해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일화하나. 몇 해 전 한 한국 작가가 독일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한국의 근대와 분열, 분단을 다룬 소설이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작가는 독일 기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 그래서 당신은 결국 어느 편이란 말인가? 오른편인가? 왼편인가?
작가는 잠시 고민하다 이렇게 대답했다 한다.
-나는 죽은 사람 편입니다.

두보가 쓴 저 「곡강」을 두고 학생들에게 얘기한 적이 있다. 단순히 ‘꽃잎이 떨어진다‘ 라고 생각하는 삶과 그렇게 떨어지는 꽃잎 때문에 ‘봄이 깎인다‘ 라고이해하는 삶은 다르다고, 문학은 우리에게 하나의봄이 아닌 여러 개의 봄을 만들어주며 이 세계를 더 풍요롭게 감각할 수 있게 해준다고, 종이를 동그랗 게 구기면 주름과 부피가 생기듯 허파꽈리처럼 나 와 이 세계의 접촉면이 늘어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생각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다만 그새 나의 봄이 조금 변했음을 느낀다. 우리의 봄이, 봄이라는 단어의무게와 질감이, 그 계절에 일어난 어떤 사건 때문에,
봄에서 여름으로 영영 건너가지 못한 아이들 때문 에 달라졌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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